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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3.12 20:13
조회
2,799

작가명 : 사쿠라바 가즈키

작품명 : 청년들을 위한 독서클럽

출판사 : 노블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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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나오키 상 수상작가

사쿠라바 가즈키의 본격 학원소설

“백 년 동안 감춰졌던 학교전설이 부활한다”

격동의 세기를 온몸으로 껴안고 살아온 진짜배기 ‘소녀’들의 이상야릇한 기록

도쿄 도심에 자리 잡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션계 여학교 성마리아나 학원에는 이상한 소녀들이 모여 있는 '독서클럽'이 있다. 학생회와 연극부의 권력 투쟁에서 비껴나 조용히 자신들만의 세계를 고수해온 독서클럽 부원들은 학교의 정식 역사에 기록되지 못하고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수많은 괴사건들을 특유의 이단적인 감성에 담아 비밀 독서클럽지에 기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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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낚시입니다. 옙.

라이트노벨 '고식'으로 이름을 알리고, 일반문예로 전향하여 2008년 '내 남자'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 사쿠라바 가즈키의 작품입니다.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는 이 글(http://iruemikuus.egloos.com/2644636). 알라딘 50% 세일 품목이라 질렀지요.

이 소설은 프랑스에서 파견된 수녀 마리아나에 의해 성 마리아나 학원이 설립된 191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통합되기 직전인 2019년까지, 이 학교에서 '학교에서 소외된 별종들'이 모여드는 변두리 서클 '독서클럽'의 회지에 기록된 '이 학교의 뒤의 역사'를 기록한 '독서클럽지'의 에피소드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소녀들만의 성역. 양갓집 규수들이 모여드는 귀족적인 미션스쿨. 그야말로 '마리아님이 보고계셔'에서나 나올법한 기품과 웃음이 넘칠 듯 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청춘소설... 이라고 하는데...

제 1화 격인 '카라스마 베니코 연애사건'은 아예 처음부터 그 면모를 신랄하게 뒤집지요. 그야말로 유쾌할 정도로.

곱디 곱게 자란 양갓집 규수들은 전학생이자 '몸에서 이상한 냄세가 나는' 카라스마를 자연히 소외시키고, 카라스마는 작 중 묘사에 의하면 "꺼이꺼이 울며" 자신을 받아들여줄 클럽을 찾아다니다 독서클럽에 정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못생긴 외모 탓에 탑 클래스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소외당한 상태이던 아자미는, 베니코가 타고난 그 외모를 사용해서 '소녀들'에게 복수를 꿈꾸지요.

그리고 아자미는 독서클럽 부원들을 이끌고 그야말로 학교를 밑에서부터 뒤집어버릴 계획을 세우는데...

소녀들의 우아한 낭만, 불결한 남성 대신 세워지는 여자들만의 완벽한 우상 '왕자' 선발 등 온갖 '환상적인 상징'으로 매워진 이 학교는 실상 '학생부'와 '연극부', 그리고 그 중심에서 이리저리 암약하는 '신문부' 사이에서 치열한 정치 암투가 행해지고 있고, 철저하게 '외적인 존재'를 소외시키는 잔혹한 곳. 그리고 아자미는 그 '환상의 대표'인 '왕자' 자리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계획을 짜고, 베니코를 차기 '왕자'로 점차 바꿔갑니다.

온갖 더러운 암투 속에서 그 계획은 성공합니다만, 그렇게 끝나면 이건 단순히 청춘소설. 1화 결말이 그야말로 블랙코미디. 저의 경우 이 작품에 대한 호감도는 1화 마지막에 엄청나게 끓어올랐습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수녀님. 우리는 한없이 정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 다만 이곳에 정신이 있을 뿐이죠"라고 웅변적으로 '순수한 사랑'에 대하여 말하던 베니코가,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식으로 학교를 떠나는 그 장면은, 환상과 낭만으로 떡칠되어 폐쇄된 성역에서 노니는 소녀들의 마음을 그야말로 흙발로 짓밟는 것 같아서 작가의 심술과 익살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다른 장들도 하나같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하기 짝이 없습니다.

창립 당시부터 남녀공학으로의 통합까지, 100년의 역사에 걸쳐 그 시대에 따라 이야기도, 아이들도 변해갑니다만, 그 본질, '소녀'의 마은과 이야기들은 언제나 표면의 '세 새력'과, 후위의 '독서클럽'에 얽혀 변하지 않지요.

'성역'의 뒤에서 암약하는 '독서클럽' 부원들의 다양한 이야기, 낭만도 있고 음모도 있고 청춘다운 우정과 헛된 똘끼(?)가 빛나기도 하는 즐거운 이야기들이 책을 꽉꽉 채우고 있습니다. 여러 장에 걸쳐 다양한 시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볼 수 있었으면... 이라는 아쉬움마져 남더군요.

같은 작가의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도 이번에 주문했습니다. 소개를 보면 이 '독서클럽'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일 것 같은데, 기대해도 되겠지요.

“너희, 그거 알아? 학생들 중에 가장 머리 좋은 놈들은 사회에 관심을 갖거든. 어른이 되면 정치가가 되거나 기업인이 되지. 다음 놈들은 철학으로 빠져. 그리고 세 번째가 문학. 제일 별 볼일 없는 놈들이 무정부주의자가 된다고 하지. 너희는 굳이 말하자면, 세 번째랑 네 번째의 짬뽕인 셈이야.” 1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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