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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5 눈오는하루
작성
05.04.14 22:34
조회
606

어제밤 아이트호벤과 리옹의 경기를 보게되었다.

물론 새벽3시반에 하는 경기라, 그시간에 일어나 볼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늘 그래왔듯이(?) 속편하게 그냥 자기로 결정을 했고, 나는 잠을 청했었다.

하지만 운명의 계시였을까(아니면 악마의 속삭임?)......

나는 배가 아파서 일어났고, 어제의 경기를 생방송으로 다 보고야말았다.

(오밤중에 배가 아파 설x를 했음에도 기뻤었다 -_-;/ 화장실에서 x를 보면서 어찌나 기쁘던지......)

어제 경기를 보면서 나의 주관심은 당연히 박지성과 이영표였다.(아는 선수가 박지성과 이영표뿐이어서 일수도 있다 -_-a)

물론 아나운서도 두선수를 중점적으로 해설을 해주었다.

다만 너무 우리선수 위주로 해설하니 약간 거부감이 일기도 했다.( 우리선수가 실수했을때는 실수 했다하면되지, 왜 얼버무리는지-_-; / 무슨 국가대항전도 아닌데 왜그러는지.....)

======================

그리고 경기를 보면서 나는 알 수가 있었다.

올림피크 리옹은 매우 강한 팀이었다.

특히 윌토르라는 공격수를 중심으로 눈이 부실정도로 빠른 팀이었다.

(졸려서 약간 눈이 감기는 감도 있기는 했다 -_-)

패스는 전광석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빠르게 이어졌고, 선수들은 전부가 단거리 선수인 것처럼 스피디했다.

공을 몰고 달리는 리옹선수가 그냥달리는 아인트호벤의 선수보다 빠른 경우가 너무도 많아. 보는 내내 얼마나 가슴을 졸였던지......

(리옹은 프랑스팀이라던데 맨 흑인이어서 더 빨라 보이기도 했다.)

그에반해 아인트호벤의 공격수들은 리옹의 수비수와 스피드 경쟁을 해서 거의 이기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후반, 히딩크 감독은 센터포드를 비즐리라는 스피드한 선수로 바꿔줬지만 그래도 리옹의 스피드함에는 조금 못미치는 느낌이었다.

(사족이지만, 비즐리라는 아인트호벤의 교체스트라이크는 스피드는 있지만, 슛컨트롤이나 패스워크에 있어서는 많이 부족한 듯 했다./ 머랄까 차두리의 스피드업, 체력다운 버전(?)이랄까 -_-;)

리옹은 정말 날카롭게 공격을 했고, 수비는 탄탄했다.

왜 AC밀란의 세브첸코가 '리옹은 4강에 올라오지 않았으면'하고 말했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몇마디 덧붙이면, 세브첸코라는 선수는 이태리 세리에A에서 득점왕,득점2위, 득점3위를 번갈아 한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입니다.

유럽에서는 동구권의 호나우도로 불리우며 최고수준의 이적료를 받고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분들은 이선수를 잘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그의 조국인 우크라이나가 너무도 유럽축구의 변방이라서 월드컵에 나가 본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오히려 이점때문에 비운의 스타로 인기가 높다고 하더군요.- 박지성선수도 우리나라가 매번 월드컵에 떨어졌으면 더 인기가 높아졋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들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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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자는 아인트호벤이었다.

왜였을까?

나는 경기내내 아인트호벤을 응원하면서 느꼈다.

아인트호벤은 최정상의 강팀은 아니었다.

이팀은 유럽에 넘쳐나는 올스타팀에 비하면 너무나 수수한 팀이었다.

(비 유럽팀에 비하면 수수하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지만, 지구방위대 레알마드리드나, 러시아구단주의 기름진(?)구단 챌시, 훌리건의 고향팀 맨체스터에 비하면 정말 수수한 팀이죠-_-;)

특히나 공격이 그랬다.

상대팀 리옹에 비해서 상당히 부족한 공격력이었다.

공격진이었던 박지성의 활약도 기대보다는 못미쳤다.

박지성이 유럽리그의 공격수로 활약한다며 호들갑떠는 뉴스에 비해 너무도 수수한 활약이었다.

물론 박지성선수에 대한 비난은 '절' '대' 아니다.

내가 느낀 실망은 박지성선수가 아직은 호나우도나 앙리같은 선수에 비해서는 빛이 많이 바랜다는 실망이었을뿐이었다. 하지만 우리선수 중 누가 그와 같은 실망이나 하게 해본 적이 있었던가?

박지성은 적어도 이런 실망을 느끼게 할만큼 성장해있었다.

'앙리나 호나우도와 비교될만큼 성장해다오'라고 기대하게하는 실망이었을 뿐이었다.^^

아인트호벤은 수비도 불안했다.

마치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보는듯이 불안불안한 수비진이었다.

특히나 첫골은 정말 가관이었다.

수비수가 걷어낸다며 헤딩한 볼이 적 스트라이커에게 패스하는 상황이 되어버린것이었다. 물론 리옹의 윌토르선수의 대쉬가 빨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수비의 실축이라는면이 훨씬 컸다.

그 수비수 이름이 보우마였다. 나는 처음에는 이런 허접한 놈이라며 마구 씹다가 갑자기 드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보우마, 그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진의 붙박이수비수인 그 보우마였다.

알게모르게 아인트호벤에는 네덜란드 대표선수가 많이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점차 알게되었다.( 결국 아인트호벤은 그리 수수하지만은 않은 팀이었다.-_-; )

하지만 이처럼 단점 투성이인 아인트호벤이 이겼다.

왜였을까?

그이유는 바로 조직력이었다.

아인트호벤은 끈끈한 팀이었다.

뛰어난 스트라이커도, 믿음직한 대형수비수도 없다.

(물론 유럽최고 수준의 클럽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아인트호벤은 뭐랄까 대기업은 아니지만 탄탄한 중소기업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의 활동무대인 유럽이 대기업의 각축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늘 초라해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_- )

하지만 그들은 모든 선수가 공격진의 일부분이었고, 수비진의 한 부품이었다.

공격시에는 수비수가 적절하게 공격에 가담하며 공격의 힘을 늘렸고, 수비시에는 스트라이커조차 적극 수비에 가담하여 상대의 공격을 끊었다.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할 줄 아는 팀이었던 것이었다.

역시 히딩크의 팀다웠다.

2002년 히딩크가 우리 국가대표팀을 그렇게 조련한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어제경기에서 볼 수 있었다.

네덜란드 특유의 토탈싸커, 그것이 바로 히딩크 축구의 근간임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분명 응원하는 팀 없이,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았을때, 아인트호벤보다는 리옹이 다이나믹하고 응원할만한 팀이었다.

아인트호벤은 조금 답답하고 갑갑한팀이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없었다면 난 리옹을 응원했을 것이다. (미안해요 딩크-_- )

하지만 나는 한국인인 관계로 한국인이 있고, 한국인과 인연이 깊은 감독이 이끄는 아인트호벤을 응원했다.

그리고 나는 느꼈다.

아! 아인트호벤은 '좋은' 팀이구나.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믿으며 최대한의 힘을 끌어낼 줄 아는 진짜 '팀'이었다.

어제 경기내내 아인트호벤이 공을 잡았을 때는 리옹의 수비수가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었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리옹의 선수들은 스피드가 대단해서 잠시 방심하면 어느새 수비수가 들러붙었었다.

10 여미터 떨어져있던 리옹선수가 순식간에 대쉬해오는 장면을 허다하게 볼 수 있었다. 리옹선수들 진짜 빨랐다.(TV 보면서는 함참 리옹애들을 씹었었다.

저것들 왜저리 빨리 뛰는거야! 화나잖아 -_-; )

정말 불안불안했다.

더욱이 선수의 시야쪽을 리옹선수가 차단한 상태에서 수비수가 달라붙었을때는 더욱 불안감이 가중되었다.

하지만 아인트호벤선수들은 너무도 쉽게, 마치 등뒤에도 눈이 있는듯 백헤딩이나,  쥐어짜낸 패스로 자기편에게 공을 돌려나갔다.

한두번은 불안했었다. ( 처음에는 보면서 왜 자꾸 불안하게 저래! 하면서 화를 냈었다. 거의 한국 국가대표경기보듯이 몰입해있었던 것 같았다.-0- )

하지만 점차 그것이 쌓여가자, 아인트호벤 선수들의 움직임이, 그리고 그들의 패스가 위기에 몰려 쥐어짜낸 패스가 아니라, 평시에 꾸준히 해온 연습에 의해 만들어진 패스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것이 아인트호벤이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라가게해준 조직력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슛찬스를 놓치지 않는 최고의 공격진도, 어떠한 공격수도 막아내는 든든한 수비수도 갖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수십번은 슛을 쏠 수 있게 해주는 두터운 미드필드진을 갖고 있었고, 자신이 놓치면 그 실수를 수습해줄 동료를 가진 좋은 팀이었다.

왜 아인트호벤이 계속 네덜란드리그에서 독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인트호벤은 세계최고의 클럽팀들이 겨루는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딱 어울리는 팀은 아니다.( 레알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챌시같은 팀과 비교하면 너무도 수수한 팀이었다. -좀 심하게 말하면 프로팀과 대학팀정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아인트호벤이 우승을 한다해서 그것이 기적이나, 충격이라할 수는 없는 좋은 팀이었다.

그들은 최고의 팀은 아니지만, 자신이 가진 최고의 전력을 뽑아낼줄 아는 팀이었다.

그리고 결국 어제 경기를 승리하여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

아인트호벤은 역시 히딩크다운 팀이었다.

약한듯하면서도 끈끈하게 상대를 물고늘어져 결국 이기는 팀, 2002년 우리 국가대표팀과 너무도 닮은 팀이었다. ( 수비가 애매모호하다는 것까지 같았다.- 이런 히딩크스러운...... -_-; )

어제경기를 통해 나는 아인트호벤의 팬이되었다.

4강전도 새벽일텐데 걱정이 앞선다^^;


Comment ' 9

  • 작성자
    Lv.11 반여랑
    작성일
    05.04.14 22:41
    No. 1

    뛰어난 스트라이커는 다 팔아먹~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빨간피터
    작성일
    05.04.14 22:59
    No. 2

    ㅋㅋㅋ 1번 댓글 OTL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을파소
    작성일
    05.04.14 23:09
    No. 3

    으음..... 다음 4강은... 꼭 봐야 겠어요 ㅠ.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zeppelin
    작성일
    05.04.14 23:15
    No. 4

    리옹.. 16강 토너먼트에서
    분데스리가 작년의 마이스터 브레멘은
    1,2차전 종합 10:3으로 이기고 올라온 강팀입니다.;;
    그런팀을 누르고 올라온것만봐도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魔天覇劍
    작성일
    05.04.14 23:19
    No. 5

    그다지 수수한 거 같지는 않은거 같은데요.. 봄멜 코쿠 등만 봐도 그다지 수수한것 같진 않은데 . . .
    아인트호벤은 키워서 다 팔잔아요.
    호나우두 , 반니 , 호마리우 , 로벤 등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삼화취정
    작성일
    05.04.14 23:23
    No. 6

    다 팔아 버리니..쩝... 아쉽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붉은줄표범
    작성일
    05.04.14 23:28
    No. 7

    왠지 4등할거같은 느낌-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랜디로즈
    작성일
    05.04.15 00:19
    No. 8

    지성군이 막상 골을 못넣어도 항상 언제나 높은 평점을 받는 이유가 있죠..
    언제가 골이 있는곳에 항상 그가 있다..

    더군다나 이번 2차전에서는 이영표핸님의 활약이 엄청나더군요..

    아예 영표행님이 맡고 있는 왼쪽은 거의 관광 수준,.,.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5.04.15 11:16
    No. 9

    4등.....;;;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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