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의 장점은 역시 간단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고,
강점은 역시 독자와 작가가 서로에게 큰 서사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두 특징을 고루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전 다른 추천글을 보고 4화 딱 한편만 봤습니다.
어디 한 번 맛이나 보자는 비평가의 태도로 말이죠.
슥 슥 그래 그렇겠지 하며 내리다 한 지점에서 탁 하고 맥이 풀립니다.
그렇게 크고 대단한 맥은 아니고, 그냥 가드를 내려놓게 되는 맥이더라구요.
그렇게 한 번 맥이 풀리면 슥 슥 내리며 팡 팡 하고 허탈히, 무난히, 맛있게 웃게 됩니다. 마치 인상쓰고 분식집 갔다가, 친근한가, 새로운가, 어쩌다가, 툭 생각이 얽히다 비는 그 틈에 한입한 느낌으로.
그 뒤는 그 틈에 뜨끈한 국물이 밀려와 위 모양을 알려주듯이, 나도 분명 이렇게 될 줄 알았는데, 알았나? 근데 맛있네.
끝은 처음부터 생각한 그대로 끝납니다. 근데 방금까지 그 오묘한 느낌에, 생각의 틈에 잠겨있다가, 뜨신 물에서 일어난 것처럼 분명 알았는데 춥고, 따뜻한데 알싸하게 끝납니다.
그리도 비범하냐? 맛있냐? 끝이 좋냐? 글쎄요. 그건 아닌데,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그리고 저보다 이걸 맛있게 표현해주시면 작가님도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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