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오늘 제가 학교에서 어떤 넘하고 뒤지게 싸웠습니다.
이유는... 단지 제가 '점수가 올랐다!'라고 하니까 그 미친 넘이 알지도 못하면서 다짜고짜 욕을 하더군요.
오늘 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다른 애들의 기분을 염려해 가채점 결과를 몰래 숨겨서 담임에게 드렸지만... 어떤 시끼가 그걸 보고 문과 전체에 소문을 쫙 퍼뜨렸습니다. 그 이후로 저랑 친한 애들이 말도 안걸고 제가 다가가면 슬슬 피하더군요.
네, 저 수능점수 올랐습니다. 많이 올랐지요. 하지만 점수가 오른게 뭐가 그렇게 큰 죄입니까? 물론 수능을 망치신 분들의 기분을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이해합니다만, 그게 지나가다 욕듣고, 무시당하고, 따당하고 할 정도의 큰 죄란 말입니까?
제가 그렇다고 잘난체 한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입을 다물고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으며 성적에 대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았는데 주위에서는 '아~XX넘, 넌 연고대나 가라(못 간다 XX아!)', '컨닝했냐? (앞뒤는 짝수였고 옆은 거리가 먼데 어떻게? 니는 그 상황에서 컨닝 할 수 있겠냐, XX넘아?)'라는 식의 온갖 험담을 쏟아 냅니다. 그말 들을때마다 정말 기분이 더러웠습니다.
예, 장난으로 그럴 수는 있습니다. 저도 10월 모의고사때 영어 5등급 맞고 9월보다 점수가 20점이나 하락했을때 저도 잘본 애들한테 뭐라고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당하는 것처럼 정도가 심하게 갈구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사회에서 언제 사람들이 남 잘되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같이 기뻐할 날이 올까요? 아무리 인간이 이기주의적인 존재라고는 하지만, 이런데 까지 투기를 부려서야 되겠습니까? 수능 망친 분들의 심정은 잘 알겠지만,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학교에서 성적 잘 나온 애들에게 뭐라 그러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글을 읽은 뒤에는 그러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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