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서 말씀드렸듯이 해당 글의 저자인 무양후님에게 개별 문의를 하였고 거기에 대한 답변이 왔기에 공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질풍신뢰를 쓴 무양후라고 합니다.
금일 제 글에 대한 논쟁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글을 좋아한 사람으로서 문피아 독자님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출판사와 계약까지 맺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책이 나왔습니다.
어려서부터 무협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께서 제 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셨고, 그로 인해 하루 사이에 일이 너무 커진 것 같아 당황스럽고 겁도 나고 하루 종일을 어떻게 지냈는지 알 수 없도록 공황 속에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제기 된 이상, 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이 글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요괴소년 호야의 외전 단편 중 취용정에 대해 나오고 제 글에서 역시 취용정이 나옵니다.
제 글에서 주인공은 일반인이었습니다.
단기간에 고수에 버금가는 내공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것이 필요했습니다.
서장에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한쪽 눈을 잃는 장면을 넣었고 그것을 대신할만한 것으로 설정 상 인체에 거부반응이 없을 법한 기의 덩어리, 취용정이 필요했습니다.
취할 취 용맥의 용, 옥 이름 정을 넣어 취용정(取龍珽) 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덧붙이자면 지인께서 위키디피아에서 찾아본 결과 요괴소년 호야 외전의 취용정(翠竜晶)으로 뜻이 전혀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좀 우스운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잃은 눈 대신 무언가를 박는 건 의외로 흔할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되는 건 이름이 일치한 다라는 부분인데 공교롭게도 호야 외전에 나온다는 물건과 이름이 같은 취용정은 연재를 할 때도 이 명칭이었고, 당시에는 아무도 지적하지 않으셔서 문제가 될지는 몰랐습니다.
미리 알았으면 하다못해 이름이라도 바꾸었을 겁니다.
저도 바보가 아닌데 그대로 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두 번째.
졸려서님께서 제기하신 베리타스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무림인에게 무공을 요구하고 끈질기게 매달립니다. 그러자 무림인이 주인공에게 조건을 바꾸어가며 1년간 기본을 다져놓는다.’ 라는 전개 방식인 것 같은데 번쾌는 처음부터 제자를 받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비슷한 대사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약하거나 어중간한 사람에게 배우려는 사람이 대체 어디 있겠습니까?
세 번째.
브레이커를 가지고 말씀하신 부분 역시 그러합니다.
현천지공의 운공술과 질풍신뢰의 선천지공을 언급하며 나온 대사들의 유사성은 ‘기운을 감당할만한 운공술은 그거 밖에 없었어.’
부분 정도로 생각됩니다.
별로 할 말이 없군요. 이야기 흐름상 아주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네 번째.
브레이커의 6권을 비유로 드신 부분에 관해서입니다.
브레이커에 나오는 보법의 기본식의 유사성입니다.
조심스레 말씀드리자면 질풍신뢰에 나오는 무영문은 습작으로 몇 차례나 구상하다가 임팩트가 없어서 설정만 남겨두었던 문파입니다.
보법인 무영신보, 경신법인 절영, 은신법인 착영, 문파절기인 백야행으로 이어지는 수순인데 브레이커의 진, 퇴, 회와 질풍신뢰의 전진보, 후퇴보, 회보가 비슷하다는 점은 다소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공격하기 위해 전진하고 뒤로 물러나며, 회피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설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
브레이커 4권에 나오는 심기체혼에 관한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부분이 가장 걸리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조심스레 말씀드리자면 심기체는 익히 알려진 것이기도 하거니와, 집필시 참고를 위해 웹서핑을 했을 때 아래의 주소 글을 보고 공감이 되었기에 쓴 것입니다.
- http://blog.naver.com/skymelas?Redirect=Log&logNo=86031589
더욱이 출처도 없었고, 무협을 처음 써보는 초보인지라 구파일방과 같은 보편적인 설정으로 생각하고 쓰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가 출처인지를 자세히 알아보지 못한 점에서는 제 잘못이라면 인정하고 사과하겠습니다. 하지만 브레이커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여섯 번째.
브레이커 4권 88p
“뭐.. 그거도 나름대로 재밌지 않겠어? 무림은 모르는 어느 구석에서 초절정 내공 고수가 만들어지는 거 말이야.”
질풍신뢰 103p
“아무도 모르는 무림의 한구석에서 절세 고수가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군.”
대사의 유사성은 느껴지지만 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곱 번째.
브레이커 5권 176p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이 녀석, 혹시 내가 모르는 종류의 천재인가? 이렇게 뒤늦게 무술을 시작한 놈이...”
질풍신뢰 1권144p
여운엽의 판단은 엄청나게 빨랐다. 그것도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 쪽으로.
"내가 모르는 종류의 천재도 있었나?"
"장점이 될지, 아니면 단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부분은 다소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공통된 부분은 [내가 모르는 종류의 천재]인데, 위에 언급된 브레이커만의 고유명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졸려서님께서 언급하신 부분에 관해서입니다.
-그리고 작가가 브레이커의 나는 묻고 너는 대답한다 알겠냐? 참 감명 깊게 보았는지 주인공 출도 후 적을 만나면 저 대사를 던지더군요.
이밖에도 ‘니나잘해’라는 만화의 장면과 좀 유사한 장면이나 제 기억이 맞다면 낙향무사에서 나온 유사한 대사라던지 비교해보려 했지만 제가 구석에 박힌 책을 꺼내기 힘들고 낙향무사는 총판에 대여점주가 반품한 책을 본 것뿐이라(제가 다니는 총판은 오더가 내려와서 반품금지지만 처리 좀 해달라고 놓고 가시는 분이 간혹 계시더군요.) 대조해보진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첫 번째와 다섯 번째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어느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거지로 짜 맞추면 아마 저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여기까지 입니다.
괜히 저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서 문피아나 독자, 출판사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표절에 대해서는 사과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건 제가 표절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말이 될 테니까요. 만약 표절을 했다면 당연히 제 죄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제가 다 지겠습니다.
무양후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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