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못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카페로열님이 몇 일전에 예전에 두세편 쓴적 있지 않냐면서 물었을 때 완전 뜨끔했는데, 사실 그때 당시에 내가 연재를 하면 혹시나 마음을 차리고 글이 잘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서, 자연란에 던졌지만......역시나 전혀 쓸 마음이 생기지 않았던거죠.
도대체 제가 왜 글을 못 쓰는 걸까요!!
1. 8시간동안 고민해서 1400자를 썼고 보람차지요. 근데 다음날 쓴걸 포함 2000자를 지웁니다.
2. 단어 하나가 거슬려요. 대략 1~2분 걸리지만 7시간동안 찾다가 포기한적도 있어요. 결국 그 단어 하나 때문에 15일간 글에 손을 대지 않다가 글쓰기 봉인 ㅋㅋㅋㅋ.
3. 내용을 치밀하게 짜서 후반내용이 정해졌는데, 세세한 부분 하나 때문에 오류가 생기고 스토리 추가, 수정, 변경이 생기면, 스토리 정리가 될때까지 글쓰기 봉인.
그래도 몇년 전에는 의욕이라도 있어서 쓸 생각은 있었는데, 단 한 단어 때문에 만자가 날라가서 그때부터 포기하고 글을 안쓰기 시작했어요.
4. 애초에 한번 스토리 생각할때마다 우울증 걸릴 것 같아요. 안될 스토리. 주인공이 평생 솔로라니!!! 난 인정할 수 없어요.
5. 분명 제 소설은 베이스는 성경의 창세기전과 번외성경의 내용을 틀고 틀었고, 글의 분위기는 전민희님의 태양의 탑, 이영도님의 폴라리스 렙소디, 카이첼님의 희망찬에 영향을 받았어요. 2006년도 중반에 군대에서 스토리는 완성하고, 2007년 초에 프롤로그를 썼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카이첼님의 잃어버린 이름 -3부작 연재하는데 타임리프에 연관되는 메인 스토리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보면 볼수록 똑같은 끔찍한 느낌!!!! 2부 말에서 스토리가 갈리지 그전까지는 빼도박도 못할 정도로 로멘스 스토리가 똑같아요...
주인공이 한 여자를 만나는데, 여자는 이전 남자를 그리워하고 비극 발생. 주인공이 과거를 가서 그 여자의 어린시절을 만나지만, 주인공은 처음의 여자를 좋아하고, 어린 여자가 주인공을 좋아하고 비극 발생.
그리고 저에게도 비극 발생 ㅜㅅㅜ 참신한 스토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잃어버린 이름 연재 당시에 결국 손을 완전히 땠죠.
6. 아무리 말해봐야 결론은 게을러서 그런거죠. 의욕도 없고...
그런 의미에서 홍보입니다!! 홍보!! 1년에 한편씩 연......;;
허공탑(虛空塔)
가끔 날씨가 맑은 날이면, 끝없이 펼쳐진 대하의 푸른 물결위로 하늘 끝단이 덮여갔다. 강과 하늘은 오랫동안 맞닿아 서로 색이 바래 경계를 지을 수가 없었다. 다만 하중도의 오래된 등대, 아니 반짝이는 사금파리로 지은 듯한, 작은 탑이 파란 허공에 떠 있기에 그 즈음에 경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도의 끝에 서 있는 탑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가장 오랜 시간 탑을 바라본 노쇠한 대장장이 장 파르시 씨의 삶 이전에도 탑은 있었고, ‘장’의 할아버지의 삶 이전에도, 그의 할아버지의 삶 이전에도 탑은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간에 그것은 하나의 표지(標識)였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강과 하늘의 경계를 짓는 표지였고, 희미한 빛남으로 인해 밤과 낮의 경계를 지어주는 표지였으며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를 구분하는 표지이기도 했다.
가끔 날씨가 맑은 날이면, 선이 곱고 작은 소년은 하안의 단구에 서서 고도의 탑을 바라보곤 했다. 소년은 불어오는 바람에 밀짚모자를 붙잡고 칠흑같이 검은 두 눈으로 탑의 끝을 응시했다. 그러면 탑은 고요하게 부는 바람의 끝에 의미를 주며, 그의 귀에 대하 밖의 것들을 하나씩 알려주었다. 탑 사이로 태양이 걸려 모든 것이 붉게 변할 즈음까지 소년은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황혼이 오면 하늘도 강도 탑도 모두 붉게 물들었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밟으며 한걸음, 한걸음씩 걷다 보면 어느새 컹컹대는 양치기 개의 짖는 소리와 함께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그렇게 짧은 황혼이 사그라지면 지평의 끝 작은 사원에서 늙은 종지기는 느릿한 걸음으로 종탑의 층계를 올랐다. 붉게 조각난 빛에 그을린 종이 만과(晩課)를 울리자, 그 울림을 타고 어둠이 깊게 스며들었다.
어슴푸레하게 남은 편광(偏光)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발소리에 놀란 작은 풀벌레의 속삭임과 달의 고요함만이 가득 찼다. 소년은 덤불 사이 오솔길을 타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갔지만, 사원의 문턱을 밟을 때는 이미 밤의 어둠이 짙어져 있었다.
-아브릴 데모시아, 여전히 만과에 늦으시네요.
사원의 하얀 대리석 회랑을 따라 목소리가 울리며, 아른거리는 불빛이 안에서부터 서서히 밝아왔다. 횃불을 들고 온 누군가는 천천히 다가와 베일을 벗었다. 그는 두 눈을 감은 채로 따스하게 웃었다.
-돌아오셨군요, 아드나젤 부제(副祭)님.
데모시아라고 불렸던 소년은 사제복의 청년에게로 뛰어들었다. 청년은 능숙하게 소년의 밀짚모자를 벗기고, 그 팔로 소년을 가볍게 안았다. 아른거리는 횃불의 따스한 온기가 부드럽게 등을 감쌌다.
-데모시아 씨는 여전하군요. 이건 선물입니다.
아드나젤은 온기가 남아있는 작은 상자를 데모시아의 손에 쥐어 주었다. 데모시아는 손에 든 상자를 품에 넣고 밝게 웃었다. 아드나젤은 사원의 입구의 횃대에 불을 붙이고 돌아섰다.
상자를 만지작거리던 데모시아가 문을 향해서 황급히 걸어갔고, 아드나젤은 횃불을 들고 그 뒤를 따랐다. 바람이 고요하게 불어와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風磬)을 차갑게 울렸다.
솔직히 나은 글을 쓰고 싶어요. 좋은 글을 쓰고싶어요. 그것 때문에 작년에 문피아에서 다른분들 비평글을 쓰며 노력했는데...프롤로그가 개중에 그나마 나으니 이렇게 남에게 보여주는거죠...ㅋㅋㅋ
저도 그러고보니 연재를 안한건 아니네요. 흑역사 비슷한게 있긴하네요. Moon이라고 쓰다가 끝나가기 직전에 패망한 릴레이 소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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