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씨랜드 참사가 생각납니다.

작성자
Lv.15 난너부리
작성
14.04.17 00:56
조회
2,620

그때도 참담했는데.. 아이를 기르는 입장이 되니 요즘 발생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남일 같지않습니다. 두 딸을 잃은 엄마의 시가 너무 너무 슬퍼서 주체가 안되는 날입니다. 


아이야 너는 어디에

 

아이야,

여섯살이잖니

두 손으로 셈하기에도

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

엄마와 3 더하기 3은 6

아직 일곱 여덞

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

하룻밤만 잔다더니

아직 그 곳에서 놀고 있니.

 

호숫물이 맑아

바닥에 뒹구는 조약돌이

말갛게 보이듯

네 눈동자도 그리 맑았지.

 

너의 향긋한 냄새는

너의 침대 베갯닛에도

너의 꼬꼬마 인형의 때묻은 뺨에도

그리고

지난 번 소풍 때 찍었던

사진 속의 네 미소에도

남아 있는데

너의 보송보송한 얼굴과

너의 고운 음성은

어디에 두었니

 

아이야!

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

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 주는 이

엄마 말고 누가 있더냐

너를 반겨 안아주는 이

할머니더냐, 할아버지더냐

그래,아이야

엄마 없다 울지 말고

우리 다시 만날 때 가지

그 분 손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

 

장난기 많아

잠시도 가만 못있는 아이야.

두고 온 세상 궁금하여

무릎 꿇고 내려다 보겠지.

너희들 맑은 눈으로

이 세상 구석구석 보다가

무심한 어른들

욕심 많은 어른들

심술 궂은 어른들이

만들어 둔 웅덩기 있거든

아이야

너희들이 천사되어

꿈 속에서 일깨워 주려마

다시는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도록 말이다.

 

아이야,

천사의 날개짓을 하고

오늘 밤

또 내일 밤

잠 못 들어 뒤척이는 엄마 곁에

향긋한 너의 향기 부리며 오지 않겠니

 

내 그때라도

너의 보들보들한 뺨에

내 얼굴을 비비고

너의 은행잎 같은 손을

내 눈에 대어

흐르는 눈물을 막아보련만.

그렇게나마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이 내 질긴 목숨

그래도

어이어이 이어 보련만

 

아이야

오늘도 이 엄마는

너를 안았던 가슴이 너무 허전해

너를 부르며 피를 토한다.

보고 싶은 아이야,

귀여운 우리 아가야.



-------------------------------------------------------------------------------

1999년 사망자 23명, 부상자 5명..
아이들 방문을 잠궈둔 채 교사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가 불이났고, 이후 아이들이 창가에서 살려달라 비명을 질렀으나 결국 구해내지 못하여 301호 한 방안에서만 18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이 구조하러 갔을때 삼층의 문잠긴 방에 갇혀있던 아이들이 그나마 불이 붙지 않았던 창가에 모여 엄마라고 울고 뜨겁다고 울었답니다. 선생님 살려 주세요 라고 울던 아이들은 옆방에서도 소리가 들리게 벽을 긁었다고 합니다. 


저 시를 쓴 엄마의 바램과는 달리 마치 연례행사처럼 이런 비극이 계속 발생하니 이런 사회를 만든 책임이 있는 어른으로써 참담할 따름입니다.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4632 (세월호 관련) 네웹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군요. +1 Lv.8 showdown 14.04.18 2,370
214631 재난사고에 유언비어를 만들어서 퍼트리는 말종들도 문제... +4 Lv.28 EHRGEIZ 14.04.18 1,421
214630 문피아에 이상한 기대를 가지지 마세요. +12 Lv.76 사유라 14.04.18 2,328
214629 철골 구조물 헬기로 날라서 투하하면 안되나? +4 Lv.24 약관준수 14.04.18 2,204
214628 이건 뭐 이거저거 따지고 뭐 할거도 없이 선장이 살인자... +8 Lv.53 야채별 14.04.18 1,917
214627 단원고 교감 자살로 추정이라고 하네요. +7 Lv.99 칼두자루 14.04.18 2,286
214626 이번 여객선 참사사고로 한국 국제위상 수직하락이네요.. +9 Lv.41 가글님 14.04.18 1,813
214625 이건 국내 해운사 전반의 문제입니다. +4 Lv.15 난너부리 14.04.18 1,507
214624 이거 오보겠죠...? +11 Personacon 르웨느 14.04.18 2,052
214623 먹먹하네요 +7 Lv.57 민가닌 14.04.18 1,790
214622 방송사고... +2 Personacon 아나키즘 14.04.18 1,526
214621 레임덕에 국가 통제권 상실등 후폭풍이 상당할 겁니다. +3 Lv.24 약관준수 14.04.18 1,822
214620 알면 알수록 선장이 죽일넘이네요. +11 Personacon 아나키즘 14.04.18 2,099
214619 기자들 뽑아버려? +9 Lv.17 아옳옳옳옳 14.04.18 2,188
214618 무사하길. +5 Personacon 르웨느 14.04.18 1,075
214617 근데 왜 구조생중계는 안하는 걸까요? +5 Lv.1 [탈퇴계정] 14.04.18 1,837
214616 류현진이 3승 성공했네요... +1 Lv.8 미노루 14.04.18 1,320
214615 감탄이 나오는 윤석민과 류현진에 대한 멋진 분석 블로그... +2 Lv.15 난너부리 14.04.18 2,024
214614 홍가혜라는분... +7 Lv.82 페로니아 14.04.18 1,654
214613 ktx 가격이 오른다네요. +4 Lv.54 영비람 14.04.18 1,634
214612 요새 느끼는 종편의 아이러니! +26 Lv.99 금원 14.04.18 1,830
214611 쿠폰1개 Lv.55 씁쓸한 14.04.18 1,756
214610 부분 유료화, 미리보기 신청기간이군요. +12 Personacon 적안왕 14.04.18 1,850
214609 뉴스타파에서 나온 대한민국의 현실 +10 Lv.7 위피 14.04.18 1,969
214608 해상 크레인 현장 도착. +4 Lv.35 초아재 14.04.18 1,406
214607 천안함도 결국 잠수부가 선내 진임 해는대 +4 Lv.49 금토일 14.04.18 1,807
214606 그냥 흔한 일상의 대화 +6 Lv.8 진짜냐 14.04.18 1,151
214605 유료연재에 대한 생각 +13 Lv.1 [탈퇴계정] 14.04.18 1,605
214604 귀환자 +1 Lv.10 살라군 14.04.18 1,113
214603 문피아 사이트 운영 정부측 협의로 운영하나요 +43 Lv.97 엔트러피 14.04.17 2,404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