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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1

작성자
Lv.1 코세이
작성
10.07.14 17:41
조회
82

"ㅇ...우으으....."

"..킥, 소리 내는거 봐봐..이 자식은 의외로 건드는 재미가 있네."

내 앞에 서 있는 서너명의 남자는..갑자기 날 막아서고 폭력을 행사한다..

빠아아악~~!!!!!!!

고개가 돌아가고..다시 바닥으로 처박힌다....

..

...........

"..아악!!!..ㅇ...아...아파..그만해...미안해요.."

아파..

끔찍하게 아파..

밟지마..

너희를 봤다는 이유로 때리는 거라면 내가 잘못한거지만..

두려워.

무서워.

...어떻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흑....ㅋ...윽...흑..용서해줘...미안해.."

내 잘못이야..

..뭔지 모르지만 내가 잘못한거야..

무서워..

용서해줘..

"야.야..적당히 하자."

"그래.. 이 근방은 순경들이 잘 돌아다닌다구. 걸리면 재수없잖냐."

아..

"맞아.. 갑자기 튀어나온 이딴 새끼 때문에 위험부담할 필요는 없잖아~! 그만 가자"

"하~ 씨!!! 나오라고 그래!! 안그래도 오늘 기분 더러운데 살인이라도 저질러 버리지!!"

"킥킥...그나저나 이 자식 와들와들 떨고 있잖아??..남자새끼 맞아?? 그렇게 아프냐.. 민재영??"

내 지갑속 학생증을 흔드는 놈이 내 이름을 불러댄다.

아...맞다...

...내 이름은 민재영..

"더러운 새끼...난 이렇게 생긴것도 재수없게 생긴놈이 쪼르르 다니는거 보면 구역질이 나... "

"그나저나 이 새끼.. 이건 또 뭐냐...이마가 다 가려질듯한 빨간 두건을 매고 있잖아??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킥킥...웃기다...이거 이새끼 곰팡이 선 흉터라도 있는거 아니야???"

....그리고..

내겐 그가 있었어.

...내겐 그가 있었어.

.....................

........

..........................왔다..

...그래, 나타났어.올줄 알았어. 눈 부신 빛과 함께 나타나는..

..그래.

내가 찾으면 언제든지 옆에 나타나는...

...나를 지켜주는..

그가 있었어..

revival + 부 활 +

"..괜찮아..?"

조심스럽게 나를 부축하는..

누구나 피하는 이 추한 작은 몸둥이를 소중히 대해주는..따뜻한 손길이 느껴졌다..

"ㅎ..흐..흑흑...현민아...아..아파.....나..아파..죽을..거 같아....."

덜덜 떨리는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는 눈에..

...떨어지는 눈물은...멈출줄을 모르고..

[ㅇ...으..으아아아아아아악~~~!!!!!!!]

[사....아악!!....ㅅ...살려줘!! 아..아악!!!!!]

...

.......

..날 비웃었던 입들에서 비명이 품어져 나왔었다.

날 지켜주러 온 현민이의 손에 모두 땅바닥을 기며 빌었다.

그 모습마저 너무너무 무서웠는데..

순간..느껴졌던 그 생생한 기분은..

...마치....쾌락과.. 같은..

끔찍해...........

몸은 무서워서 덜덜 떨리고 있는데..

내 안 깊숙한 곳에서 들렸던건.........아마도 웃음소리.....

...즐거워 하는듯한.

--ㅋ...킥...하하하하~!!!!-----

.......

..

"..그러니까 내가 밖에 나가지 말랬잖아.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말랬지."

추하게 달랑거리는 눈물을 닦아주며..현민이가 날 보며 말한다.

"저런 놈들 가까이 가봤자 이렇게 당하면서..왜....."

현민이가 조금 말끝을 흐린다..

....

알고 있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나의 증상이 더욱 심해진것은..

밤만 되면 무작정 집을 튀어나와 어디론가로 달려간다.

..그리고 내가 멈추어 선곳은....어디하나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가려는 마음이 아니여도 몸이 움직인다.

그 순간만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느껴지는건 고통뿐..

그럴때마다 늘 현민이가 찾아온다.

한번도..날 못찾거나 정말 위험하게 만든적은 없이...날 지켜주었고.

....

아름답다.

나를 지켜주는..현민이..

.....내 현민이..

날 지켜주는 사랑하는 현민이..

"사랑해.."

내 작은 말에 내 옷을 추스리던 손이 잠시 멈춘다.

그리고..

아름다운 흑색의 눈이 나를 응시한다.

.....늘 같은 패턴이다.

내 고백에 늘 그 눈이 아프게 휘어지며 슬픈 미소를 짓는것은.

사랑하는데..

기대한적..없지만........그런거...바라지 않지만..

..이런 추한 얼굴로 그런말 내뱉는거 조차 겁나지만..

조금은..날 좋아해서 지켜주는게 아닐까..싶어서.....너무 황홀해서 나도 모르게 주문처럼 나오는 고백에..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적은....없었다..

구차하게 매달려도 고개를 끄덕거리는 현민이일뿐..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이런 징그러운 날 밀어내지도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계속 기대도 .........되겠니..?

널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몇몇은....나때문에....내가 추하기 때문에..너까지 인상을 찌푸리며 보는데도...

..그래도 나를...지켜주겠니..?

...나는..

"..사랑해..현민아.."

너 밖에 없는데..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현민이와는 같이 살고 있다.

둘이서만 살고 있고..내가 기억할정도엔..이미 현민이와 함께였다.

부모님도 없다.

우리가 혹 형제인지..아님 남남인지..부탁을 받았는지..왜 함께 사는지...언제부터 친구인지 알수 없다.

...하지만 물을수도 없다.

거울에 비춰지는 내 모습은 실로 끔찍하다..

미친 사람처럼 풀어진 죽은 눈동자...울긋불긋한 상처로 가득한 얼굴..

생기없는 푸석푸석한 검은 머리..까슬까슬한 피부..

늘 터진 입술...찢어진 눈썹..

..그 위로..

안 어울리는 커다란 붉은 두건이 이마를 덮어 단단히 묶여있다.

....벗어본적이 없다.

단 한번도.....

..아니.

정확히 말하면...손조차 델수 없었다고 해야하나..? 떼어낼 생각만 해도...바로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버려서.

............상관없다.

몰라도 괜찮아.

잊어버린거라도..괜찮아.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우니까...겁나니까.........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상관없어.

..현민이와 함께니까.

...그런데..

........왜..

..또...이런 곳으로 와 버린 걸까.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이상하다..

항상..

이렇게 미친듯이 뛰어나와 보면...별의 별 무서운 사람들을 만나 구타를 당하고는 했는데...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제까지 중에서...가장..

"..하,...아아.."

머리가 아프고..

터질듯 뛰는 심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호흡까지 집어 삼키는 듯한.

[==-|+......]

....!

[#@!@#%#%.......]

..뭐..?

"...!!!..아앗..하!!"

그만해.!!

이제 그만해. 머리가 깨질거 같아..

..시끄러워..!!!!

부스럭.

...

.............

.....아...!!..

..작은 소리와 함께.....

빛이 나타났다.

빛 같은 사람이.....아...

..

이건..

....이 사람은..

..나는 힘없이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파르르..떨리는 내 시야 안으로..

아름다운 빛이...들어오는 듯 했다..

...

......

아........름..다워...

....

믿을수 없을만큼..

현....민이 만큼..이나.......아름다운..

현민이의 얼굴을 보며..이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은 없을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사람은....이 남자는...

..너무나 매혹적인...모습이였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초록빛 머리에..

무슨색인지 알수 없을만큼 신비한 색의 눈동자...

어둠속에 빛나는것만 같은 하얀 피부위로 조각같이 새겨진 눈코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였다..

잠시동안...아니..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은 눈을 뗄수 없었다.

눈을 뗄수 없을만큼 강한 무언가가 날 끌어당기고 있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의 오른쪽 뺨의 초록색의 문신은 턱까지 내려와 있었고..

단아한 이마위에 녹색의 구슬..목걸이 같은게...자리잡혀있었다....

현민이와는 달리....왠지 사람같지 않은 느낌의.....아름답지만...분명.....남자..

단정하지만..평범한 옷을 입은게...오히려 이상할정도로...

...이질감이 드는...

그 남자도 곧 나를 보고....내가 놀랄만큼이나 아름다운 눈이 커지더니..

곧...따뜻한 미소를 머금는다.

...왠지..

그 모습이...왠지 너무....익...숙한..

이..유는 왜일..까...?

.............

....

...

.....!!!!!

갑자기 그가 고개를 숙였다..내게!

"으..으왓!!;;"

놀라서 펄쩍 뛰며 뒤로 물러서는 내게..

마치....주인에게 절하는 노예처럼.....그가 고개를 숙인다.

추한 나에게..

작고..더러운 나에게 아름다운 그가 고개를..!!

..왜?

"에....에??...ㅈ..저..저기...."

울음이 나올거 같다..

두...려워......

[..뭐가..?]

불안해...

.......뭔가가 터질거 같이...

가슴이..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도저히 인간의 목소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종소리처럼....울리는.....

....

쿵...

...쿵..쿵.!..

쿵..쿵.!.쿵..쿵.!!....쿵.쿵쿵..!!!!!!!

"..재영아."

!!!!!

...

익숙한 음성에...뒤를 돌아보니..현민이가...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혀...혀..현민아....."

안도감과 함께...다시 밀려드는 슬픔들........

......또 다시 밤에 밖에 나와 버렸다...

스스로 자제할수가 없다.

...내가 아닌거 처럼..

마치 나로서는 어쩔수 없는 것 처럼.

.....

..무서웠어.

현....민아....화내지마...나 무서웠어..

또 이상한 곳으로 온줄 알고.....무서웠어..

다행히..이렇게 아름다운..사람을 만났는데 말이야...

..그게..

"아..!!"

갑자기 나를 잡아당기는 현민이 때문에...나는 담아두었던 한 마디의 말도 할수없었다.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고..단지 심장만..

......미친듯이..

"....."

"....."

내게 고개를 숙였던 그 아름다운 사람도 어느새 고개를 들고 나를 응시하고 있었고

그 바람에 나를 잡는 현민이의 팔에도 힘이 들어갔다.

[...ㅁ....났어..]

......!!!!

[만..났어.....ㅋ..킥...만났..어....]

쿵....

..쿵...쿵...

...시작이다.

어느새부턴가..머릿속..내 안에 어딘가에서........이제는 정확하게 들리는.....

.......매력적인 목소리..

내겐..

마치 정신을 잃어버리게 만들...독약과 같은.

두근.

두근.

[---ㅋ..키..킥...]

...

.....

[----키..키킥킥....드..디어...]

...시끄러워..

[---키킥..핫하!! 아~하하하하하~~!!!!!]

.......조..용히 해!!!

[----하하하하하하하하~~!!!!!!!!!!]

....사라져!!!!!!!!!!!!!

.......

"...찾아 다녔습니다. 꽤 오랫동안."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아픈..환청은 말끔히 사라졌다.

두근.

내게 다가온다.

내 눈을 바라본다..

이 추한 눈을...그 아름다운 눈동자가 응시한다.

"...생각보다..빨리 찾아냈군."

...

현민이의 목소리에 그가 잠시 멈추어서지만...

...여전히 그 눈은.....내 눈을 응시한다.

....그래..

뭔가를 얘기하고 있었다.

아주 절실히..

아주 슬프게..

....알아들을수는 없었지만.

"..꽤나...고생했습니다..........오늘 이 분이 절 부르시지만 않았어도...아마 더 힘들었을테지요.."

"....."

.....

..누가 불렀..다고...??

갑자기 나타나서 고개를 숙이고..

아는 사람처럼 얘기하고...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익숙한 존대어..익숙한 몸짓..

...익숙한 눈빛..

혹시............나....이 사람을......아는..걸까..?

이 사람 역시........날...그리고 현민일 알아..?

----난 아무것도 모르는데..

.......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데...

[-------ㅋ..킥..킥.큿..크하하하하핫~~~!!!!!!!!!!!!]

...........

지끈.

....머리가...울린다....

"당신이 굳게 닫아두려했던 힘이 벌써부터 세어나오고 있습니다..

분명...........이 분은.......깨어나시려는 겁니다."

"....."

"...그만...이제 눈을 뜨려 준비하시는 겁니다.."

"...."

"...."

"....깨어나게 하지 않아."

.....

조용히 울리는 현민이의 목소리와 함께

날 안은 현민이의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예외란 없어. 어떤 일이 있어도 깨어나게 하지 않는다.... 절대 '부활' 하지 않아.

이 아이는...민재영이야."

"...."

현민이의 말에 남자의 눈이 살짝 가늘게 가라앉고..

곧...아주 떼어내기 힘들다는 듯..닫혀있던 입술을 연듯 싶었지만....

정작 그의 말은 조금더 시간이 흐른 후에야 밖으로 나왔다.

".....이.......아이....라고..요....?...."

인상이 저절로 지푸려질정도로 잘 들리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와는 다르게...짜낸듯한.......뭔가를 참는듯한 목소리..

"...자신의....소유물이라도 되는듯.........이......이 아이....라고요...?...

.....겨우............당신 따위가..!!!!!.."

!!!!!!!!!!!!!!!!!

나를 보는 눈과 다른 눈으로 현민이를 보는 그 남자가...현민이를 노려보았다..

..현민이를!!

파악 ~!!!

"ㅎ..현민이.......현민이 욕하지마요!!!!

..ㅁ.. 뭔진..모르지만..난.....난 현민이 사랑해요!!!...현민이 밖에 없으니까!!!

현민이 욕 하지마~~!!!!!!"

...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다.

그 남자에게 뛰어가 있는 힘껏 밀어버리고..

작은 힘이지만..그 힘때문에 주춤거리는 그 남자에게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소리를 질렀다.

모두 놀랐고......나 역시...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

..누구에게도 손 데본적이 없었던 나였다.

그리고...역시나 누구에게도 화를 내 본적이 없었다..

난.....

.....그런데 어째서....

..

하..아....

.....아..

.......................

...!!

............난.

가만히 입을....다물었다..

나를 잠시 커다래진 눈으로 내려다보던 남자는...꽤나....

그래..

......아픈.. 눈을 하고 있었기에..

...........왜...?

.............

"..........................................그...랬군요,.....그렇게..

...기억과..힘을 숨기고...추하게 만들어..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외모로 만들고..힘들게 하고....옆에서 도와주는 척하며..

사랑......까지 얻어낸 것..입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껍데기의..??.."

"....."

"....하,... 놀랍군요........이 떨고 있는 몸이나..겁을 내는 눈빛에...

사랑, .....사랑이라니......이..분이..........이 분이.......당...신을....??"

누구한테 말하는건지 모르겠다..

분명..남자의 눈빛은 덜덜 떨고 있는 내게 집중하고 있었으나....그 말은...내게 한것이 아니였다.

"...더.......조금만 더...빨리 찾아냈어야 했는데........."

자신을 질타하듯 자꾸만 나오는 알수없는 말들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아까부터..폭주하던 심장은 도저히 멈출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갑자기...벗어나고 싶었다.

ㅡㅡ 폭풍같이 밀려오는 두려움..

".ㅈ.ㅈ..저기요...ㅇ.....ㅇ..이봐요..무슨말인지..하나도..."

"조금만 더 빨리 찾아냈으면 덜 고통스러워 했을텐데!!!!"

..흠칫.

갑자기 커진 목소리에 깜짝 놀라 심장이 덜컹거렸다..

내가 멈칫거리는 그 순간....소리를 친 남자도 잠시 멈추더니 곧 표정을 풀고 미소를......짓는다..

"많이...고생하셨습니다...많이....많이 힘드셨죠..?......곧....깨어나시게 해드리겠습니다.."

......

..

"..... 닥쳐라, 하센."

...!!

현민이의 날카로운 말에...또 한번 몸이 흠칫..하고 굳어버렸다.

힘이 풀린 현민이의 팔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

...ㅎ..하..센.......???

현민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머리를 친다...

하센??

.....

머리가 아프다..

깨질듯이!!!

..!!!!!!!!!!!!!!!!!!!!!!!!!!!!!!

눈이 뽑혀져 나갈거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고통에 의한 흐트러졌던 정신을 차렸을때.....이미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쳐있다는걸 알았다.

..한마디도 서로 하진 않았지만...

뭔가........알수 있을거 같았다...

".........아.........이런.....보셨...습니까...?.......순간 붉게 빛나는..눈을...."

느껴진다.

나를 보던 남자가 웃는다..

내...눈이........붉다고......?

..내 눈동자는 붉은 색이 아니다.. 그런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까만 내 눈동자가.............어째서 그렇게 보인거지...?

....

"..아무리 추하게 감추어 놓아도....이 분의 아름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제 목숨.

......주.....인이신 이 분이 저를 아끼는 바람에...살려둔 제 목숨인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하센. 넌...나의 말을.. 거역할수 없을텐데..? "

"이 분이 잠들어있을때 만입니다. 그 동안만 당신은 제 위에 계십니다..하지만.

깨어...나게 된다면..저에게 주인은 단 한분 뿐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제가 손을 쓰지 않아도............깨어나실듯 하니.."

남자가 다가온다.

놀라서 뒷걸음질을 하다 휘청거리니,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비틀거리는 나를 잡아준다..

"괜..찮아..ㅇ..요..ㅇ...에....에..저...아까는...죄...죄송..."

현민이조차 왠지 도와줄거 같지 않고..

무서운 마음에 덜컥 사과를 하려는데.....다시 눈물이 나와버리고...

내뱉은 말은 끝을 내지 못한체..훌쩍거리는 소리에 묻혀버렸다..

"ㅎ..ㅈ..전...흐흑...전..그냥.....윽.....흑...흐으윽....."

"곧.....보름달이...다가옵니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진다..

이번에도 역시...내게 하는 말은 아닌듯 싶었다..

"당신이 아무리 애를 써도...이분.. 세르....세르....세르.....ㄴ...은......"

..................

.....ㅅ...

...세르.

...

..세.르.!!!!!!!!!!!!!!

[캬아아악!!!커헉!!..ㅋ..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비명소리가 귀를 찢어 놓는다.

...............

순식간에 길다란 손가락들이 내 목을 움켜쥐고.. 숨을 막아버린다.

몸속에 뭔가가 꿈틀댄다.

날 죽일듯 비웃으면서 비명을 질러대고 있다.

온몸이 굳어갔다..

뭔가....큰 돌덩이가 순식간에 가슴을 박은거 같은...

총이라도 맞은거 같은...

...이.....이건.....

.....

싫어.

.....

...무서워.

그만해....알고 싶지 않댔잖아...!

[-----키..키킥.....키킥킥!!!!!]

...알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킥!!키킥~!!! 크하하하하하하하~!!!!!!!!!!]

"..깨어나실겁니다.....그리고....이...분이 깨어나시는 순간.. 아마도.....아시겠지요.."

....

..현민이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

아까전처럼 이자의 말을 막거나 화를 내지도 않았다..

현민이는 대답이 없었다.

"가장 먼저...당신을 찾으실 겁니다...그리고.."

가만히 나를 보던 눈빛이 한층 더 따뜻해져간다..

...아..

"당신을 죽일것입니다.."

.....

...........

.....뭐...???!!!!!!!

상상치 못한 다음말에 남자를 보고 있던 눈이 더 크게 떠졌다.

싱긋 웃고 있는 그 얼굴을 멍하게...바라보다가.......

천..천히......

자동으로 고개를 돌려.. 현민이를 쳐다보았다.

..........

언제부터 날 보고 있었는지..바로 마주치는 시선의..

날 보는 그 눈빛은.......

..분명...

....................

..............

................

......현민이는 대답이 없었다.

그래,

......마치.

마치....처음부터 알고 있다는 듯이.

"뭐해.. 밥 먹지 않고.."

"아....으..응.."

수저를 들다말고 현민이를 바라보다가 들켜버렸나보다..

..하지만 왠지 밥맛도 없고...

이러면 안돼는데.. 미움이라도 받으면 어쩌려구..

집에서 하는일 하나없이..현민이가 차려주는 밥먹고..

현민이가 청소해 둔곳 눈물로 어지럽히기나 하고..

..어느 날 갑자기 귀찮아져서..현민이가 날 버리면 어떻게 하려고...

......

.........그래도...

이제껏 이런적이 없었는데..오늘 아침 밥은....왠지...

속이 느글거리기까지 해서...넘기기가 힘들다..

"재영아.."

"..응?? ..지, 지금 먹고 있.."

말을 하다가...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현민이의 표정이..

마치....저번에 만났던 그 남자의 표정과 마찬가지로......아파보였기에....

....

......그래, 그것 때문이야.

이게 다 그남자를 만나버려서 이상한거야..

...기분이 이상하고 속이 쓰린건 다 그 남자 때문일거야..

"밥이 맛이 없니?..못 넘기겠어..?"

아름다운 현민이의 눈이 근심을 가득담고 있다..

뭔지...모르겠지만..조금은.....

현민이의 그런 표정이.....다 알고 있다는 듯하게....보였다..

그 때 처럼.

..그...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던...그 때 처럼.

............

..단순히 나의 착각인 것일까..?

---%$#@#$@$...

[-----..ㄱ..ㅎ...이 따위 것을 내게??!!!!!!!!!!!!!]

!!!!!!!!

와장창창~~~~~!!!!!!!!!!!!!!!!!

흠칫!!

.....

..아..

또 다시 시작이다.

전보다 강해진 환청.. 귀가 찢어질듯 울렸던 뭔가가 깨지는 소리..

....

하지만....정신이 들어보면 날 향해 웃고 있는 현민이가 보일 뿐이다..

....왠지...그것을 자각하고 보면...

다시 깨질듯 아파지는 머리..

..항상 반복되는...똑같은 현상..

....그리고 아픔..

"..서현민과 민재영 아니야?...오늘도 함께 등교하는군."

"몰랐어?? 함께 살잖아..저 녀석들. 이름바 동거. ...피히힉~."

.....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어김없이 쏟아지는 시선들에..저절로 몸이 움추러들었다.

그런 시선쯤..익숙하다는듯 받아들이는 현민이에게..

...

나 때문에 이런저런 소문에 쌓이는 현민이에게..더욱더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민재영...보면 볼수록 역겹게 생기지 않았냐?"

"큭, 냅둬.. 현민이가 감싸주니 정말 자기가 귀엽기라도 한줄 아나보지.."

.....

...다들 나를 싫어한다.

다들 나를 싫어해.

...난 아무짓 하지 않았는데..

나는..

...왜 미움을 받는 것일까...

...

당연...한 건..가....?

...당연한 건가..

..슬그머니 현민이옆에서 떨어지려니.. 가차없이 현민이의 손이 따라와 허리를 감는다.

......

정말..아무렇지 않는거야..?

난..나 때문에 저런 눈빛을 받고있는 널 보면 마음아픈데..

너무 미안해지고..

또 내가 너무 싫어지는데..

정말 넌 아무렇지도 않는거야..??

"매점에.. 들려서 우유나 먹고가자. 너 오늘 아침도 적게 먹었잖아.."

"..어??...어..응."

또 다른 생각을 하다가 현민이의 말을 못 들을 뻔 했다.

이렇게 늘 내 생각을 해주는 현민이를 계속 의심하다니.....정말 난 나쁜 아이야.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없어. 난.

그저...이렇게 네가 내 옆에서 날 봐주는 것만으로 만족하는걸.

언제..어떻게 될지 나...모르지만..

그래도.....지금은 계속....이렇게 있어도...되는 거겠지..?

고개를 들어보니 현민이가 날 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웃었다.

매점 안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없었다.

왠지...다행이라고 느끼며 빈 자리에 앉았지만......곧 사람이 더 올것이였다.

현민이가 가는곳은 늘 금세 다른 얘들로 채워지기 일쑤였으니.

저쪽에서 비켜주는 얘들 틈사이로 우유를 사고 있는 현민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조차 오래오래 새기고 싶은 이 마음을..

..대체...어떻게 해야 할까. 난.

"이게 누구야?? 민재영 공주님이 아니신가~??"

!!

뒤를 돌아보니 몇명의 여자얘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저 얘들은..

"엑!!..히힛, 저 얼굴에 공주라니..너도 참 말이 심하구나~ 킥!!"

"왜에~~? 공주님이지~ 왕자님의 보호를 받고 있는 가녀린!!~~ 하하핫~!!"

...현민이를.....좋아하는 얘들인 걸까..역시.

"....정말 재수없어. 너 대체 뭐냐?"

두근.

"꺼지란 말이야!! 여긴 우리가 앉을거야!! 공주님 답게 마차라도 가져와서 우아하게 먹지 그래??"

"네 얼굴만 봐도 먹은게 넘어올 지경인데 어딜 들어와 있는거야!!!"

콰당~!!

내 앞의 테이블을 밀며 그 여자애들이 소리를 질렀다.

남자도 아니였지만..그와 다르게 두려운것이..

...다시 무섭다..

다시 두려워..

두근.

...두근. 두근.

[...@#%$...%*@@!$#....!!]

..또...다시...시작이다.

"어서 안 꺼져~!!! 이 재수없는 놈이..현민이라도 기다리는거야??!!!"

두근. 두근.두근..

쿵...쿵...쿵.쿵.쿵!!!

[....ㅋ...카....아아아아아악~~~!!!!!!!!!!]

!!!!

"<<....ㅈ..>>"

!!!!!!!!

살짝 벌어진 내 입에서는....저절로 말들이 세어나오고 있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고개를 드니 여자애들의 놀라는 표정이 한 눈에 들어온다.

......

[-------------.....ㅋ....키..킥......킥킥!!..]

..그다.

내안의....

"...너....너..너..지금 뭐라고 그랬어.."

떨리는 여자애들의 목소리에.....아련한 쾌감이 느껴진다...

......킥.

"<<.....어떻게 죽여줄까..?너희.>>"

크르릉....으르렁거리는 성대의 울림..

내 목소리가 아닌...내게 들렸던 환청과 같은 목소리...

같은 톤..

...천천히 올라가는 나의 입고리..

날카롭게 세워지는 눈썹...그리고.....

"...우유 사왔어."

.....

가벼운 한숨소리와 함께 들리는 목소리.

이 목소리는..

....

"...혀...현민아.."

"우...우린...그냥..."

"좀 비켜줄래? ..아침을 안 먹어서 지금 우유라도 먹어야 하거든."

침착한 목소리..낮은 저음..

..울려퍼지는..

"아...그..그래, 현민아.. 어서 앉아서 먹어...호호.."

개같은 목소리.

..

멀어져가는 여자애들의 소리..

그리고..

내 앞에 반듯하게 앉는 그 누군가의 모습이 흐리흐리해 진다.

[...누구야.]

[누구야......누구..]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간다..

적어도 흔들림을 내고 있는...나를 자극하고 있는..

그 목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정신없이 나의 손이.

두 손으로 움켜쥐어서..

다시는 소리를 내지 못하게.!!

....

흐리흐리한 물체가 점점 선명해진다..

...

....

....!!!!!!!!!!

현민이?

....내가...왜 현민이의 목을 잡고 있는 거지..?

"ㅇ..아아앗!!!!"

황급히 손을 내리고 현민이를 바라보았다.

살며시 뜬체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있는 현민이는...역시나 부드럽게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야.

"..혀...현민아..."

내가 그런게 아니야...내..내가 원해서 그런게 아니야..

"현민아...아...난..."

"어서 먹자."

....미리 따 놓은 우유를 내게 내미는 현민이..

여전히...웃고 있었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현민이는.

.......

주는 우유를 그저 잠자코 받았다.

현민이의 목에는 내 손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고..

현민이 뒤로..경악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날 응시하는게 느껴졌다.

뭔가.....다른 변명이라도 하고 싶지만..

울고싶지만..

..왠지 더 이상 얘길 꺼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근.

갑자기 달아오른 갈증에 우유로 목을 축이고 현민이를 보니...

......

매점 창문으로 보이는...하늘을 보고 있었다.

왠지 그리운 듯.

.........

...

"...ㅁ......무..슨 생각해?..현민아."

...

용기를 내어 꺼낸 내 말에..

살며시 내쪽으로 고개를 돌린 현민이는 다시 빙그레 웃었다.

"..그냥...좀..."

....

역시나...황홀할 만큼이나 아름답다..

"...오..늘밤엔 ....보름달이 뜨겠구나...해서."

..사랑해 현민아..

"오늘 방과후에 할일이 있어서 따로 가야 할거 같아."

...

현민이는 가야할곳에 나를 빠뜨리는 적이 없었다.

나 혼자 집에 돌아가 본적이 없었다.

....저런 말을 하지 않았었다.

"....으..응.."

...왜 난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걸까..

사랑하니까...어디든 같이 가자고..혼자 집에가기 싫다고...투정조차 못하는걸까..

내가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작은 일에 무서워 하는 겁쟁이라는 걸 알면서..

어째서 현민이는 날 두고 어딜 간다는 걸까..

현민이가 가만히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올린다.

"...금방 돌아갈께."

"..응."

그럼..

그럼..오늘은 내가 맛있는거라도 준비해도 될까..

현민이가 싱긋 웃는다.

..오늘따라 더욱 자주 웃는다.

"...뭐...아마도 네쪽에서.. 먼저 찾아올거 같지만 말이야.."

.....

......??

나는 현민이가 갈 곳을 모른다.

.....그런데...그게 무슨 말이지..? 내가 찾는다고..?

그 말 뜻을 되새겨보고 있는 동안 다시 현민이가 웃는다.

"...이런 모습을 보는것도....ㄴ.. 곁ㅇ.. 두는것도...."

"....?"

"...ㅁ......막 인가..?"

귀를 아무리 세워도 무슨 말인지 결국 끝마디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살짝 인상을 찡그리니 내 귀를 살짝 늘리며 현민이가 말한다.

고개를 들자 날 보고 있는 현민이와 그대로 눈이 마주친다.

"......미안하다."

....

??

......

..

대체 왜 사과를 하는걸까.....내게.

그래도..

.....난..

..현민이의 말 앞에 ..그저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였다.

"민재영~...이 새끼 왠일로 혼자냐??"

...

교문을 나오자 마자 걸렸다.

선배형들.

.....나는 잘 모르지만 그쪽에서는 날 잘 아는듯..

늘 잡아먹을듯 날 재수없어 하는 사람들중 한 무리였다...

..

오늘은..

...현민이도 오지 않을텐데...

..........

빠아아아악~~!!!!!!!

빠아아각~!!퍼어억~!!!!퍼벅!!!!!!!

"아...ㅇ...아으윽~!!!!...흑...!!"

"재수없는 새끼!!! 야!! 몽둥이 더 가져와!! 오늘 이 자식 아주 죽여버리게~!!"

....이상하리만큼 난 미움을 받고 있다..

"ㅅ...살려주세요!!..흑..흐어헝...!!..잘못했어..요...!!"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로 아무리 소리를 질러봐도 들어주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할까..

미안한데..뭐라고 사과를 해야할까..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까..

..현민아..

빠아악~!!!!

뻑~!!!! 빠아아악~!!!!!

"아악악~!!!...ㅇ...으...아아~!!!!"

퍼어억~!! 콰당탕탕~!!!

..

두근...두근..

한 형의 바지자락을 잡고 있는 손에서 피가 베어나온다.

머리에서도 온통 피가.....땅으로...

쿵...쿠웅....쿵!!!...

!!!!!!

....그다.

그가 있다.

어떻게 안건지 모르지만 내 심장이 말하고 있었다.

그 라고....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저번에 봤던 아름다운 '그' 라고....!!

..이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불러내고 있다.

뭔가를 말하고 있다.

...!!!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바라보면 안된다는..이유를 알수 없는 의무감에 휩싸였다.

쿵....쿵...쿵...

날이....벌...써 어두워진다..

해가 지고 있었다.

쿵..쿵!!...쿵.!!!..쿵쿵!!!..

...달이..

차...오르고....

....!!

[.....ㅋ.....킥.......]

....하...지마..

깨.........어나려 하고 있어.

[...키득....킥............내..가.......]

..

부르지마.

...하아....

하지 말랬단 말이야..

...

[[[--세르님!!!!!!--]]]

...기억하지 말랬단 말이야~~~~~~~~!!!!!!!!!!!!!!!!!!!!!!!!!!

.....

"크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목청이 찢어질것만 같은 소리가 몸을 뒤틀어가며 내뱉어진다.!!

....눈알이....뽑혀져 나갈거 같은 고통과 함께....서서히 입고리가 올라간다..

머리가 터질거 같다.

"..무...뭐야...이..이녀석.."

".....으으아악!!!...누...눈이...!!!"

"ㄴ..눈이 붉은 색으로???!!!!"

"<<..다...>>"

다시금 내 목소리가 아닌..내 목소리..

내 얼굴이 아닌..내 얼굴..

"으...우아아아~~!!"

"<<모두 다!!!!!!!!!모두 다 죽여버려~~~!!!!!!!!!!!!!!!!!!!!!!!!!!!!!!!!!>>"

시원하게 목이 뚫리며 내질러댄 순간.

막아 놓았던 물이 터지듯 시원함과 동시에..엄청난 쾌감이 느껴졌다!

"우....으으...아아아아아악~!!!!!!!!!!!!아아악~~~~~!!!!!!!!!!!!"

파바사사사사사사사샤삭~!!!!!!!!!!!!!!

순식간에 녀석들의 몸이 돌처럼 굳어갔고..

빠츠츠츠츠..!!!...치지지직!!!!빠바바박!!!!!!!!

비명하나 지르지 못한채 내 눈앞에서 처절하게 부서져 가기 시작했다.

키킥~!!!!

"<<...ㅋ..킥...아하핫!! 하하하하하하~~~!!!!!!!!!!!!!!!!!!!>>"

저절로 자지러지는 듯한 웃음소리가 만들어진다.

환청이 아니라.

...그것은 나의 목소리...나의 웃음.

사방은 아무것도 남아있지않고..

그 가운데엔....온통 피를 뒤집어 쓴 나만이 서있을 뿐이였다.

...

..크..

하....아..

...

....하아..

가만히 옆을 바라보다가..

상가 유리에 비추어지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

실로 끔찍한 모습..

못생긴 외모가 더욱 흉해 보였고..눈조차...잘 보이진 않지만..더 이상해져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투두둑...하며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

...그리고...빨간 두건.

쿵..

..쿵쿵!!..

쿵.쿵쿵쿵!!!!!!!

"<<---이.....건가..?>>"

가만히 내뱉는 내 목소리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늘 나를 괴롭히던......굉장히 매혹적인 목소리로..........

....

가만히 손을 들어..

내 이마를 가리고 있는 빨간 두건을 찢어버릴듯 급하게 끌어내렸다.

....

!!!!!!!!!!

------화아아아악~~~~~~~~!!!!!!!!!!!!!!

"-----------------!!!!!!!!...으아악~~~~!!!!!!!!!!!!!!!!!!!!!!"

어마어마한 눈부신 빛에 눈을 뜰수가 없었다.

머리가 통채로 부서지는 느낌...그리고.

..그리고..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

파샤사사사사샤삭~!!!!!!!!!!!!

--------"..ㅇ...으....아아아아아악~~~~~~~~~~~~~~~~!!!!!!!!!!!!!!!!!!!!!!!!!!!!!"

..끔찍한 고통.

.....

하...아...

...아..

.........

.......하아..

슬그머니 다시 눈을 힘겹게 떴다.

흐리흐리한 형상들은...몇번의 깜박거림으로 다시 선명해졌고..

주위를 둘러보다가..다시 유리에 비춘 나를 바라보았다.

......

..............

나였다.

.....피식,

키...킥...킥킥.....그래, 나였다.

이게 진짜 나였다.

벗겨낸 두건에 철저하게 가려져있었던..

........내가 태어날때부터 이마 한 가운데에 박혀 있는 보석.

내가..

...이 내가...블리스의 황제라는.. 증거.

..

푸석푸석하던 검은 머리와 죽은 눈동자가 아닌..

내 생명의 증거..

왕족 자손들만 가지고 태어나는..

블리스를 상징하는 붉은 색의 눈. 허리 끝까지 닿아 흘러내린 붉은 머리.

블리스의 황제였던 나의 위엄. 나의 명성..

...나야.

모든 것.

나의 것이였던 모든 것이.

모든것이 기억난다.

조그맣게 킥킥대며 웃다가 주위를 다시 둘러봤다.

......

..아무래도..

이곳은..

........우리와 다른 인간이 사는 곳..

....쓸떼없는 짓을 했어.

케인.

가만히 서있는 내쪽으로 긴 그림자가 드리운다.

...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걸어오는 발소리가 무척 익숙하다.

저절로 미소가 베어나오는 얼굴을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직시했다.

"..어서와라. 하센."

...

내 목소리가 부드럽게 소리를 내자..

곧..

그림자가 걷히고..사람의 인영이 서서히 드러난다.

초록색의 아름다운 선율의 머릿결..

전과 조금도 다름없는 모습으로 내앞에 나타나는....하센을 바라보며

나는 픽, 하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랜만이구나."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내 말에 절이라도 할듯 크게 고개를 숙이는 하센을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보름달을 바라보았다.

매우 아름답게 자신을 뽐내고 있는 달에.. 내 모습이 비추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곳의 보름달은...나같은 인간과 가장 비슷한 기운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에.. 저 보름달에 반응해 내가 눈을 뜰수 있었겠지..

아까 전까지만해도 감지덕지하며 내가 입고 있었던 옷은 생각만으로도 치욕감이 넘칠정도였다.

그런 옷을 내가 입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어.

치지직!!!촤아아악!!!!

너덜너덜해진 옷은 찢어 벗으니..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하센이 내 의복을 가져와 내쪽으로 올리며 고개를 숙인다.

...

하센은 내 심복이자 경호원이다.

물론 하센의 조상도 대대로 왕족들을 경호하는게 숙명이였고..내 조상들을 대신하여 죽어갔었다.

더구나 하센의 충성심은 가히 말을 할수 없을만큼 강했고...처음부터 나를 위해 태어난것처럼..

그렇게 그림자처럼 내 곁에서 날 지켜주었었다.

나름대로 즐거운 어린시절을 보낸거 같았는데.

..

.......그...자식이 하센을 내게서 떨어뜨려놓았다.

그 자식이 나를 이따위 천한 옷을 입히며 천것처럼 행동하게 만들었다.

..

"...흐음....꽤 오랫동안 쉬었던 거 같아."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하센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하센을 바라보며 다시 작게 입고리를 올렸다.

"...녀석은....어디있지..?"

....

빼 놓을수야 없지.

이렇게....내가 부활하였으니..

...녀석에게도 축하를 받아야 하지 않겠어..??

.....ㅋ..킥..

잠시 후 ..내 물음에 하센을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왜..? 내가 말한 '녀석'이 누군지 잘 모르겠나..?"

하센의 그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나는 다시 웃었다.

"킥!..케인 말이야.. 잘도...나를 가지고 놀아줘서 말이지."

장난인듯 쥐었다 폈다하는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케인을 불러라.하센. 아무래도....

녀석에게 날 오래 쉬게 만든 보답을 해야할테니."

"........"

"..제가 이 곳에 도착했을때는..이미 그는 준비를 마친 후였습니다."

하센의 말에 나는 신경질적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내 눈빛에 하센의 녹색 눈동자가 진한 속눈썹에 가리며 고개가 수그려진다.

".....그래서..? 녀석이 블리스로 갔다고?"

긍정의 뜻으로 아무말 하지 않는 하센을 보며 나는 다시 고개를 획 돌렸다.

..조금만 하센이 날 더 일찍 찾았더라면.

내 기억이 조금더 일찍 돌아왔더라면 이 자리에서 놈의 목을 딸수 있었을 것이다.

병신같이 두려워 하며..웃으며 녀석과 지낸 이 곳에서의 생활은..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고...또..이해하지 못할 일들 뿐이였다.

.....

녀석이 왜 날 이 곳까지 데려와서 숨어있었던 걸까.

어째서 날 살려둔거지?

"....블리스로 가자. 하센."

사랑하는 내 나라에 가서..분수도 모르고 감히 내 자리에 앉아있는 녀석을 단숨에 밟아버릴것이다.

나는.

"준비하겠습니다. 세를님."

케인 그 놈이 무슨 말을 할지..

어째서 그런 일들을 벌였는지 듣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내 발 아래 엎드려 죽을 목숨일테니.

그깟 파리목숨같은.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옆으로 비켜서는 하센을 지나쳐 걸음을 재촉해 나갔다.

--나는 나의 나라를 되찾아보이겠어.--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성 안팎에서 서로 죽이고 죽는 혈투극이 벌어졌었다.

온통 피로 덕지덕지 한 ...

그야말로 붉은 잔치처럼..모두가 미친듯이 목숨을 걸고 칼을 휘둘렀다.

반란이였다.

밖에서 들리는 함성소리와 비명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고.

반란이라고 소리치는 장수들의 목소리에 귀찮다는 대꾸를 하고나서..

황금으로 치장된 욕실에 들어가 아름다운 시녀들의 가벼운 샤워를 받았고.

하센이 입혀주는 붉은 색으로 치장한 옷을 입고나서..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나의 백성들의 모습을 보러 궁전 가운데로 천천히 움직였다.

바로 내 옆에서 칼부림들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었다.

저딴 목숨들 쯤이야..

성 가운데로 도착하고 나서..

하센을 옆에 세우고..나는.

나를 보느라 어느정도 조용해진 백성들을 내려다 보며 싱긋 웃었다.

"그대들의 마음을 잘 알았노라!!"

나를 섬기지 않고..

감히 분수도 모르게 달려드는 저 파리떼들까지..

내가 백성으로 여길필요는 없지 않는가..?

"그 마음에 대한 보답을 해주도록 하지!"

씨익..웃는 나의 붉은 눈은 점차 겁이 질려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버러지같은 것들.

"<<<내 쾌히 너희의 목숨을 거두어 주마~~~~~!!!!!!!!!!!!!!>>>"

나에게 직접 죽임을 당하는 것 조차도 감사히 여겨야 함이야.

-------------파아아아아앗~~~~~!!!!

내 외침과 동시에 이마에 박혀있는 보석이 크게 빛났다.

"...으으....으아아아악~~~~~~~!!"

그리고...겁에 질린 백성들의 소리를 뒤로한 채

곧 땅이 조금씩 흔들리며 돌들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우르르!!!.우르르르~!!!!!

탕~!!쿠두두둥~!!!

"<<<아하하하!! 하하핫!! 하하하하~~~~!!!!!!!!!!!>>>"

그렇게 내 밑에서 죽어가는게 너희의 운명이다!!

...절대로 너흰 날 이길수 없으니까!!!!

한번도 왕족이 바뀌어 본적은 없었다.

대대손손..운명처럼 왕족은 핏줄로 이어져 내려왔다.

여러번의 반란은 있었지만..모두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죽는건 백성들 쪽이였다.

...애초부터 승산이 없는 전투였다.

옥새를 지닌 블리스의 황제들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마법을 사용할수 있었고.

그리고 그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목숨을 바치는 경호원.

센가라고 불리우는 영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집안이 대대손손 황제들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하센이 있었다. 센가의 장손인.

"하하하하~~~~~~!!!!!!!!!"

누구도 날 이길수 없다.

내가 죽은 뒤에도 내 아들이 블리스를 지배할 것이다.

"우아아아~!!!아악~!!!!!!!!!"

!!

...응..?

무너지는 돌너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걸 보며 즐기고 있는데..

성문쪽에...조금도 흔들림없이 서있는 인영이 보였다.

...

휘몰아치는 돌더미사이에도 위축됨이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

말도 안돼.

".......케인."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나온 목소리.

나의 그 목소리에 앞으로 나서려는 하센을 손짓으로 막았다.

............

..............................

...네가..

..케..인 네가.......

.................

분노로 가늘게 떨리는 내 얼굴을 가라앉히고..나는 작게 웃음을 지었다.

....

어쩐지..

겁쟁이들이 이렇게 큰 일을 하며 죽음을 까닭없이 자초했을리는 없다.

누군가가 앞장서서...그들을 설득하고.

안심시켜서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 이였다.

분명 앞잡이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인이.

어제만 해도 날 보며 웃음을 보였던 케인이..

....

....그 케인이..

..그....케인이..

케인이 날 배반할...줄이야.

하,

..그렇게 아껴주었건만 날 배반할 줄이야.

그렇게...간이 클줄이야..

.....불쌍하게 거두어주었더니 나의 하늘같은 은혜를 감히...저 따위가....!!!!!!!!!!!!

이마의 보석이 더욱 빛을 발하였다.

"...........내가...직접 죽일것이다."

나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 케인을 내려다 보며..나는 작게 웃음을 지었다.

............................................................

................

............

..

....그것이....마지막 기억인듯 했다.

머리가 아프고..아직 기억이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은 탓인지 뭔가가 꼬인듯 했지만.

분명히 마지막의 그 사건 뒤로...무슨일이 있었던 거였다.

...

하지만.

어차피 내가 블리스에 도착하면 다시 모든것이 풀릴것이니.

...킥.

다시 모두 나의 것이다.

존귀하고 완벽하게 내 손안에 모든 것이 떨어질 것이다.

....쓸모없는 것들에 다시는 동정따위도 주지 않고 짓밟아버릴것이야.

케인.

...케인. 케인!!!!!!!!!!!!!!

너역시!!!

...

이를 악물자 뿌득..하고 갈리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

익숙한 새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저 끝에 푸른 초원이 넓게 펼쳐져있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니...

블리스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남지 않은거 같았다.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였다. 나의 나라는..

넓게 늘어선 논에는 황금빛 벼가 나란히 빛깔을 뽐내고 있었고..

그 옆에 마련된 작은 길에 적당한 거리마다 예쁜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고 있었다.

공기에선 아련한 향기가 느껴졌고..

블리스의 상징인 붉은 깃발이 군데군데에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정말...블리스에 도착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곳은 정말 변하지 않았군."

옆에서 대답대신 고개를 숙이는 하센을 바라보다가 다시 근처의 경치를 감상했다.

그때...그때 그 반란때만해도...이 근처가 모두 불바다가 될 정도로 난리가 났었는데..

..하긴.. 오래...된 일이니까.

인간들이 사는 땅..

인간들이 우러러 보는 하늘..

그리고 그 사이에 절묘하게 존재하고 있는 또 하나의 공간..

..인간과 같지만 다른....특별한 인간들이 사는 곳이 존재한다.

이 곳.. 블리스는 그 중에 하나.

하늘과 땅 사이라고는 하나..막상 이 세계에 발을 들이면 그 공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더 크고..더 아름다운..

저 아래 땅에서 사는 사람들은 우리를 모르지만..우리는 그 들을 알고 있었다.

그 들보다 영리하고 강하지만..자만하지 않고..도를 넘어서지 않으려 한것이 다르다면 다른 것일까?

..어차피 같은 사람이지만..

특별한 피를 물려받은 사람에게는 대대로 특별한 능력이 생기는..

....나나...하센처럼.

"..거기."

논 옆에 앉아 평화로이 쉬고 있는 농부를 불렀다.

작게 불렀는지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 늙은 눈이 나를 발견하고 놀라울만큼 커지며 두려움에 물들어가는 것을..지켜보았다.

...나를 잊지는 않았군.

나의 백성들이 나를 잊지는 않았어.

"내 말이 들리나? ...내 모습이 보이나?"

푸드득!! 철푸덕~!!!

농부는 내 말을 듣자마자 화들짝 돌아앉아 몸을 숙이며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예,예,...예!!들리고..보,보이고 말고요!!!!"

...

꿈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더 들어야 할 말을 하지 않는다.

겨우 늙은 농부주제에.

땅을 파먹으며 거품을 물어대는 천한 것 주제에.

"지금....이..곳의 황제는 누구냐."

황제폐하라는 뒷말을 붙이지 않았다.

눈 앞에 보이는 산 뒤로...빛나는 궁전이 보였다.

이 곳을 떠나기 전 까지 내 것이였던 이 모든 땅과 사람과 가축과 나무와 곡식과 궁전이.

....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변하지 않은체 평화로이 지내고 있었다.

"아...저,저..저기 그게.."

뭐라 대답해야 할지 땀을 뻘뻘 흘리며 고민하는 농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한참동안 고민하던 농부는 결심이라도 한 듯 갑자기 내게 고개를 더욱 숙였다.

"지...지금은..프렉스 황제폐하께서 이 곳의 황제이십니다!!"

....

"...프렉스?"

프렉스 케인.

케인..

...뻔한 일이였지만 역시나 였군.

프렉스..

블리스를 상징하여 맞춘.......내가....지어주었던 이름이었지? 아마..

...나나 하센 뿐이다..

이 곳 블리스에서 특별한 피를 이어받은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사람은.

케인....

...너 따위가 아니야.

"틀렸어."

촤아아아아아악~~~~~~~~~~!!!!!!!!!!!!!11

"아....아아아아악~!!!!!!!!!!!!"

파지지직!!!! 치직!!!

내 눈짓에 따라 단숨에 농부를 베어버리는 하센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킥, 그렇지? 하센?"

다시 고개를 돌려 멀리 보이는 궁전을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나만이 이 곳의 주인이였어...나는 잠시 쉬고 온거 뿐이라고."

금세라도 불타오를듯한 조각이 되어있는 큰 문이 보였다.

너무나도 익숙한..

내 궁전의 대문. 나의 성의 문.

문지기 놈들이 어슬렁어슬렁 걸어나오다가 나인걸 알고 서로 얼굴을 보더니 걸음을 멈췄다.

...감히....나를 보고 말이지.

"문을 열어라."

"아...저기......."

수근수근..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다가 식은땀을 흘리다가..겨우 나를 보고 대답한다.

"지.....지,지,지금은 들어가실수 없습니다..우,우선 폐..하께 여쭈고 나서..."

콰아아아앙~!!!!!!!!!

순식간에 손을 뻗어 궁전 옆에 서있는 큰 나무를 통째로 부셔버렸다.

보지 않아도 내 눈은 더욱더 새빨갛게 물들었을테고...내 이마의 보석은 크게 빛나고 있을테지.

"....그래..?"

쳐들어진 고개를 조금 내려 문지기 놈들을 쳐다보았다.

당장 모레에 파 묻어 버려도 시원치 않을..

벌벌 떨고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놈들의 얼굴을 찬찬히 봐주며 웃었다.

"키킥..나는 잘 모르겠구나. 네가 말한 폐하는 누구지? 그리고.."

손바닥을 흔들었고...내 뒤에 말없이 서있던 하센이 나왔다.

..그 들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은 말할것도 없는 것이었다.

"언제부터 네까짓 더럽고 천한 것들이 내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된거지~~!!!!!!!!!"

콰콰콰콰콰카카카캉~~~~~~~~~~!!!!!!!!!!!!!

대문이 부셔지듯 열렸다.

안전하다고 자부해 내가 만들어 놓은 잠금문이였는데..

...하센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센의 힘은 내 힘과는 애초부터 다른...그리고 큰 힘이니까.

엎드린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문지기를 노려보고는 발걸음을 옮겨 궁안으로 들어갔다.

잠시후...비명소리와 함께 이리저리 부딧치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감히 내 앞에서 마음껏 떠든 대가이니라...킥.

"!!!!!!!!!!!!"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나는 비명소리를 들었다.

아무도 내가 온것을 보고 소리지르지 않았지만 나는 들었어.

내가 들어서자마자 움직이던 시녀들이 멈추고..

걷고 있던 귀족들이 소리를 지르고...여기저기서 그릇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

그..래애..이런 것들도 변하지 않았구나..

"....모두 오랜만이군."

하센이 내게 마련해준..망토의 뒷쪽 깃은 내 머리를 넘어설 정도로 길게..그리고 곧게 세워있었고..

확연한 라인을 따라 내 몸을 감싸안은 양쪽깃..그리고 이어지는 망토는..

내 이마의 보석을 돋보이게 하기위한 머리관과 마찬가지의 황금색이였다.

망토의 끝은 바닥에 살짝 끌리는 정도..

그 사이로 보이는 나의 옷은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한...나의 위엄을 상징하는 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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