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대로 말씀드리면, 공모전 작품이라 추천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공모전에 참가 중인 작가가 다른 작가의 작품을 추천한다니, 그것만큼 우스운 일이 없겠죠.
게다가 이 작품은 절대 보지 않으려고 했던 작품입니다.
일단 제목에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기에 평생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4월 중반에 올라온 추천글 하나를 보고 난 뒤, 호기심에 클릭을 했습니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감정은 놀람 그리고 감탄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제목을 오해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너무 진부하다고 생각했던 제목은 작가의 처절한 몸부림의 흔적이었습니다.
프롤로그는 모든 회귀가 그러하듯 주인공이 죽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단순히 이 장면을 보고, ‘아 그럼 그렇지’라며 다른 글을 찾으신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후회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회귀를 하기는 했지만 지구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니, 질문을 바꿔서 여러분이라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 하고 싶은 일들은 무엇이 있습니까?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따뜻한 말을 전하고 싶습니까?
아니며 전하진 못한 사랑의 고백을 하시겠습니까?
제가 여러분에게 질문을 던지듯, 이 작품에서 제가 느낀 점은 작가가 독자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과거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마치 작가가 주인공에 빙의를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되었습니다.
과거에 있던 일들을 나만 기억하고 있다면, 상대방과 관계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감정들은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작가의 훌륭한 감정 표현능력은 자연스럽게 ‘나라면’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도록 만들었습니다.
독특하면서 매력 있는 캐릭터들과 정교한 시계 톱니바퀴처럼 알맞게 맞물려 흘러가는 스토리를 보시며, 양산형 회귀가 아닌 정통 판타지에 가까운 회귀를 경험해 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P.S
추천글에 왜 스토리에 관한 내용이 없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추천글에 해당 작품의 내용이 많이 들어간다면, 그만큼 읽을 때 편견 어린 눈으로 볼 수 있기에 최대한 자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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