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고은
작품명 : 천살전기
출판사 : 너와나
너와나는 과거 자음과 모음이 끝발 날리던 시절에 판타지랑 무협을 출간했지만 그 숫자가 적고 대여점에서도 잘 안 보여서 결국 몇년 지나지 않아 대여점에서 사라졌지만 저는 이 출판사에서 나온 작품 중 몇개를 아직도 기억한다.
마경의 기사, 불멸의 기사, 오 마이 갓 아테온, 비록 1권 밖에 못 봤지만 인상 깊었던 마녀 밀레니어, 저주회사 효연철학원 등등.
...아 참고로 '유다의 가을'이라는 1권짜리 책도 읽었는데 이건 동성애물...제가 읽은 최초의 동성애물이라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_-;;;(...)
아무튼 그렇게 기억하는 글 중 하나가 바로 이 '천살전기'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무슨 무협소설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판타지입니다.
천살성하면 죄다 무슨 무협만 잔뜩 떠올리는데 천살성은 무협에만 나오는건 아닙니다. 수호지에도 보면 흑선풍 이규가 바로 천살성!(...아, 개네들은 다 @@별이기는 하군요....)
아무튼 이 천살성 역시 무협의 일반적인(?) 설정을 따라서 살인마 스타일인데, 조금은 다른 것이...
변방의 작은 별, 천살성. 수세기의 한번, 우주의 모든 별들의 운행이 천살성을 중심으로 하는 짧은 순간이 있는데, 바로 이 짧은 순간에 태어나는 억세게 운없는 놈이 천살성이 됩니다.
이 천살성은 어떤 의미로는 사람이 너무 좋습니다.
그는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이들이나 이제 행복을 다 누리고 남은건 고통 뿐인 이들은 어서 죽여서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안락사...랄까요.
하지만 그런다고 '아, 그렇군요.'라고 납득할 사람이 있을리가 없지요. -_-;;;;
진짜 불치병으로 몇주 못 살고 매일 누워서 고통에 몸부림치며 가족들은 엄청난 생활비에 사채를 쓰면서 고통받는 그런 상황이라도 '내가 너 죽여줄께.'라고 하면 그걸 선뜻 받아들이기가 힘든게 사람입니다.
그럭저럭 입에 풀칠하고 살고, 아니 남들 기준으로 봤을때는 나름 잘 사는 그런 인생인데 죽이려 들면 당연히 저항하죠.
'천살전기'의 세계관은 마법이 존재하고 몬스터가 존재하는 세계관인데 다른 대륙의 황인종들이 자기 대륙을 말아먹고 이주해와서 한자 쓰는 소위 말하는 동방인들이 한귀퉁이에 나라를 만들어서 삽니다. 그래서 황인종들도 나오고 동양권 단어 같은 것도 나옵니다.
주인공의 이름 역시 閃입니다.
기공 쪽으로도 조금 나오지만 오러 블레이드는 없습니다.
그저 퀸티센스...라 불리는 생명 에너지를 다루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뭐, 고수가 되면 유령 같은 것도 베고 그럴 수는 있지만 소위 말하는 소드 마스터 레벨은 아니라는...
세계관은 DnD+작가분의 자작 설정입니다.
왜 DnD냐고 말하냐면 4권에 부록이 있는데 거기에 바테쥬니 타나리니 하면서 관련 설정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디앤디는 잘 몰라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 설정에 작가분의 자작 설정을 섞으신 듯 합니다.
글 분위기는 어딘가 좀 우울하면서 삭막합니다.
주인공 설정부터가 그렇죠.
천살성이기는 하지만 자기가 잘 참거나 혹은 살인자로 유혈난무로 진행이 되는게 아니라... 주인공이 다중인격입니다. -_-;
더구나 평소에 나와있는 그럭저럭 바른생활 청년으로서의 존재는 주인격이 아닌 부인격으로서 주인격은 위의 천살성입니다.
여기에 여친 실종된 후에 어쩌다가 새로 생긴 여친은.... 역시 다중인격. -_-;(아, 이거 네타인데..) 그렇다고 사이코 드라마인 것은 아니고 그만큼 암울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작가분께서 동서양의 명리학, 점성술, 상수학 등에 관심이 많고 한의학을 전공는데 그 영향인지 뭐랄까 어딘가 철학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쪽 관련 용어나 내용도 종종 나오고...
철학적이라고 해서 서양철학 쪽이 아니라 동양철학 쪽인 듯한 느낌이랄까요... 뭐, 세피로트 같은 것도 나옵니다만은 그보다는 동양삘이 드는 느낌이었어요.
이게 점차 비중이 커져서 4권의 마지막 부분이 되면 완전 구도소설 삘이 날 정도...-_-;;;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해 못할 말들이 난무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분의 말씀에 따르면 연허합도니 무극이니 아인소프니 하는 말로 표현되는 도에 대한 것을 소설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하는데, 뭐, 그 부분을 빼고 봐도 재밌는 판타지 소설이고, 그 부분을 읽어도 재밌습니다. 분량도 적당하구요.
아무튼 전 4권 완결되었으니 일독을 권합니다.
.........구할 수 있다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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