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자건 님의 메르헨과...

작성자
Lv.99 혈랑곡주
작성
07.04.21 02:08
조회
1,041

어제 심야로 "천년학"을 보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데도 자리를 뜰 수 없었습니다. 등골이 오싹하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의 취향을 생각할 때, 제가 그 영화를 그토록 감명깊게 보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라웠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중시하고, 재미를 중시하는 성격이지요. 영화를 봐도 지루한 A급 예술영화보다 박진감 넘치는 B급 액션을 더 좋아하지요... 하지만 이제 나이를 먹어서일까요? 전에는 보이지 않던 즐거움, 감동... 이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뜬금없이 영화 이야기로 추천글을 시작한 이유는 제가 "메르헨"과 같은 소설의 추천글을 쓸 줄 저조차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메르헨... 제 취향의 글이 아닙니다. 저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장르소설을 읽을 때도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로 재미입니다. 이고깽이든, 환생물이든 19금 야설에 가까운 글이든 재미만 있다면 다 용서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폭력성과 유머... 이런 것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글의 호흡마저 가쁘다면 금상첨화... 그런 의미에서 메르헨... 전혀 제 취향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메르헨을 추천하기 위해 이 밤중에 자판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전에 누군가가 메르헨을 추천하면서 삼국지의 오마쥬라고 이야기했을 때, 저는 그저 소위 말하는 삼국지 물의 하나일 거라 생각하고 찾아갔다가 생뚱맞은(저에게는 그랬습니다...) 보석도둑 이야기에 상당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물론 몇 편 재미있게 읽기는 했습니다. 글 자체가 가지는 매력이 상당했거든요... 하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다시 찾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제가 다시 메르헨을 찾게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메르헨을 보게 되었는지... 아마 제 선작란에 더 이상 읽을 소설이 없어서...(사실 있지만 아껴두고 있죠...) 한 동안 진득하게 팔 소설을 찾았더랬습니다. 그러다가 자건 님의 메르헨을 보게 되었습니다. 틀림없이 전에 보았던 서문이었는데... 서문을 곱씹어 읽으니 전에는 맛보지 못했던 글의 맛을 느낄 수 있겠더군요... 전에는 느끼지 못한 깊이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선호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이 전혀 아님에도 말이지요... 그래서 자건 님의 또 다른 작품이 있는 J**** 사이트로 가서 "정한무한"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한무한의 후반부 작품 "별리사"를 읽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삼국지 소설 팬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여타 소설과는 다르게 액션 씬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만... 정말 엄청난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참 우스운 사실은 정한무한 역시 전에 한 번 보다가 제 타입이 아니라 버려둔 작품이라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서일까요? 아니면 제가 좀 성장해서일까요?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감동과 재미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지금 이 시간까지 메르헨을 보다가 견딜 수 없어 이렇게 추천글을 남기게 된 것이지요... 처음 서문은 육천여 분의 독자들이 찾았지만, 최근에는 겨우 백여 명의 독자들만 남아계시더군요... 참 안타깝네... 생각하다가 문득 저와 같은 방식으로, '글 자체는 좋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네...' 그렇게 떠나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추천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고 다시 가서 메르헨을 읽으셔도 저와 같은 감동을 느끼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한 분이라도 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동을 새롭게 느끼시는 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메르헨...  로맨스 소설입니다... 자건 님은 주로 사랑 이야기 전문이시더군요... 하지만, 로맨스이지만 조폭도, 일진도, 얼짱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삼국지를 즐겁게 읽으신 분들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등장인물이 줄지어 나오지요... 글의 내용에 대한 설명을 하려니 제 문장력이 미치지 못해 오히려 글의 아름다움을 가릴까 저어되네요... 그래서 쓰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이 추천글을 통해 제가 받은 강렬한 감동만큼은 좀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건 님의 메르헨(Maerchen)... 일독을 강권합니다...

덧붙이자면... '메르헨' 한글로 검색하면 나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작가명으로 검색하시면 찾기에 편하실 듯 하네요...

좀 더 덧붙이자면... J****에 있는 정한무한도 다시 한 번 일독을 강권합니다... 그리고 자건님 가능하시면 정한무한도 문피아에 가져오시는 건 어떨지... 이런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만...


Comment ' 7

  • 작성자
    Lv.4 놀러와버려
    작성일
    07.04.21 02:19
    No. 1

    독어로 Maerchen이라지요.
    일케 치면 나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수면비행
    작성일
    07.04.21 02:41
    No. 2

    서편제, 천년학은 이청준님의 연작소설이 원작이죠.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 제목도 생각나지 않는데
    하고 싶은 말은, 순수문학 쪽으로 좋은 책이 많다는 거죠.
    그래도 망했다는 거. 시대가 바뀐 거죠.
    조용히 책을 읽는 풍경은 그림 속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되었죠.
    게다가 덧붙히자면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영화도
    성공할 수 없죠. 오래된 정원, 개인적으로 감명깊게 읽었는데.
    영화는 개봉한다는 말만 듣고 다음 소식을 못들었군요.

    감동을 준다는 건, 안타깝게도 시대에 뒤쳐진다는 느낌.
    스타에서도 우직하게 지키면서 한방으로 뒤집던 테란이
    이젠 여기저기 들쑤시며 정신없이 몰아쳐야 이기는 시대.

    지금 필요한 건 뭐?

    이 광고가 현시대를 대변하는 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서효은
    작성일
    07.04.21 03:18
    No. 3

    혈랑곡주님의 감동적인 추천글에 마음이 움직이네요.
    조용히 시간내서 읽어봐야겠어요 ㅎ
    기면성뇌염님 의견에 70프로 동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8 뫼비우스띠
    작성일
    07.04.21 05:11
    No. 4

    저도 한참 재밌게 보는 글중에 하나죠 ..
    그리고 감솨하게도 자건님은 한번에 2편씩올려주셔서
    흐름이 끊기지가 않아서 너무 좋아요 ^^
    좋은글에 연참까지 해주시니 ..이보다 더 행복할수가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7.04.21 11:21
    No. 5

    메르헨... 꼭 소장하고 싶은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Y. 한빛
    작성일
    07.04.21 16:05
    No. 6

    메르헨.. 좋은 글이죠
    잠깐 쐐기풀왕관과 인큐버스도 추천합니다^^
    메르헨과 비슷한 느낌이죠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화신
    작성일
    07.04.21 22:06
    No. 7

    메르헨 정말 재밌죠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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