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약먹은 인삼
작품명 : 백면마인
출판사 : 영상노트
저랑 비슷한 취향을 가진 리뷰어의 블로그에, 이 책에 대한 추천이 있길래(그 리뷰어는 10권 읽으면 추천하는 책은 1~2권 정도입니다.) 4권 모두 구입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제 취향 자체가, 우유부단하고 착한 주인공보다는 냉혹하고 악한 주인공을 좋아해서 전체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권 초반에 흥미가 극점을 찍었다가 서서히 루즈해지더군요. 중간 중간, 다시 흥미로울 수 있는 부분들이 나타나긴 하지만..
원인을 분석해보면 책 완결 끝까지 해결이 안되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의 집착. 한칼에 끝내버리면 재미가 없다면서 계속 질질 끄는 걸 보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찌질한 퍼주기형 주인공을 보면서 얻는 스트레스랑 별반 다를 게 없더라는 점, 실제적 주인공인 '금정덕'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이 뒤집어쓴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가 파편적으로 나열되면서 집중력을 흩트린다는 점 (이건 책 제목이 백면 마인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데도 몰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였습니다..) .
하지만 무협에 '북경'이 나오고 '명나라'가 나오면 벌써 흥미가 뚝 떨어지는 저의 특성상 금시조월드처럼 아예 다른 하나의 다른 차원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은 정말 좋게 평가해주고 싶습니다. 찌질하게 퍼주는 주인공이 범람하는 판에서 이런 주인공이 있는 것도 좋게 평가해주고 싶구요. 게다가 인삼님의 필력은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문장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다크포스가 넘치지만, 너무 과잉되지 않고 주인공의 그것처럼 무미건조하게 풀어가는 게 좋았습니다.인피를 쓰고나서,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관조하듯이 서술하는 부분도 좋았구요.
다만 스토리부분에서 금정덕과 금정세가에 대한 부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P.S 아, 두서없이 글 쓰다보니 이 소설의 가장 큰 문제점을 잊어버렸는데, 정말 황당할 정도의 완결입니다. 떡밥이 다 해소된 다음에 주인공이 봉인되는 것도 아니고, 떡밥을 반도 못풀었는 데 봉인이라니 --; 청미령은 어떻게 되는 것이며, 사성은 어떻게 성장하고, 태감과는 어떤 승부가 나는지, 삼천문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안나오고, 성자(?)가 된 마공의 자아한테 고발당해서 봉인되는 거라니..
비슷한 느낌의 소설인 '악마전기'도 다소 허무하게 완결하는 측면이 있는 데, 그래도 모든 떡밥은 다 풀었죠.
이거 솔직히 책까지 산 입장에선 최악이었습니다. 게다가 '1부 완'도 아니고 그냥 '완결'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작가님이 2부를 꼭 연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산 독자로서의 권리..까지는 아니고 그냥 바람이긴 합니다. 더 짜증이 나는 건 영상노트네요.
영상노트도 정신머리가 있는 회사인지, 거기서 완결을 냅니까? 애초에 악인물이라 자신없으면 계약을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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