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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푸른이삭2
작성
03.09.26 15:13
조회
423

신데렐라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하루아침에 귀염받는 딸에서 하녀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그녀는 갑작스런 불행에 좌절하거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눈물로 세월을

지새우지 않았다. 새어머니와 의붓언니들의 모진 구박도 꿋꿋이 참고 견뎠으며, 언

젠가 밝은 미래가 찾아 올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세상의 시선에서 본다면 신데렐라의 직업은 세상에서 가장 별 볼일 없는 일이 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에 직업 정신을 갖고 주어진 일을 성실히

이행했다 .신데렐라는 증오심을 키우거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데 몰두하지 않았

다. 그녀는 그런 일로 고민해봤자 위궤양으로 고생하거나 피부에 잔주름만 더 늘어

날 뿐이라고 생각했다. 신데렐라에게 '부엌데게'는 직업의 별칭일 뿐, 그녀의 삶에

대한 정의는 될 수 없었다.

비록 겉모습은 재투성이 소녀였지만, 자신감으로 자신을 무장한 신데렐라에게는 두

려울 것도 부끄러워 할 것도 없었다. 그녀는 현재의 모습에 연연하기 보다 미래를

믿었고, 그런 믿음은 자신감이 되어 어떤 드레스 보다 아름답게 그녀 자신을 감싸주

었다.

신데렐라의 자신감은 뜻밖의 행운마저 기회로 만들었다. 마법사 아줌마가 나타났을

때, 그녀는 아줌마의 호의에 기꺼이 응했다. 그녀는 의심스런 눈길로 마법사 아줌마

를 흘깃거리거나 퉁명스럽게 쏘아붙이지 않았다.

"대체 저한테 왜이러시죠? 무슨 꿍꿍이속으로 이러시는 건가요?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저한테 너무 친절하신거 아닌가요?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

고 절 그냥 내버려주뎃요. 부엌데기 신세도 익숙해지면 그럭저럭 지낼 만 하니까요.

저한테 이러쿵저러쿵 잔소리 하지 말라고요!"

만약 신데렐라가 불행에 길들여져 있었다면 이렇게 외쳤을 지 모른다. 그녀는 오랫

동안 불행의 끈에 매여 있었다. 그상태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그 끈에서 풀려날 수

있는 기회가 와도 그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데렐라는 불행의

끈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무도회장에 도착했을 때도, 신데렐라는 호박마차안에서 몸을 사리거나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지 않았다.

"파티에 혼자 오는 사람이 어디 있담! 다들 나를 외톨이라고 생각할 거야!"

사람들은 종종 낯선 장소에 혼자 가기를 두려워한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혼자

라서 위축될까봐 미리 겁을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이기를 두려워 한다면, 평생

동안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은 한두 가지에 불과할 것이다. 신데렐라는 혼자라서

의기소침하거나 남들에게 초라하게 보일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깨를

펴고 턱을 치켜든 채, 당당하게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신데렐라는 완벅하고 자신감있는 차림새가 주는 놀라운 힘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

렇지만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어 교만에 빠져 있지 않았다. 단지 그녀는 자신

의 값비싼 드레스를 황홀하게 바라보았을 의붓언니들을 살펴보며 고소해하느라 쓸데

없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가장 효과적인 복수는, 복수 따위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신나고 재미있게 삶을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왕자가 다가와 춤을 신청했을 때, 신데렐라는 그 요구에 당당히 응했다. 그녀는 공

연히 움츠러들며 화장실로 달려가 화장을 고치느라 수선을 떨지 않았다. 왕자의 품

에 안겨 춤을 추는 동안, 그녀는 불안감에 사로 잡혀 자존심을 앞세우며 이런 말로

왕자를 트집잡지 않았다.

"혹시 제가 불쌍해 보여서 이러시는 건가요? 아니면 절 놀리려고 이러시는 건가요?"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이런 말은 남자를 움츠러들게 하기 십상이다.

자정을 알리는 시계소리가 울리기 시작했을 때, 신데렐라는 왕자의 팔에 매달려

"끔찍한 삶에서 날 좀 구해주세요!" 라고 애걸하지 않았다. 왕자가 자신을 진정

좋아한다면, 어떻게든 자신을 찾아올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신데렐라의 믿음대로 왕자는 그녀를 찾아왔다. 신데렐라를 찾아온 왕자에 대해서

아마도 그녀의 친구들은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을 것이다.

"대체 그 사람은 왜그렇게 격이 맞지 않는 상대에게 이끌리는 걸까? 신데렐라,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 하지만 좋은 가문 출신의 아가씨들을 모두 마다한다는 건,

그 사람한테 좀 문제가 있는거 아니겠니?"

하지만 신데렐라는 친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앟았다. 자신의 일이라면 친구들

보다는 본인이 더 잘아는것이 당연했고, 또 주위의 소문보다는 상대 남성과 대면했

던 본인의 직접적인 경험을 더 신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백마를 탄 왕자가 달려왔을 때, 신데렐라는 절대로 다음과 같이 외치지 않

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이봐요, 물러나란 말이에요!" 난 직접 내 말을 몰고 가겠어요!"

신데렐라는 그녀를 멋지게 안아 올려 말에 태우고 떠나느 것이 왕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자신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내맡긴다 해도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Comment ' 4

  • 작성자
    Lv.21 다라나
    작성일
    03.09.26 15:39
    No. 1

    정말 좋은 말입니다. ^^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지금 고무림에 꼭 필요한 태도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illusion
    작성일
    03.09.26 15:58
    No. 2

    으음..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신데렐라라는 인물은..

    허구적 인물이지만 대단하군요.

    본받아야 할 점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자신감 있는 태도가 얼마나 멋집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Runy
    작성일
    03.09.26 20:28
    No. 3

    여러가지 의미의 해석이군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3.09.26 23:22
    No. 4

    저거 쓴 사람은 신데렐라의 속마음을 어찌 저리 잘 안대요. 제가 본 동화책에서는 신데렐라의 심리묘사 같은 것은 전혀 되 있지 않았는데...(쳇 그땐 또 어릴때라 뭐 주인공의 심리상태 파악 이라던지 하는걸 했을리가 있나요..ㅡㅡ;)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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