미리 정리해 두자면,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현대 판자지를 좋아하시는 분, 전래동화 속 괴물이나 동양 판타지의 요괴 같은 소재를 좋아하시는 분, 한 챕터마다 어느정도의 완결성이 있는 옴니버스식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 그냥 개연성이 있고 필력 좋은면 다 좋다 하시는 독자분들께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여기 현실 판타지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마치 별그대나 영화 전우치 비슷한 작품입니다. 현대 대한민국이 배경이지만, 초능력을 쓰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끊임없이 사고치고 다니는 요괴들이 등장하죠. 드라마의 주인공은 키는 작지만 몹시 잘생겼고 세계에서 초능력도 제일 쎄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드라마 작가가 미쳤는지 몰살루트를 타서 15화 쯤 서울을 날려버리고 주인공 홀로 생존하는 문제적 작품이죠. 네 소설 제목에서 등장하는 그 드라마의 문제적 15화가 바로 이겁니다.
이 소설은 그런 드라마 속 세계에 갖혀버린 불쌍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여동생이 즐겨보는 드라마였지 본인은 본 적 없는 작품이기에, 15화 쯤 주인공 빼고 모두 죽는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주인공 생김은 커녕 드라마 제목조차 모릅니다. 소설 주인공의 목표는 단 하나. 드라마 주인공을 찾아 몰살 루트를 벗어나고 현실로 돌아가서 이런 몹쓸 드라마를 보고 떠든 여동생을 조져(...) 버리는 거죠.
최근 흔하디 흔한 소설 빙의물에서 살짝 벗어났고, 엑스트라 빙의물에서도 살짝 벗어나 있으며, 고블린이나 오크 따위의 몬스터를 잡는 현대 판타지에서도 살짝 벗어나 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런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 소설입니다. 유행하는 요소는 다 넣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소재라는 느낌이라 클리셰를 좋아하시는 분도, 클리셰를 벗어난 신선한 소재의 작품을 찾으시는 분도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정도 설명으로도 감이 안오시는 분들을 위해 소설의 특징적인 요소 몇 부분을 소개하고 가겠습니다.
1. 드라마 빙의
일반적인 소설 빙의와 달리 드라마 빙의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얼굴 익숙한 현실 배우들이 중요 배역을 맡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주인공은 이 빌어먹을 드라마를 본 적이 없습니다. 드라마 주인공을 찾아야 뭐가 될 것 같은데, 주인공 얼굴조차 모르는 난감한 상황이죠. 그런데 사실 그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드라마의 법칙 하나. 주인공은 잘생겼다. 법칙 둘, 조연도 훈훈하다. 그냥 잘생기고 훈훈한 사람이면 얘는 중요 배역일 거다, 익숙한 아이돌이 등장하면, 얘는 틀림없이 역할이 있다, 라고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덕분에 소설 주인공이 헤매는 부분이 길지 않아서 고구마 답답이를 싫어하는 독자분들도 읽기 쉬운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2. 요괴
손톱먹은 쥐가 둔갑해 원 몸주인을 집에서 쫓아내는 얘기는 다들 아시죠? 이 소설이자 드라마는 그런 둔갑하는 쥐, 박씨 물어오는 제비, 겨울잠 자는 웅녀 등이 요괴로 등장합니다. 산을 지키는 호랑이 신령도 있고, 서울 잠실 타워를 지키는 청룡도 있죠. 흔하디 흔한 초능력자 헌팅 판타지 임에도 신선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이 소설만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아스팔트 위에 나타난 고블린, 오크를 잡는 건 지겹지만,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에서 도깨비가 나올까봐 대기하는 초능력자는 좀 새롭지 않나요?
3. 필력
이 소설의 최고는 작가님의 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보면 소재만 괜찮지 개연성 다 무너지고 읽기 힘든 작품들도 참 많은데요,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초능력자들이 요괴를 두고 싸우는 허무맹랑한 판타지도 개연성 있게 느껴지고, 그런 현실에 갑자기 빠져버린 주인공의 난감함과 현실에 대한 그리움, 이딴 드라마나 처 본 여동생에 대한 분노 등도 꽤나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읽는 데 막힘이 없고 빨리 다음편이 나왔으면 하는 욕심도 생기게 하는 수작입니다.
이 작품은 음... 굳이 표현하자면 소설속엑스트라를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조회수를 보면 어색한 제목 때문인지 초반 독자 유입이 적지만, 연독률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대박나서, 오래 오래 연재해 주시길 바라는 욕심으로 추천 글 한 편 써봤습니다. 짧고 간단하게 글 쓰는 솜씨는 없어서 추천 글이 길어졌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좋은 작품과 그런 글을 써주신 작가님, 읽는 독자분들까지 모두 대박 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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