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6 게빠
작성
15.04.23 23:58
조회
1,451

퓨전 판타지는 좋게 말하면 오므라이스이고, 나쁘게 말하면 오뚜기 도마도 케찹으로 만든 깍두기(실존한 음식)입니다. 써내려가는 작가의 필력에 따라 진수성찬이 될 수도 있고 듣는 것만으로도 토악질이 치미는 음식쓰레기가 되기도 하지요. 조아라에서 일컫는 퓨전판타지는 뭔가 정의가 다른 듯도 싶습니다만 제 기준에서의 퓨전판타지는 무협+판타지를 결합한 일종의 환협지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현대 레이드물을 가지고 퓨전판타지라 하진 마세요. 어차피 이 서평은 제 기준에서 쓰인 거니까요.


디자이어의 식감은 잘 만든 오므라이스 위에 주방장의 비법이 가미된 소스가 뿌려진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퓨전 판타지라는 간판을 걸고 있지만 연재된 분량에서 무협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작가의 색채가 진하게 녹아들어있다는 소리죠. 읽다가 가끔은 로그아웃하는 장면이 나올 때 이게 게임판타지였던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말이죠.


작가분께서 의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게임판타지라는 소재가 무협이라는 장벽을 완화해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고 봅니다. 그저 스킬이다. 그저 강해질 뿐이다. 무협에서 제법 어렵게 설명하는 초식과 경지는 레벨 업으로 통합되어 표현됩니다. 등평도수와 능공허도만 나와도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독자들에게도 숫자풀이로 간단하게 설명되지요. 정통 무협 독자들이야 길길이 날뛰며 침을 뱉겠지만 개인적으로 신선했습니다.


디자이어에서 의외였던 점은 간지폭풍의 악역과 인물들이었습니다. 다른 세계의 xx인 천마와 쌍괴, 츤데레 캐릭터인 흑설향과 페르시크는 개인적으로 의아한 인물들입니다. 사실 이런 인물들이 조아라 노블레스 시장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막상 보고나니 그렇지가 않았거든요. 특히 중간부분에서 천마에게 패퇴하는 주인공을 보고 노블 아재들이 풀발기해 손가락질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부보다도 강하다!’는 말에 오히려 바지를 부여잡고 다음 편 다음 편! 을 외치는 광경은 소름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건 사실 어떻게 보면 필력의 승리죠. 주인공이 저 기고만장하고 끝없이 강한 놈을 때려잡아 짱짱쌔질 것을 기대하게 만드는 흡입력. 노블아재들의 갑질에서 필력이 승리한 몇 안 되는 사례로 들 수 있겠죠?


디자이어의 몇 안 되는 단점 중 거슬렸던 것은 베타버전의 초반부 노가다(?)였습니다. 저는 사실 게임 판타지를 싫어하는 독자 중 하나인데요. 이런 노가다 장면을 보면 가끔 작가가 쓸 내용이 없으니 분량을 채우려고 억지로 넣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디자이어의 베타가 끝난 후 문파전으로 진행양상이 흘러간 것이 정말 다행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이쪽이 게임 판타지가 아닌 퓨전 판타지에 어울리는 진행이기도 하고 말이죠.


이제 디자이어는 350화의 가까운 대장정 끝에 겨우 무림을 먹어치운 상태입니다. 언젠가 판타지와 초능력의 대륙을 먹어치우고 강림할 마왕과의 전투가 이어지겠죠. 무협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디자이어에 가미된 무협의 색채가 후반까지 빛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http://novel.munpia.com/24446


Comment ' 6

  • 작성자
    Lv.67 심심한샘물
    작성일
    15.04.24 00:16
    No. 1

    홍보가 아니라 추천으로 바꾸셔야 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귄아
    작성일
    15.04.25 21:52
    No. 2

    재밌음 진짜 이것때문에 조아라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아야가사
    작성일
    15.05.03 19:47
    No. 3

    좋은 글이죠. 타사이트랑 동시연재 때문에 조회수는 낮지만 게임 + 무협 + 판타지인데 흔해빠진 구성이나 진행도 없음.. 거기에 앞으로 남은 회차도 많아보이고 특히나 회차가 지날수록 재미가 더해지니 볼맛이 나는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박탱구
    작성일
    15.05.03 23:45
    No. 4

    재밌게 읽은글입니다. 다만 몇가지 제약이 있는데 초반 주인공의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감내할수있느냐 (전 오히려 이런부분이 좋았습니다. ) 중후반 오글링을 견딜수있느냐...어느부분인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아마 저만 이렇게 느낄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을 제외하면 스토리, 설정, 개연성, 캐릭터 입체감 모두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츄네다
    작성일
    15.05.19 10:47
    No. 5

    같은 작가님의 리벤지 헌팅도 재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귄아
    작성일
    15.10.03 22:31
    No. 6

    디자이어 개쩔어요. 진짜 재밌습니다.
    조아라에서 연재중인걸로..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7498 추천 추천 3종 - 리어스, 변수의 굴레, 트라드라센 대륙... +4 Lv.43 패스트 15.05.19 1,571 3
17497 추천 (추천)김군 0619님의 baseball country추천합니다. +1 Lv.94 무던하게 15.05.19 977 1
17496 추천 재미있게 읽고있는데 독자가 적어서 걱정되는 글..... +6 Lv.93 까칠한짐승 15.05.16 1,403 1
17495 추천 추천-빙궁의 소궁주 +1 Lv.9 합리적인삶 15.05.12 1,163 3
17494 추천 (중복주의) 추천 합니다 +4 Lv.75 아고니아 15.05.12 1,242 4
17493 추천 무협 낭왕전생 추천합니다 +3 Lv.65 투벅 15.05.08 2,892 0
17492 추천 이 소설은 '눈물이 흐르는데 자꾸 웃음이 나' 라는... +3 Lv.78 대추토마토 15.05.07 2,608 0
17491 추천 처음으로 헌터물을 한번 추천해 봅니다. +4 Lv.78 대추토마토 15.05.07 3,111 1
17490 추천 이상한 선녀가 떴다 +1 Lv.76 저냥그냥 15.05.06 1,548 0
17489 추천 한달동안 6~8만원을 지르는 과금러가 보는 선호작들 +28 Lv.98 Emc 15.05.05 2,432 0
17488 추천 요즘 재미있게 보는 글들.. +10 Lv.78 대추토마토 15.05.04 1,624 4
17487 추천 오랜만에 작품 추천하고 갑니다 (2개) +7 Lv.60 소요권법 15.05.04 1,487 4
17486 추천 액션상황이 주어진다? \" 대역배우 level up\" 추천 +14 Lv.1 [탈퇴계정] 15.04.26 810 3
» 추천 목마님이 쓰시는 소설 디자이어를 추천합니다. +6 Lv.26 게빠 15.04.23 1,452 1
17484 추천 무협 대구를 추천합니다 +4 Lv.26 티티카카판 15.04.20 963 0
17483 추천 위닝 추천합니다. -유료연재작 +4 Lv.58 No.하늘 15.04.17 837 3
17482 추천 볼 만한 것 2개 추천 +6 Lv.80 크림발츠 15.04.15 1,500 0
17481 추천 읽어볼만한 글들 +5 Lv.22 더마냐 15.04.12 1,590 10
17480 추천 진부동님의 제국연대기 +4 Lv.26 죽승 15.04.11 1,142 3
17479 추천 너무 참신하고 재밌는 \"싱크\" 를 추천합니다. +5 Lv.46 스마일냥이 15.04.07 1,351 1
17478 추천 독창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판타지들 +12 Lv.15 아라나린 15.03.31 1,764 3
17477 추천 제가 요즘 보고있는 수작들 추천합니다. +10 Lv.78 불타는참개 15.03.30 1,646 0
17476 추천 링을 부숴라, 공구리 펀치~! Lv.8 [이후] 15.03.29 771 0
17475 추천 어센딩 블레이드 추천요! +6 Lv.23 챙chang 15.03.26 1,160 0
17474 추천 작가님이 답댓글을 재미나게 다는것의 효과 +18 Lv.75 아고니아 15.03.26 1,679 3
17473 추천 하담하님의 아이를 배신한 어미의 이야기 +8 Lv.84 담적산 15.03.26 1,086 2
17472 추천 예쁘게 개미지옥 하나 파봅니다. Lv.29 레오프릭 15.03.26 996 0
17471 추천 마지막, 그리고 새로운 시작 +3 Lv.99 진흙44 15.03.23 1,257 3
17470 추천 공모전 작품추천이요 +7 Lv.52 영점일 15.03.22 1,870 3
17469 추천 보고있는 작품 추천드려요 +2 Lv.11 햄사랑 15.03.22 1,115 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