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현민
작품명 : 리턴 오브 킹
출판사 : 로크미디어
개인적으로 현민 작가님 팬입니다.
작품은 흑태자와 타타스탈링 밖에 보지 못했지만-대여점 관계상-둘 모두 매우 재밌게 읽었지요. 대여점에서 현민이라는 이름을 본 순간, 망설이지 않고 빌렸습니다. 현재 3권까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근래 나온 판타지 중에서 손꼽히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어서 몇 자 끄적여 보겠습니다.
리턴 오브 킹은 재밌는 소설입니다. 이건 짚고 넘어가죠(?). 책 뒷표지의 문구만 보면 킹왕짱 쎈 주인공이 나와서 ‘대한민국은 내가 차지한다! 움하하하!‘ 하고 지껄이며 나쁜놈들 다 때려잡는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결코 아닙니다.
주인공 고진욱은 허접한 능력치를 가진 상태로 시작하고-물론 이후 성장합니다-, 주변 인물들도 나름의 개성과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스토리 구조 역시 흥미롭지요. 킬링타임,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어디까지나 주관적으로-생각합니다.
그럼 여기서 비평글을 끄적거리는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지요. 리턴 오브 킹에서 제가 생각하는 유일한 아쉬운 점은 바로 ‘너무나도 손쉬운 갈등 해결‘ 입니다.
사실 손쉬운 갈등 해결은 대부분의 판/무에서 보이는 요소입니다. 근데 리턴 오브 킹은 그런 점이 더욱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하면, 이런 점이 보이는 다른 판/무의 주인공들은 킹왕짱 쎕니다. 이러니 갈등을 심화시켜 주인공을 위기에 빠뜨리기도 쉽지 않고, 그래봤자 독자들이 큰 재미를 느끼기 힘들지요. 그에 비해서 리턴 오브 킹은?
주인공은 분명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이능(異能)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주인공과 대적하는 이들 역시 만만치 않은 스펙을 가지고 있죠. 아니, 오히려 주인공이 여타 힘있는 조연들을 속이고 이용하지 않았다면 진즉에 처발렸을 막강한 스펙입니다. 그런만큼 3권까지 진행된 지금까지도 주인공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인물들이죠.
즉, 주인공을 치명적인 위기에 빠뜨려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쉽다는 뜻이죠.
그리고 실제로 현민 작가님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인공을 위기에 빠지게 합니다.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하나하나가 치명적이고 헤어나오기 힘든 위기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분명 주인공에게 닥쳐온 위기는 치명적이기 그지없는데, 그 해결은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이건 좀 당황스러워요. 주인공이 뒷골목을 전전하면서 도둑 집단이랑 갈등 해결하는 과정이나 국정원+대한민국 최고 대기업 인간들과의 갈등 해결이나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요. 이건 극적인 해결이라던가 그런게 아니에요. 말 그대로 허무한 해결이죠. 독자 입장에서는 ‘오오! 주인공 엄청난 위기!‘ 하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무슨 3분 카레요리 만드는 것마냥 간단하고 손쉽게 뾰로롱 해결해버리니 허탈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쉽습니다.
약간 딱딱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술술 읽히는 문체나 머릿속에 절로 그려지는 정교한 전투씬, 다양한 갈등 구조 등 이 소설 리턴 오브 킹은 좋은 요소가 잔뜩 있는데, 위에서 말한 허무한 갈등 해결-달리 말하면 위기 해소-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는 느낌이에요. 만약 갈등 해결 과정이 조금만더 치열하고 어려웠다면, 리턴 오브 킹의 재미는 몇 배 이상 늘어났을 겁니다.
미리니름이라 자세히는 말 못하겠지만, 3권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에게 또다시 치명적인 위기가 오는데, 제가 볼 땐 이것도 허무하게 해결될 느낌이네요. 부디 다음권 부터는 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현민 작가님의 건필을 기원하면서, 문피즌 여러분께도 일독을 권해봅니다. 최소한 대여비가 아깝지는 않을겁니다.
-閻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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