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감상] 설봉의 포영매...

작성자
Lv.1 박정현
작성
02.10.20 00:54
조회
1,871

다른 곳에 올렸던 감상문입니다...

군데군데 첨삭을 조금 했습니다...^^;

포영매를 보고...-천재의 고뇌와 고독함...

무협은 실로 다른 장르보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대입해 소외받은 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가슴아픈 사랑을 노래할 수 있으며...

가상이라는 공간에서 풍자와 해학을 집어넣을 수 있는 것도 무협이다...

(잡담: 요즘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누가 뭐래도 틀을 생각하고 써야하는 글들은

한계가 있는 듯 하다...그저 이렇게 끄적이는 글이 가장 자유스럽다고 느낀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무협이 추구해야 하는 필연적인 것, 재미라는

측면을 등에 업고 있어야 한다는 역시 대중을 위한 소설이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결국은 어떤 문제에 대해 깊게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유는 민중,혹은 순수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포영매는 재미라는 측면을 등에 업은 천재의 고뇌와 고독함을 담은

소설같다.

주인공은 포영매보다는 조자경같지만 그녀조차 포영매가 이루고자 하는

일에 쓰이는 도구와 같은 존재이고 포영매를 바라보는 관찰자적인 입장

이기 때문에 역시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포영매에 대한 것이라

하겠다. (뭔 소리래...당연한 걸...-_-;;)

잠시 말을 바꿔서...-_-;;

우리가 항시 쉽게 생각하는 것이 천재라고 한다면 어느 분야에 큰 두각

을 나타낼 것이라는 것과 그(천재)가 사회에 뭔가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갖는 것이다.

(잡담: 최근 천재들의 역사..라고 하는 프랑스인이 쓴 책을 두권 빌렸다...

어디 천재들은 나랑 얼마나 다른지 한번 비교해 봐야지..ㅡ.ㅡ;;)

그러나 소위 이런 천재들은 하늘이 정말 그들의 재주를 시기했는지

일찍 요절하지 않으면 일정수준에 올라간 준천재가 되기 십상이었다.

고전음악에서 천재라고 불린 모차르트의 음악을 베토벤 음악보다 높게

치지 않는 이유가 그런 이유이고 모차르트에 대해 연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모차르트는 사람들에 의해 어릴 때부터 음악에

큰 두각을 나타내기는 하였으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이 잘하는 분야는 지겨워하고 자라서는 정치쪽에 더 관심

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쉽게 만들 수 있는 미뉴에트와 같은

가벼운 춤곡을 많이 선호하고, 그것은 음악의 열정을 가지고 대단한

교향곡을 작곡한 베토벤보다 낮게 치는 이유가 되었다.

(잡담: 여기에 관해서는 예전에 어느 분에게 반론을 받았다...아마 다른 건

다 제쳐두고서도 모짜르트의 음악 또한 쉽게 나온 것이 아닌 노력의 결실이고

훌륭한 것임을 그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모차르트가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만들어지는 음악에 대한

지겨움도 있었겠지만 '그가 만들면 대단한 음악이 된다.' 고 했던

사람들의 기대가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했던 것은 아닐까...?

(잡담: 학교 도서관에서 모짜르트에 대한 일화를 몇개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모짜르트는 혁명가적인 기질이 강했던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교황의 권위에

대든 적도 있고...암튼 이런 점이 그를 밉게 보아 그의 음악에 대해 흠집을

내려는 시도가 있었고 그러한 것들 중 몇가지가 그의 천재성과 맞물려 낭설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포영매에서도 이러한 점들이 잘 나타난다.

어려서부터 한초식을 보기만 하면 다른 초식까지 연상해서 완전한

하나의 무공을 만들어내는 포영매. 사람들은 그가 천하제일고수임과

동시에 천하제일의 무공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했고 포영매는

천하제일의 무공을 만들기 위한 일들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어느 누구도 깰 수 없는 108나한진이 존재하고 있었고 포영매는

그것을 넘어야지만 천하제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그의

고뇌와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글은 처음 시작될 때에 몰락한 백문장과 백문장 장원의 딸 조자경을

이야기한다. 얼핏보면 조자경이 백문장을 몰락시킨 흉수를 찾아 복수하는

평범한 소설같지만 조자경이 백문장 최고의 책사였던 광량이 안배해두었

다는 절곡에 들어가 알콜중독자가 된 포영매를 만나면서 소설은 백문장을

재건하고 복수하는 평범한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

포영매는 조자경에게 한가지 약속을 받아내고 그녀를 도와주기로 한다.

'너의 몸과 목숨은 나의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걸 단순하게 생각한

조자경은 약속을 하지만 나중에 그가 자신에게 원한 것은 그렇게 단순

한 것이 아니었다. 포영매에 의해 백문장은 재건되고 원수도 갚게 되지만

그는 최고의 무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으로 인해 친구도, 연인도 필요로

하지 않는 자. 오직 108나한진을 꺾는 무공을 지닌 실험물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는 친구도, 연인도 필요 없었을까...?

포영매는 오히려 친구와 연인이 필요했고 그렇지만 친구와 연인을 만들

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고독했다. 대개의 천재의 경우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 실패했을 때 좌절하는 경우가 많지만 포영매는 최고의

무공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하나의 사명감으로 생각하고 불굴의 의지로

그것을 추구했다. 도전 하나로 삶을 지탱하는 사람. 그가 바로 포영매였고

그러다 보니 그는 자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다정다감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매정하게 계약이라는 것으로 사람을

묶어놓고 그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을 때는 매정하게 떠났다.

조자경 이전에 자신을 사랑하던 여인의 곁도 그렇게 해서 떠났다.

그렇다고 그에게는 고통이 없었을까...? 오히려 자신의 카리스마에 감복

하고 더 가까이 다가오려는 사람이나 뜨거운 여인의 사랑을 내쳐야 했던

그는 더욱더 가슴이 아팠을 것이다. 백운장을 세울 목적으로 그들을 다시

불렀을 때 그들은 자신을 버린 포영매에게 두말없이 다시 돌아왔다.

이유야 자신들도 포기한 108나한진에 도전하는 사람으로 뽑힌 조자경을

보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자신에게 이런 무공을 준 포영매를 위해서,

혹은 아직도 잊지 못한 사랑 때문에 그에게 돌아와 도움을 주었다.

포영매는 이런 이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이때부터 포영매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암시가 소설에서 나타난다.

친구라고 한 적은 없지만 이미 친구인 사람들...

사랑한다고 이야기한 적은 없으나 이미 사랑하는 여인...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108나한진을 깨는 최고의 무공을

보기 위해서는 포영매 자신이 죽어야 하는 건지도 몰랐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오래 살았을 포영매. 결국 그는 그렇게 죽고,

최고의 무공은 이룩된다. 보통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요절한

현실의 천재들처럼 그 또한 사람들 뇌리 속에 각인될 그런 일을 하고

요절한 것이다. 물론 남은 사람들 가슴 속에는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상처를 주고...

덧붙임: 제가 생각하는 작가 설봉의 대표작은 독왕유고, 산타, 포영매입니다...

추혈객이나 사신 등 최근에 나온 것은 완결이 안되서 아직 읽어보지 않았고...

그래서 여전히 설봉 대표작 앞서 이야기한 세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유일하게 독왕유고 감상만 쓴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조만간 다시 보고서라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ㅡ.ㅡ;;

냥..암튼 그럼 이만...


Comment ' 1

  • 작성자
    윤형덕
    작성일
    02.10.21 02:37
    No. 1

    음 설봉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다 대작뿐이 없지만;;
    제가 읽은 설봉 소설중에서 최고는 암천명조입니다.
    정말 굉장항 소설이죠.. 못 읽어보셨다면 꼭 꼭 읽으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97 기타장르 [추천] 운곡님의 표변도! 강추!!강추!! +2 박한욱 02.10.21 2,835 0
96 기타장르 [감상] 최근에 본 무협소설.... +26 fin 02.10.20 4,848 4
95 기타장르 [추천]김도진님의 창천무한 +1 Lv.1 eccentri.. 02.10.20 1,800 0
94 기타장르 [추천] 운중악의 <용사팔황>을 읽고 +5 Lv.8 全柱 02.10.20 2,451 1
» 기타장르 [감상] 설봉의 포영매... +1 Lv.1 박정현 02.10.20 1,872 0
92 기타장르 [추천]진원님의 단심만리 천공무조백 02.10.19 1,474 1
91 기타장르 [참고]추천할 때는 제발 이러지 말아주세요.. +9 Lv.3 [수련] 02.10.19 2,018 0
90 기타장르 <비평> 묵향 - \'화두\'의 일관성 +4 Lv.8 全柱 02.10.19 2,120 2
89 기타장르 [추천]소요유 +2 경환도 02.10.18 2,136 0
88 기타장르 [추천] 고빈호를 아십니까??? +3 Lv.51 정신외출중 02.10.18 2,171 0
87 기타장르 [감상] 사신 10권을 읽고.. 약간의 버그가... +7 막날 02.10.18 1,929 1
86 기타장르 [추천]투왕 +3 Lv.49 준경 02.10.18 1,821 0
85 기타장르 [단상]좌백-생사박을 읽고... 흑저는 왜 피... +3 Lv.20 흑저사랑 02.10.18 2,362 1
84 기타장르 [추천]용대운의 군림천하 +6 Lv.99 곽일산 02.10.18 2,297 1
83 기타장르 <경고> 묵향 16 = 말장난의 대명사 +18 Lv.8 全柱 02.10.18 2,953 1
82 기타장르 [추천]삼우인기담 +3 경환도 02.10.17 1,885 0
81 기타장르 [감상] 사시(斜視)- 삐뚤게 보기 \'삼류무... Lv.1 적나라닥 02.10.17 1,595 3
80 기타장르 [감상] 사시(斜視)- 삐뚤게 보기 \'삼류무... +3 Lv.1 적나라닥 02.10.16 1,981 2
79 기타장르 [추천]대도무문 +8 경환도 02.10.16 1,543 0
78 기타장르 설봉님의 사신10권을 읽고 +2 Lv.5 이화에월백 02.10.16 1,679 0
77 기타장르 [추천]절대쌍교 +6 경환도 02.10.16 1,889 0
76 기타장르 [추천]역시..삼류무사가 있네여.. Lv.4 I무림 02.10.16 1,616 1
75 기타장르 [감상] 이재일-칠석야 七夕夜...를 읽고.. +2 Lv.20 흑저사랑 02.10.15 3,427 0
74 기타장르 [감상] 금시조-실혼전기...를 읽고.. +3 Lv.20 흑저사랑 02.10.15 2,638 1
73 기타장르 [감상] 좌백-독행표, 금전표를 읽고.. +3 Lv.20 흑저사랑 02.10.15 3,889 0
72 기타장르 [추천]대항해 경환도 02.10.15 1,694 1
71 기타장르 [추천]유가삼웅전 +3 경환도 02.10.15 1,868 3
70 기타장르 삼류무사 추천이염 ^^ +3 Lv.37 주신검성 02.10.15 1,631 1
69 기타장르 전 좌백님의 표사시리즈를 추천합니다.. +6 Lv.38 낭야천사 02.10.14 3,449 0
68 기타장르 [추천] 와룡강님의 지백천년 강추~~! +6 경환도 02.10.14 3,590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