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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게임The Long Walk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6.21 01:02
조회
1,167

제목 : 완전한 게임The Long Walk, 1979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김진준

출판 : 반도기획

작성 : 2007.08.19.

“이건 스티븐 킹 님 식의 로드 무비?!”

-즉흥 감상-

  우선 ‘happy.net’의 ‘동글이’님께 감사함을 말하고자합니다. 안 그래도 구하기 힘든 책을-비록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제 손에 들어오게 해주셨고, 거기에 저의 착각으로 같이 사버린 다른 책들로 인해 감상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해주셨기 때문인데요. 아무튼, 걷기를 좋아하던 제가 그 ‘걷기’라는 행위에 대해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 보게 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어머니와 함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어느 장소에 도착하는 듯한 한 소년의 모습으로 그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소년과 비슷한 또래의 100명의 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드디어 걷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되는군요.

  처음에는 가벼운 기분으로 소년들은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걷고 또 걸으면서 3개의 경고를 받게 되는 소년들이 하나 둘씩 강제적으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면서부터 ‘롱워크’라는 경기의 실체와 그 심각성이 조금씩 부각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제가 왜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롱워크’라는, 얼핏 봐서는 그저 걷기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경기에 참가하게 된 소년들의 이야기라 생각하면서, 한명씩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인해 저세상으로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는 그저 어이가 가출해버리는 듯한 기분을 받아버렸었는데요. 결국 게임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참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다니요!!

  걷기. 걸어서 10분 거리라도 멀다면서 투정부리는 이들을 간혹 볼 때마다. 심지어 그 상황에서 자가용을 애용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만보계나 기타 운동기구와 함께 어두운 밤의 시간마다 일부러 걸어 다니면서까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될 때마다. 1시간 이상 걷는 게 아니라면 그리 멀다고도 생각이 들지 않으며 그저 바쁘다는 생활 속에서의 작은 여유를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이유로 걸어 다님을 즐기는 저로서는 그저 혼란을 말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걷기야말로 가장 일상 적인 것인데 그것마저 운동이라 생각하고 별도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제가 그 이유를 들어보고 싶어질 따름입니다.

  그러고 보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걷기’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로 먼저 기록을 남겨버렸는데요. 그만큼 그저 일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걷기’라는 행위를 작가님의 필터를 통해본 또 하나의 세상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등장하는 ‘붉은 여왕’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해 산뜻한 충격을 받아버렸습니다. 뭐랄까요? ‘앨리스’에서는 달리기를 멈출 경우 현재라는 움직임의 흐름에서 뒤쳐져버려 사라져버림을 말하고 있다 판단하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 걷기를 포기할 시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의 궤도에서 사라져버림을 말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기점에서 ‘올바른 길을 걷는 것’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인 가치에 기준을 잡아 서로의 길이 잘 걸어왔고 잘 걷지 못했다는 평가를 종종 내리곤 하는데요. 이번 작품에서처럼 그 끝을 알 수 없이 시작을 함께한 많은 이들이 결국 하나 둘씩 사라져간다는 설정에서 저는 이번의 작품이 한편의 로드무비이자 인생을 대변한다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걷고 있는 길은 하나로 다른 지나쳐온 길들이 보이지 않게 되지만, 사실 수많은 선택의 가능성을 경함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과연 저는 저만의 인생의 길을 얼마만큼 오래 걸어왔고 나름대로의 결승점을 향해 얼마나 더 걸어가야만 하는 것일까? 혼자 중얼거려보며 이번 감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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