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글로 달을까? 하다가 그냥 글로 남깁니다.
저역시도 뫼사단때부터 군림천하에 대한 얘기를 들었죠. 아마 '강호무뢰한'이라는 얼마전 재간된것 말고, 예전 뫼출판사에 나온 소설의 후기에서 군림천하에 대한 언급이 처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구대문파에 대한 얘기를 하고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다루어오던 구대문파의 얘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쓰고싶다. 몰락한 종남파를 맞게된 장문인 진산월이 군림천하를 이루는 내용이 주가 될것이다. 라는 끝말이었는데...당시 엄청 흥분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루이틀, 한달, 두달, 일년, 이년이 지나 재작년부터 출판되기 시작한것으로 압니다. 처음에는 7권이 아닌 당시의 상황을 보자면, 1부 3권, 2부 3권..이렇게 6권으로 출판할거라고 했던 것으로 압니다. (기억에 의존한거라 정확한 사실인지는...) 그러다 정식으로 출판되면서 1,2,3부 각 7권씩 총 21권으로 완결할거라고 하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그럼 왜 짧게 끝마치려고 하던 소설을 21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권수에 도전하느냐? 라는 겁니다. 이게 비뢰도나 다른 소설처럼 의미없는 내용 늘리기? 혹은 질질끄기 일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고무림을 이끌어가는 금강님이나, 용대운님이나 항상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독자들이 중국소설가 김용을 신필이라 부르며, 그를 받들고, 왜 그 정도의 소설을 쓰지 못하느냐고 국내 무협작가들에게 묻는데...그 이유는 김용이 쓴 소설은 우리처럼 단시간내에 쓴 소설이 아니라 몇십년에 걸쳐 완성한 것들이다. 그리고 모두 신문연재소설이여서 작가는 항상 생각하고, 작품에 더욱 신중할 수 있다. 더욱이 김용의 소설들은 이후에도 여러번 손을 거친 소설이다. 만약 우리 국내작가들도 이정도의 노력과 시간만 주어진다면, 결코 김용에 뒤지지 않는 소설을 써낼수 있다.
이 정도의 뜻인것 같군요. 전 이 때문인지 용대운님이 절치부심하며 제일 듣기 싫은 말이 '군림천하 언제 나와요?'하는 말을 할 정도로 아마 큰 부담이 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용대운님이 군림천하를 자신의 수많은 작품중 하나로 남기기 싶다기 보다는 자신의 역작. 그리고 국내무협의 역작으로 남기고 싶은 욕심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우선 군림천하의 신문연재. 정확히 어떤 신문인지는 기억하지 않지만, 용대운님은 국내무협의 대중화와 높은 완성도를 위해서 어려운 신문연재를..그리고 자신의 가장 커다란 짐인 군림천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전 용대운님의 이상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즉 김용선생과 마찬가지로 정말 좋은 작품을 쓰고 싶다는 욕심을 느낄수가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뭘까요? 제가 봤을때는 독자들의 과도한 욕심. 그리고 작가 본인의 부담감이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던져진 주사위..그리고 오랜시간동안 끌어왔던 작품. 그런 작품이기에 더욱 좋은 작품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독자들의 반응....
과거 신인작가 발굴에도 많은 힘을 보태시던 모습과는 달리 요즘 군림천하에 집중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이런 부담감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늦은 출판시기에 대한 애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김용선생이 쓴 소설은 제대로 완성되기까지 수십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군림천하를 7년째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남훈님처럼 권수와 페이지수, 그리고 출판시기를 좋지 않게 보시는 분께 묻고 싶은건... 과연 본인이 오랜시간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고 애태우게하고, 기대하게 했다면, 과연 쉽게 글을 쓸수가 있고, 그 기대만큼 보여주고 싶지 않은지, 페이지수를 더 늘리기위해 독자들을 더 애태우게하고, 기다리게 할수 있는지....
만약 저라면...21권이나 쓰면서 독자들의 이런 비난을 받고 싶지 않을것 같네요. 그냥 그냥 15권정도로 대충 마무리하며 끝냈을 겁니다. 그리고 금세 새로운 작품을 써 독자들의 초점을 흐리려고 하겠죠.
용대운이 이런 비난을 감수하면서 글을 쓰는건, 국대최고의 무협을 쓰고싶다. 그리고 김용선생의 소설처럼 오랜시간동안 남들의 기억속에 남을만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심으로 느껴집니다.
단순히 작품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페이지수, 그리고 출판시기, 혹은 독자들과의 약속 이런것으로 그 작품을 얘기하는 것은 조금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독자입장인 내가 아니라, 작가의 입장인 용대운님측에서 한번 이 문제를 생각해 보면 이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네요.
그 어느 작가가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지 않겠으며, 어느 작가가 협소한 페이지수로 출판하고 싶겠으며, 어느 작가가 비난을 들으면서까지 의미없이 권수를 늘기겠습니까? 특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작가라면 더욱 더 그러지 않겠지요?
솔직히 전 두려운게 있다면, 독자들의 출판독촉, 혹은 완성도에 의심은 앞으로 나올 소설에 괜한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비판은 소설이 완결되고 난후, 과연 이 소설이 용대운님 자신의 의지와 이상되로 제대로 걸어왔는가, 과연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할 만한 소설이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어느 목표를 향해 반을 걸어온 사람보고, '너 과연 제대로 끝까지 가겠냐?', 혹은 '너 일부러 천천히 가는거 아냐?',"너 일부러 멀리 돌아서 가려는거 아냐?' 등과 같은 말로 힘을 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작품에 대한 평가만 하시길 바랍니다. 그 평가의 기준이 권수, 페이지수, 출판시기등으로 얘기를 한다는 것은 조금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솔직히 전 군림천하가 앞으로 출판을 하지 않고, 5년이든 10년이든 후에 한꺼번에 완결을 출판했으면 하는 바랩입니다. 그건 지금의 상황이 나빠서가 아니라...이런 의미없는 영향으로 작품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출판된 11권을 보면..분명 외부적인 요인으로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다른 길을 간 것이 보여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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