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모님은 모두 여섯명이야. 하지만 그 중 나와 나의 누나를 사랑해주었던 것은 단 한명이였어."
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말하는 그의 표정에 어둠이라고는 한치도 보이지 않았다.
-가면을 쓴 아이, 현-
"나는 누굴까? 피아노를 치고, 공부를 잘하고, 얌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책임감있고, 항상 미소짓는 아이가 나일까? 틀렸어. 그건 내가 아니야."
말하는 지누의 표정에는 담담함 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의 눈 앞에는 아름다운 붉은 빛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피아노가 있었다.
-오르골 안에 갇힌 아이, 지누-
"미안해. 나 너에게서 받은 이 생명, 그리고 이 운명과 시간, 모두 저 아이들을 위해 버릴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너는 이해해주겠지?"
평상시처럼 밝게 웃으며 말한 나린의 두 눈에선 맑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도 없는 어둠으로 한 발을 내딛으려하고 있었다.
-영혼을 바꾼 아이, 나린-
"진실을 알았을때 나에게 남은 것은 그 무엇도 없었어. 아니, 하나. 단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내 소중했던 이들의 복수......."
말하며 인간들을 바라보는 류인의 눈은 차갑고 슬프기 그지 없었다.
-별을 품은 슬픔의 아이, 류인-
"나는 남들과 달라. 하지만 나는 하나였고, 그들은 수백이였지."
기은이 여전히 고저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눈물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물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 위를 흐르고 있었다.
-감정을 잃은 아이, 기은-
인간과 신의 아이와 정령의 아이가 공존하는 세상.
그곳에서 일어나는 인간과 신의 아이와 정령의 아이들의 전쟁.
그곳으로 떨어진 여섯명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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