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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5.22 23:45
조회
840

제목 : 책 읽어주는 여자La Lectrice, 1986

저자 : 레몽 장

역자 : 김화영

출판 : 세계사

작성 : 2007.03.18.

“오오. 나는 책 읽어주는 남자가 되어 볼까나?(웃음)”

-즉흥 감상-

  책 읽어주는 여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제목이다 싶어 한참을 고민하며 개인 컴퓨터를 뒤적거리던 저는 수없이 많은 영화 목록 중에서 영화 ‘책 읽어주는 여자The Reader, 1988’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입수한 영화인지는 기억에 없지만 일단 수중에 넣어 스틸 컷 마냥 휙휙 넘겨보며 얼굴 붉히는 장면이 나오기에 아직 감상에는 보류상태로 놔두고 있었는데요. 우선 그 작품의 원작이 이번에 읽어볼 책 속에 끼어있다는 생각에 대출을 받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어서는 영화까지 감상할 각오를 하게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우선 옮긴이의 글과 작가로부터의 짧은 편지로 그 장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마리 콩스탕스 G.’라고 소개하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되는데요. 나이 30에 남편이 있으며 무직이었으나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책 읽어주는 여자’로서 일하게 되는 경위가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노 스승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게 되고 신문에 광고를 내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하반신 불수의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 어떤 장군의 미망인인 듯한 노부인과 그 집의 하녀,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어떤 회사의 사장,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한 소녀와 소녀의 어머니, 눈이 어둡다며 책 읽어주기를 원하는 전직 법원장 등을 통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이 그녀를 변화시키기 시작하는데…….

  와. 놀랐습니다. 역자의 말에서도 ‘매우 영화적’이라고 했지만 대충 넘겨본 영화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있어서인지 한결 이해하기 편한 기분으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거기에 비록 조각적으로 등장하지만 예전에 만나본 작품-모파상의 ‘손’과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시리즈’의 모습이 지나가자 오랜 친구들을 만난 기분까지 들어버렸습니다. 또한 그런 조각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자연스러움을 주는 요소가 되었다는 점에서 작가님의 능력에 감탄을 하고 말았는데요. 여러 조각을 모아서 하나의 거대한 그림을 만든 다는 것.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멋진 작품의 이상형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저자 분은 이번의 이야기를 ‘우화’ 형식을 빌려 적은 것이라곤 했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딱히 받아들여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우화’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는데요. 「[명사]<문학>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 《이솝 이야기》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우언寓言」로 나옴을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답은 이것이노라’ 판단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고로 개인적으로 받아들인 것을 조금 적어보자면 ‘책 읽어주는 여자’의 대리 독서행위를 통해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로 하여금 발생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있음을 말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책을 읽어주는 행위 자체 또한 독서의 행위라 할 수 있겠고, 읽어주는 행위를 받아들이는 쪽 또한 독서를 한다 할 수 있음에, 비록 이것이 소설일 지라도 ‘책이란 말없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앞선 도서 ‘우리아이 우등생 만드는 기적의 도서관 학습법, 2005’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도서관의 ‘북시터booksitter’가 나오기에 한국에서도 책을 읽어주는 직업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싶어 조사를 해보니, 엉뚱하게라도 중고등 학생 시절 때 점심시간 중에 몰래 듣곤 했던 ‘EBS 라디오문학관’이 발견되어 마냥 들떠버렸습니다. 거기에 책의 또 다른 형태인 ‘오디오 북’과 같은 것이 같이 발견되니 글자가 아닌 목소리로서 독서의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오디오 북’에 대한 것은 스티븐 킹 님의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ing, 2001’에서 먼저 그 언급을 만나볼 수 있었다보니, 과연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의 독서를 생각해 보신 적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고 싶어지더군요.

  또한 요즘처럼 영상매체에 적응된 세상에 있어서는 가능하다면 ‘TV 문학관’을 통하거나 휴대폰 등의 모바일 기술을 응용해서는 ‘오디오 북’과 같은 것을 이용함으로써, 꼭 책과 글씨로 된 것은 아닐지라도 많은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음을 실감해 볼 수 있었는데요. ‘좋은 책은 훔쳐서라도 보라!’는 가르침을 따라 불법적이라도 어둠의 항구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했습니다(웃음)

  아! 그건 그렇다 치고 ‘책 읽어 주는 여자’!!

  모처럼의 휴식일인 일요일이라 집에서 편한 기분으로 공부 해보고자하니 부모님의 호출이 끝이 없어 몸은 노트북 앞에 있고 집중력이 콩밭을 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잠시 머리를 식히고 자리에 다시 앉으니 입시를 위해 공부하던 때가 새록새록 떠올라버렸는데요.

  제가 이성에 대한 감정을 일찌감치 닫아버리기도 했지만, 부모님끼리의 연합으로 인해 생물학적으로 여자인 동내 친구와 같이 가외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영어문장을 읽는 그 친구의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자음 모음으로 이뤄진 문자와 그것의 집결체인 단어, 그리고 단어가 모여 만들어지는 문장을 읽는 것인데도 그렇게 맛깔나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 후로 저도 그렇게 읽어보고자 노력했지만 소리 내어 잃다가도 어느덧 독서삼매경에 빠지기 일쑤였던지라 그저 부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잘 읽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그 생각이 발전됨에 미래로의 꿈 중 하나로 책 읽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하는군요.

  기록하는 것 못지않게 읽고 싶다는 절재 할 수 없는 욕망. 그렇다보니 ‘기록’이라는 행위를 통해 매일같이 무엇인가를 연재하다가도 또 다른 분들의 기록을 만나버리는 순간 저의 기록이 밀려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곤 하는데요. 저의 볼품없는 기록을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 중 몇 분이 응원을 해주시니 기록과 감상이라는 둘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읽기 위해서 기록을 하는 것인지, 아님 기록을 하기 위해 읽는 것인지 한 번씩 헷갈리기도 하지만 저는 둘 다 좋아하니 열심히 읽고 기록할 수밖에요(웃음)

  ‘한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와 비슷한 말을 심심하면 듣곤 합니다. 또한 그것은 실재로 한권씩의 책을 만나면서 생각하곤 하는 것인데요. 특히나 책을 읽는,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또 다른 방법으로의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게 된 이번 책을 잃고서는 책을 읽어주는 행위에 대해 그 필요성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의 내용에서는 어느 정도의 자극점이 필요해서 성적인 장면-개인적으로는 책을 읽는 다는 것에 대한 본능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 생각 합니다-이 추가되었을지는 몰라도, 감수성이 풍부하나 육체적인 결함으로 친구가 필요하기에, 나이를 먹어감에 눈이 말을 듣지 않기에, 생활환경 문제로 어린나이에 혼자일 수밖에 없기에, 아. 아니군요. 방금 정리된 생각을 통해서는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책읽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휴우. 감상기록의 시작을 ‘우화’라는 단어로 시작해서인지 그것에 얽매이는 기분이 없지 않은데요. 덕분에 다른 생각들이 하나의 생각에 묶인 체 머릿속에서 정신 사납게 비명을 지르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책을 읽을 때는 역자의 말이나 저자의 말 같은 것은 일단 나중에 읽는 버릇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다짐 하게 되었는데요. 보통은 그런 것들을 먼저 읽고 시작할 경우 작품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생각을 했었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 역효과가 나는 듯했습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영상화 한 미셀 드빌 감독님의 영화 ‘책 읽어주는 여자The Reader, 1988’를 통해 작품에 대한 정리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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