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평범하다면 평범한 삶 속에 무언가 이물질이 존재했다.
내 인생 곁엔 많고 수많은 선택이 있었고 어쩌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었던 선택 또한 있어 왔다.
그때마다 내 마음속의 이물질은 언제나 ‘저질러 버려!’라고 외치지만, 머리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우물쭈물하다가 여기까지 와버려,
지금은 한 평범한 인간으로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하태상 안에도 광대 하나가 살고 있다.
어쩌면 기억일지도 혹은 또 다른 세상의 누군가일지도 모르는 광대는,
평범하게 살아온 하태상과는 달리 제멋대로인 자다.
(모티브는 누가 봐도 배트맨의 조커지만)
하태상은 이 광대의 꿈을 꾸다가 불현듯 여자친구와도 헤어진 김에 회사도 때려치우고,
그러고 나서 만난 여자애의 한마디, 이상한 노인에게 산 스마트워치에서 나온 메시지 하나에 무작정 오디션을 나가 연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연기에서 광대가 현실 밖으로 등장하게 된다.
광대는 사이코패스 같은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존재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광기의 화신이다.
그런 광대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그 놀라운 연기에 푹 빠져버린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에게 있던 그 ‘이물질’이 이 광대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점은, 소설 속의 하태상은 그 광대를 자신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고, 나는 그것을 이물질 취급하며 거부했다는 사실일까.
하태상은 연기라는 재능을 새롭게 깨닫고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해 나간다.
노인이 판 스마트워치나 소녀의 말 한마디는 언제라도 상관없을 시발점에 불과하다.
그의 재능은 광대를 또 다른 자신으로 받아들였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 나도 지금 내 속에는 하태상의 광대와 같은 것이 이글거리고 있다. 할 수 있지만, 할 수 없을 것이라 단정 짓고만 수많은 순간 사이에서 언제나 그 이물질은 소리치고 있었다.
“야! 너도 할 수 있어!”
이 글은 그런 마음속 두근거림을 좀 더 끌어내는 소설이다.
무난한 소재에, 무난한 시작이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이야기에 대리만족하는 것을 넘어서 하태상을 응원하게 되는 내가 보였다.
어쩌면 나는 시도하지 못한 내 마음속의 이물질, 아니 광대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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