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함을 질문하고 답변하는 곳입니다.
무림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비슷한 뜻으로 강호를 쓰기도 하는데 무림과 강호. 이 두 단어는 어떻게 해서 우리가 흔히 아는 뜻으로 쓰인 걸까요? 강호는 국어사전을 뒤져보니 자연 경관을 나타내는 말로 설명되어 있고 무림은 아예 나와 있지도 않더군요.
네이X를 뒤져보니 무림은 무사(武士) 또는 무협(武俠)의 세계라고만 설명이 되어 있군요.
정말 너무너무 궁금해서 질문합니다. 무림이란 말의 어원 혹은 어째서 위와 같은 뜻으로 사용해게 되었는지 그 어원의 변화를 좀 설명해 주세요. 강호도 같이요.
무협소설에서 협객들의 활동공간이 되는 “江湖”는 본래 <사기․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오는“이에 조각배를 타고 강호에 떠다니네.(乃乘扁舟浮于江湖)”라는 범려(范蠡)의 말에 보이는 것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장강과 동정호 등 특정 지역을 지칭하는 지리 명사였다. 그러나 강호의 의미는 후대로 오면서 그 의미가 점차 확대되었는데, 강호는 봉건통치자와 서로 대응하는 일종의 민간세력이 있는 곳으로 조정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개념을 지니는 것으로 발전한다. 당대의 호협 소설 <홍선전(紅線傳)>에는 “아무개(某)는 전생에 본래 남자였는데, 강호에 있을 때 신농의 의약책을 읽고 세인들의 재난을 구했다(某前世本男子, 歷江湖間, 讀神農藥書, 救世人災患).”라고 하는 것에서 강호는 이미 협객들의 활동 배경으로 성립됨을 볼 수 있다. 강호의 개념은 송․ 원 화본(話本) 소설을 거쳐 명 ․ 청 공안의협(公案俠義) 소설로 오면서 세속과 대비되는 고유한 영역을 가진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렇게 강호는 보통의 지리명사에서 출발하여 이후 당 전기, 송․원 화본, 명․청 협의 소설을 거치면서 점차 본래의 의미에서 파생되고 확대되어 결국은 무협소설이라는 장르 속에서 협이 거닐면서 협의(俠義)를 행하는 특정한 공간으로 인식되어졌다.
협은 강호라는 이런 특정한 환경 속에서 비로소 그들의 격정적이고 낭만적이며 활발한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禹康植, ｢金庸 武俠小說의 江湖, 그 이상과 충돌｣ "中國小說論叢" 21, 2005, pp. 212～21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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