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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다시 보는 이 순신* 장군

작성자
Lv.55 [탈퇴계정]
작성
04.05.07 16:19
조회
318

1.

요즘 갑자기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 특히 세계사에 남는 전쟁에서 큰 일을 한 사람(주역이든, 악역이든)들의 알려지지 않은 일화, 그들의 생애를 재미있게 찾아 보고 있다. 예를 들어 2차 세계 대전에서 도이칠란트군의 암호를 풀기 위해 쏟은 연합국 수학자들의 노력, 진주만* 공습을 전후하여 벌어진 미국*과 일본* 두뇌들의 신경전, 히틀러*에 대한 일화 등은 무척 흥미로웠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는 저런 영웅이 없었나? 이런 생각을 하며 역사를 계속 거슬러 올라가다가 나는 한 대목에서 눈이 멈추었다. 아, 우리 나라에 영웅이 왜 없겠는가. 임진왜란 때, 일본*의 해군을 물리치고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 성웅인 충무공 이 순신* 장군이 있는데! 오늘은 잠시 어렸을 때 위인전을 읽던 시절, 중· 고등 학교에서 국사를 공부하던 시절로 돌아가서 이분의 생애에 대해서 좀더 알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신* 장군은 1545년 3월 8일(음력) 한성*부 건천*동(서울* 인현*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얼굴 모양이 뛰어나고 기풍이 있었으며 남에게 구속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과 모여 놀라치면 나무를 깎아 화살을 만들고 그것을 가지고 동리에서 전쟁 놀이를 하였으며, 자기 뜻에 맞지 않는 자가 있으면 그 눈을 쏘려고 하여, 어른들도 그를 꺼려 감히 그의 문 앞을 지나려 하지 않았다. 전쟁 놀이에서는 언제나 대장 역할을 맡아 동료를 잘 이끌고 포용하였다.

28세 되던 해에 비로소 무관 선발 시험의 일종인 훈련원 별과에 응시하였다. 모든 것이 잘 되었고 그의 급제가 확실시되던 차에, 불행히도 시험장에서 달리던 말이 거꾸러지는 바람에 말에서 떨어져서 왼발을 다치고 실격하였다. 부상 때문에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주변에 있던 버드나무의 껍질로 부러진 다리를 동여맨 채 무과 시험을 마쳤다는 일화가 전해 온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목적을 달성하려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실망하지 않고 더욱 무예를 닦아 31세에 마침내 급제하여 47세에 전라남도 수군 절도사로 부임하였다. 선조* 26년(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그는 왜군의 배를 먼저 옥포*에서 30여 척을 격침하고, 다음에는 거북선*을 사용하여 사천*에서 13척, 당포*에서 20척, 당항포*에서 100여 척을 격침했으며, 그 유명한 한산도* 대첩에서 적선 70여척을 격침했다.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한 병력으로 이토록 큰 전적을 낸 것은 전적으로 그의 뛰어난 전략과 통솔력 덕분에 가능했다.

그의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원 균*에게 졸렬한 모함을 당하고, 두 번이나 백의종군 신세를 졌다. 원 균*의 잘못된 작전으로 인해 자신이 키운 무적 함대가 거의 사라진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낙심하지 않았다. 삼도 수군 통제사를 재수받자 그는 믿을 수 없이 짧은 시간만에 군대을 재정비하고 바닷권을 회복했다. 명량* 해전에 임하기 앞서 장병들에게 필승의 신념을 일깨웠고, 열세 척의 전선과 빈약한 병력을 거느리고도 133척의 적군과 대결하여 서른 한 척을 쳐부수는 큰 전과를 올렸다. 전세를 단번에 역전했음은 물론이다.

1598년에는 일본*으로 몰래 철수하여 도망치는 적을 노량* 해전에서 대접전 끝에 대파하고 승리를 거두었으나, 불행하게도 이때 적의 총탄에 맞아 장렬하게 숨을 거두었다.

그의 이름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 더욱 빛이 나기 시작했다. 더구나 그와 맞서 싸웠던 일본*에서의 그의 평가는 가히 절대적이다. 역사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러일 전쟁에서 러시아*를 격파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일본*군 제독까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 제독은 러-일 전쟁 직전에, 부하들을 이끌고 남해*에 와서 이 순신* 장군 영전에서, 승전을 도와 주길 비는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이 순신*은 동양 최고의 영웅이었다. 그가 살아 있던 동안엔 일본*의 장수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어야 했다."

"이 순신*은 당시 조선*의 문무 관리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너무도 청렴한 인물이었고, 군사 통제와 전술 능력, 충성심과 용기가 실로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 한 이상적인 군인이었다."

"전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싸운 나를 영국* 넬슨* 제독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 지는 모르나, 정적들의 모함 속에서 싸워 승리를 거둔 이 순신* 장군과는 비교가 안 된다."

"영국의 넬슨*은 그 정도의 인물이 못 된다. 해군 역사상 해군계의 신이라고 할 제독이 있다면 이 순신* 한 사람 뿐이다. 이 순신*과 비교하면 나는 하사관도 못 된다."

여러 나라의 해군 사관 학교에서는 생도들에게 역사적으로 유명한 세계 4대 해전을 가르치고 있다. 거기에는 이 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이 물론 포함되어 있으며, 이* 장군의 승리가 넷 중에서 가장 값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열세 척의 배로 133척의 적선을 이긴 명량* 해전도 세계 해전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대첩으로 칭송받는다. 그리고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거북선*은 미국* 워싱턴*의 전쟁 기념관, 영국* 바다 역사 박물관을 비롯하여, 중국*, 도이칠란트*, 프랑스*, 캐나다* 등 세계 각지의 역사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순신*이 평생 동안 세운 전적은 23전 23승 무패. 아, 불가사의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전적을 남기며 풍전등화 같던 우리 나라를 구하신 뒤, 마치 "나는 내 임무를 다 했다"는 듯이 홀연히 유명을 달리하신 당신의 혼이여!

충무공 노래

보라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그의 모습

거북선 거느리고 호령하는 그의 위풍

일생을 오직 한길 정의에 살던 그이시다

나라를 구하려고 피를 뿌린 그이시다

충무공 오 충무공 민족의 태양이시여

충무공 오 충무공 역사의 면류관이여

일생을 오직 한길 정의에 살던 그이시다

나라를 구하려고 피를 뿌린 그이시다

시 이 은상*

이 순신*을 넬슨*과 비교하는 경우는 많다. 물론 생애는 두 위인 사이에 서로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분의 모습에서 세종대왕*의 모습을 더 느낀다. 관련이 별로 없어 보인다면 내가 제시하는 이유를 살펴보기 바란다. 그는 능력 있는 군인· 전술가이기 이전에 부하를 아끼고 사랑한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였고, 자신을 저버린 나라에까지 그토록 충성을 바친 애국심의 소유자였다. 이 순신*, 세종대왕* 모두 무(문)뿐만 아니라 문(무)과 덕까지 두루 갖춘 군자였고, 부정 부패를 모르는 원칙주의자였다. 또한 천재적인 재능과 실용 정신을 바탕으로 각각 거북선*과 한글이라는 불후의 걸작을 발명했다. 두 분 모두 성(聖)이 들어간 성웅, 성군이라 칭송받고 있으며, 우리 나라를 군사적인 면, 문화적인 면에서 구원한 분이기도 하다. 두 분이 없는 우리 나라의 모습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제 이해가 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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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제부터 내가 하려고 하는 말은 이 순신* 장군에 대한 사실을 조금 일반화하여 지금 우리 나라의 모습에 비춰 본, 내 생각이다.

우리 나라에는 예로부터 큰 일을 해낸 뛰어난 인물이 많이 나왔다. 이것은 참으로 사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뛰어난 인물과 동등한 지위에 있는 주위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그를 도와 더 큰 일을 하도록 후원해 줬다거나, 그가 이룬 업적이 후세들에 의해 제대로 전수되고 더욱 갈고 닦인 경우는, 역사를 볼 때 너무나 드물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미처 피지도 못하고, 혹은 빛을 다 발하지도 못하고 어이없게 죽은 영웅과 위인들이 우리 역사에서 얼마나 많았던가. 이 순신*은 살아 있으면서 얼마나 모함을 많이 받았는가. 또한 이 순신* 훨씬 이전에 살았던 바다의 영웅 장 보고*는 얼마나 허무하게 최후를 맞이했는가. 조선* 시대의 추악한 모함과 당파 싸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이런 정신의 차이에 대해 김 경일* 교수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란 저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 이후 조선*의 당쟁에서도 보듯이 정치의 승부는 언제나 더러운 모함과 암투였다. 정정당당한 승부는 없었다. 사화와 당쟁 때 수많은 인물들이 죽어나갔지만 제 손으로 죽인 예는 없었다. 언제나 법을 통해서였고 왕의 입을 통해서였다. 결국 조선*의 왕들은 교활한 사대부들이 고용한 살인 청부업자나 다름없게 되고 말았다.

반면에 일본*의 싸움은 언제나 '신켄 쇼부', 즉 진검 승부였다. 정면에서 겨루어 차라리 피를 뿌리고 쓰러지는 것을 아름답게 여기는 일본*의 승부 문화, 죽음을 미화하는 죽음의 미학의 뿌리는 여기까지 닿아 있다."

우리 겨레가 그토록 수모를 당하던 일제 시대였지만, 공 병우* 박사가 합격했던, 조선* 총독부의 의사 검정 시험의 합격자는 세 명 모두 한국인이었다 . (<나는 내 식대로 살아 왔다> 3장, 첫사랑과 의사 검정 시험 참고.) 비록 일장기를 달아야 했지만 일제 치하에서 일본*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마라톤에 출전한 선수 중엔 한국* 사람이 두 명이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안 중근*, 유 관순* 같은 애국 지사들을 자신(자기 나라 사람)이 죽이고도, 그 뒤 자기 집에 이들의 신사까지 세워 이들의 넋을 기린 일본*인들이 얼마나 되었는가. 아니, 일본*이 아무리 고대사와 자기네들의 추한 과거와 관련된 역사 왜곡을 해도, 임진왜란과 이 순신* 장군과 관련된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던가. (앞으로 할 지는 모르지만.. -.-;;)

이것이 무엇을 뜻할까? 일본*인들은 자기보다 약한 자에게는 잔인하고 악한 짓을 거리낌없이 하지만, 강한 자는 아무리 원수이거나 한낱 식민지 나라 사람이더라도 깍듯이 받들며, 무엇보다도 그의 실력을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에게서 뭔가를 배우고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의 지은이인 이케하라 마모루*는, "한국* 국내에서는 정치계든 경제계든 학계든 누군가 군계일학처럼 돋보이는 능력을 발휘하면 이내 나머지 사람들은 똘똘 뭉쳐서 뒷다리 잡기 작전에 들어간다. 한국*은 아직 영웅을 키우고 밀어 줄 환경과 의식이 안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참으로 잠언으로 곱씹을 만 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문제삼는 것은, 그나마 "위인"들이 해낸 일을 후세들이 잘 전승했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고려* 시대부터 이미 최 무선*에 의해 화약을 제조하는 방법을 전수받았고, 그때 실제로 왜구를 대포로 격파하기도 했다. 그런데 훗날 임진왜란에서 초반에 우리는 왜 한낱 조총을 앞세운 왜군들에게 그토록 참패해야 했는가? 그 반면, 네덜란드* 사람에게서 우리보다 훨씬 늦게 화약 제조법을 배운 일본* 사람들은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했는 지, 더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이 순신* 장군이 설계한 거북선*은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돌격용 철갑선이었으며 디자인, 성능, 기동성 면에서 16세기 어느 나라 전투선과도 견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거북선*이 임진왜란이 끝난 뒤 어떻게 되었는 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전쟁 후에도 다시 제작하여 여러 진영에 배속했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없다. 이* 장군이 순국한 뒤로 원본을 바탕으로 거북선*을 더 개량했다거나, 이미 있는 것을 잘 유지라도 했다는 기록이 없다. 이* 장군과 함께 거북선*도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 순신*을 기적이라고 말할 만 한 이상적인 군인이었다고 극찬한, 저 일본*인 역사가가 쓴 글을 다시 보자. 저 글 다음에 무슨 구절이 나오는 지 아는가?

"이 인물의 존재는 조선*에서는 그후 잊혀 버렸지만 일본*인들은 그를 존경하여, 메이지* 시기에 해군이 창설됐을 때, 그들은 그의 업적과 전술을 연구했다."

그들은 한국* 사람보다도 이 순신*을 더 잘 알았다.

이보다 훨씬 더 슬픈 사실이 있다. 우리는 550년도 더 전에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인 한글을 물려받고, 또 그보다도 훨씬 전에, 서양보다도 훨씬 전에 금속 활자로 인쇄 기술을 개발하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참말, 생각만 하면 목이 메여 눈물밖에 나오지 않는다. 얼마나 귀한 가능성을 놓쳤는가! 그 잘난 한글을 만들어 놓고 우리는 조선* 시대 내내 세종대왕* 이후로 한글로 무엇을 했는가? 한글의 세밀한 표음 능력의 도움을 얻어, 우리말을 기묘하고 아름다운 어휘와 소리가 넘쳐나는 풍부한 언어로 만들었나? 옹근 우리말로 된 우리식 학문과 사상, 철학 체계를 완성했나? 후손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명작 고전들을 남겼나? 한글과 인쇄술을 활용하여 무슨 내용이든 많은 책들을 값싸게 보급하기라도 했나?

예를 하나 들어 본다. 앞에서 이 순신* 장군에 대해 얘기를 했다. 그가 <난중일기>를 순한글로 썼다는 상상을 해 보자. 그 글이 직결식으로 제조된 한글 금속 활자로 손쉽게 인쇄되고 이 책이 전국에 보급되어 온 국민이 그의 삶에 대해 알 수 있었다면. 그리고 우리도 옛한글 표기법과 고어 어휘만 조금 알면 바로 그 원문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이겠는가!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는 후손들이 어리석어서, 그걸 고이 묻어 두기라도 했으면 말을 안 해. 우리는 이것을 대놓고 천대하고 비하하기에 바빴다. 그 악습은 지금까지 고스란히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지금 세벌식 자판과 한글날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 지만 봐도 답은 자명하다. 세벌식이라는 방식을 몰라서 두벌식이 표준인 것도 아니고, 한글날은 애초부터 공휴일이었던 적이 없었던 게 아니다. 제 혼자 무식한 군사 정권의 탄압 때문에 오늘날 국민 대부분이 두벌식에 빠져 버린 것이며, 한글날은 공휴일로 버젓이 있다가 제외당한 것이다.

글의 천대는 곧바로 말의 천대로 이어졌다. 우리말이 지금 어떤 신세이고 국민 대부분의 국어 사용 실태가 어떤 지, 더 말하면 입만 아프다. 시대가 21세기인데 아직도 말글 관련 토론 글터를 살펴 보면,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이기 때문에 한글만으로는 부족하다니, 한자와 한글은 우리말을 발전시켜 주는 양 날개와 같다"는 얼빠진 주장을 하는 사람(좀 부끄러운 줄 아시오!)들과 거기에 세뇌당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주 요한* 선생은 30년도 더 전에 "한글 전용은 시기상조이기커녕 시기가 500년 늦은 것"이라고 외쳤다. 이것은 우리말글이 아직까지 기울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이는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말글이 일어선다고 나라가 무조건 즉시 일어서는 것은 아니나, 말글이 이 모양인 것을 내버려 둔 채 나라가 흥하길 기대할 수는 없다.

참말, 이런 현실들을 직시하지 않고서 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노벨* 상(과학 분야)이나 필즈* 상도 못 받고, 학문과 사상이 주변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는 지 고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수상자가 나오는 게 비정상이다. 여기서, 중국*· 일본*은 한자를 쓰니까/쓰고도 그런 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않았냐고 반문하는 엽기적인 분은 없길 바란다. 우리 처지를 감히 중국*이나 일본*의 것과 비교하다니.

--------------------------------------------------------------------------------

3.

이제 와서 과거에 집착하고 싶지도, 한국*인은 근본적으로 국민성이 이렇고, 일본*인은 저래서 지금 우리 나라가 이렇다는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도 않다. 나는 그런 말을 믿지 않을 뿐더러, 그건 편견만을 심어 줄 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 단지,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역사를 만들어 낸 채 이렇게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우리 나라는 분명 특별한 나라이며, 하나님*께서 뜻을 품으신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분께서 수백 번의 호된 외세 침략으로부터 우리 겨레를 보호하고, 세종대왕*을 통해 우리 겨레(어떤 면에서는, 한글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는 것 같은)에게 한글 같은 문자를 주셨을 리가 없다.

하지만 하나님*은 바로 그 한글이 500년 동안이나 빛을 보지 못하고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을 그대로 묵인하셨고, 우리에게 가슴이 미어지는 슬픈 과거사와 현대사도 주셨다. 거기에 어떤 숨은 뜻이 있는 지 우리는 당장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극은 21세기 정보화 시대, 한글 시대의 도래와 함께 끝날 것이고, 세상의 끝을 앞두고, 한글을 앞세운 우리 나라가 세계의 별로 이름을 떨치는 날이 머지 않아 올 것이다. 그날을 살아서 지켜볼 수 있는 세대는 축복 받은 세대이다.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냐 하면, 그게 불가능한 일이라면 정말 우리의 역사와 삶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글 문화권의 꿈>, 김 동길*) 일종의 귀류법으로 근거를 내세운 것이다.

내가 이 순신* 장군을 시작으로 글타래를 여기까지 풀어 온 것도, 충무공*을 통해 우리 겨레의 비전을 볼 수 있었고, 비전이 실현되는 "그날"이 오는 시기를 좀더 앞당기고 싶어서이다. 우리 겨레에겐 그동안 많은 기회가 찾아왔으나 우린 우리의 무지와 부족함으로 인해 그것을 너무나 많이 놓쳤다. 하나님*은 긴 시간 동안 너무나 큰 댓가를 통해 이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 이제 그 사실을 안 이상, 우리는 알고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여 역사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위에서 말한 대로 훌륭한 조상을 두고 보배로운 유산을 물려 받은 자랑스러운 겨레다. 우리 겨레가 갖고 있던 시기심과 질투, 자기 비하 같은 못난 습성을 버리자. 나라와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그런 성질이 없나 살펴보자. 세계인이 보기에 한글 세대로서 부끄러움이 없는 겨레의 모습을 보여주자.

또한, 한글이 아무리 보배라지만 한글이 도깨비 방망이일 수는 없다. 한글은 다만 열쇠일 뿐이다. 실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앞길을 열어 가는 일은 우리 몫일 수밖에 없다. (<한글을 알면 내가 보인다>, 송 영상*) 한글은 알면 알수록 더욱 긍지를 느끼게 된다. 우리말과 한글을 즐겨 쓰고 옳게 쓰고, 더 낫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자. 나부터 자부심이 없으면서 세상에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줄 수는 없다.

우리가 이렇게 진정 한글의 주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주*님의 뜻을 기다릴 때, 하나님*은 우리 겨레와 우리 문화를 죽어가는 세상 가운데에 높이고, 500년 전에 뿌린 한글 씨앗을 아름답게 꽃피울 것이다. 내가 이 순신* 장군을 통해 본 우리 겨레의 비전은 바로 이것이었다.

2002년 11월 4일


Comment ' 3

  • 작성자
    가라
    작성일
    04.05.07 23:59
    No. 1

    흥미 있는 내용이네요. 내용중에 하나 태클 걸자면 거북선은 이순신장군이 발명한 것은 아니지요. 실록에 보면 태종인지 세종대왕인지가 거북선(구선)의 훈련 모습을 봤다는 기록이 있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5 [탈퇴계정]
    작성일
    04.05.08 11:32
    No. 2

    기록에 있는 것은 귀선으로 알고 있고요 귀선은 거북선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충무공이 거북선을 무에서 창조하진 않았고 판옥선과 귀선정도를 모태로 하여 만들었고 왜구의 접근전을 방지하기위해 배 상층에 철갑을 쒸운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기록상에도 거북선에 대해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가 이순신이 올린 문서에서 거북선을 만든다고 나온것으로 압니다.
    이때 거북선을 이순신 밑의 특히 나대용이란 분이 많이 고안했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 총 책임자가 이순신이 였고 병력의 열세를 만회하고자하는 생각이 담긴 끝에 만든것으로 거북선의 능력에 대해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책임하에 만든것으로 압니다.
    그러므로 이순신이 거북선을 고안하지 않았다고 해도 실제적으로 배치 사용하여 큰 성과를 내었으므로 이순신 이후에는 거북선이 사라 졋으므로(왜 이런 배를 설계도면 하나라도 남기지 않은 조선시대에는 할말이 없습니다) 이순신이 거북선을 만들었다라고 해도 이상할것은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탈퇴계정]
    작성일
    04.05.08 11:46
    No. 3

    그리고 참고로 거북선은 돌격용 선박으로써 큰 소나무로 만들어 그당시 일본의 배보다 비중이 0.73정도로 0.3~0.4 정도의 일본의 선박보다 튼튼했고 노가 선박 밑으로 나와 있어서 돌격시에 일본배는 노가 부러지며 박살나고 거북선은 멀쩡한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거북선에 사거리 500미터와 400미터 정도의 큰 화포를 전 좌, 우 로 발포할 수 있어서 한 방 맞으면 불길에 휩싸여 가라앉았답니다.
    그런데 거북선을 많이 축조하지 않은 이유는 주 공격선이 판옥선이였고
    전략이 거북선이 앞에서 왜선들을 어지럽게 하면서 왜선의 사거리 밖에서 판옥선으로 집중 사격하여 격침시킨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북선이 축조하기 어려워서보다는 전략상 많이 필요하지 않아서라고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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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07 시디이미지에 대해서 잘 아시는분~ 답변~ +5 Lv.18 永世第一尊 04.05.06 303
21606 날 위해 울지 말어유우~ +1 리징이상훈 04.05.06 205
21605 동영상 링크하려는데 좋은 계정 없을까요? +2 Lv.14 Dainz 04.05.06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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