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이 추천글에는 약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련되게 물든 바닥만큼이나 붉게 물든 채로 마지막 존재의 가슴에 손을 박아 넣었다. 두근, 두근. 세차게 뛰는 심장의 고동이 느껴진다. 광기가 사라진 두 눈에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살려달라고 애걸해봐.”
“사, 살려......”
어깨를 잡아 뜯어버렸다. 날카로운 비명이 붉은 연회장을 채운다. 아직까지 연회에 참가하고 있는 것은 단 둘뿐이다. 절망감으로 일그러진 표정이 보기 좋다.
“분하냐? 이렇게 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냐? 나를 죽이고 싶냐? 그렇다면 나를 저주해라. 나를 증오해라.”
네 녀석의 저주와 증오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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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부탁이 있다.”
“하아. 좀 닥치고 죽으면 안되겠냐?”
“다시 한번, 태양이 보고 싶다.”
슬쩍 문 쪽을 바라보니, 밝은 빛을 볼 수가 있었다. 그래, 해가 뜬 것인가? 하지만 지친 몸으로는 알테인의 몸을 옮기기가 너무 귀찮다.
“너는 손이 없냐, 발이 없냐. 니가 알아서 가든지.”
스윽, 스윽
뭔가 끌리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보니, 알테인이 기어가고 있었다.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는지 양팔을 이용해서 처절하게 기어가고 있었다. 태양에 대한 알테인의 열망, 그것은 속죄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인가? 뱀파이어 로드가 되어서 태양을 바라보지는 않았던 것인가? 아무래도 상관없다.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일어나서 만마봉인 쪽으로 걸었다. 검은 불길은 말끔히 사라져있었다. 자루를 집으니, 나를 필사적으로 거부한다.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근육이 마비되어버리는 것 같다. 대검을 들고 갈 수도 없었기 때문에 질질 끌고 알테인을 쫓아갔다. 카랑카랑, 만마봉인이 내는 소리가 알테인이 기어가는 소리를 덮는다.
태양이 피어올라 열려진 문사이로 햇빛이 스며들어오고 있다. 앞으로 조금이다. 단 한순간만이라도, 태양을 볼 수 있다면. 알테인의 의지가 전해져 온다. 그래, 이래야 죽이는 맛이 나지.
이번에는 허리에 칼날을 박아넣었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된 알테인은 필사적으로 햇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추천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많은 내용이 포함된거 같지만, 이 부분이 발자크트릴로지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 같아 부득이하게 넣었습니다.
주인공인 발자크는 현재 남은 최후의 마물 사냥꾼으로, 이 마물은 전형적인 판타지에서의 마물은 오크, 코볼트등의 몬스터뿐만아니라 뱀파이어, 웨어울프등 인간이 아닌 지능을 지닌 모든 생물체를 일컫는 말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아직 많이 알려진게 없습니다. 다만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오랜 세월을 살아왔으며, 온 몸에 새겨진 문신이 그가 범상치 않음을 알려줍니다. 이 문신을 발자크의 힘을 구속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 힘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왔고, 마지막으로 남은 마물사냥꾼으로서의 삶은 그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으며, 범인과는 다른 잣대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발자크라는 인물을 대단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지만, 다소 잔인한 내용. 주인공보다 악당이 어울리는 그의 특출난 성격에 적응하지 못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단연컨데, 발자크를 따라서 그의 발자취를 쫓는 일은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매번 글을 읽고, 문피아내에서 가장 흥미를 가지고 보고 있지만, 매번 댓글을 남기지 못했던 것에 대해 작가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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