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판타지에 대한 오해

국내 양산 판타지에 등장하는 소드 마스터니, 9클래스 마스터니 하는 설정(혹은 용어)들의 천편일률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 의외로 이런 반론이 많이 나오더군요. 어차피 엘프니 오크니 하는 것들도 실제 전승과는 관련없는 서양 판타지의 정형화된 설정-혹은 클리셰가 아니냐? 하는 주장인데요... 저번에 리플로 달려다가 얘기가 길어져서 그냥 따로 글을 씁니다...

아닙니다;

일단 서양 판타지-중에서도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영미권 판타지를 보면, 요즘 좀 팔리는 시리즈만 꼽아도 로버트 조단의 휠 오브 타임, 테리 굿카인드의 소드 오브 트루쓰, 조지 마틴의 얼음과 불의 노래, 테리 프래챗의 디스크월드, 로빈 홉의 파시어 트릴로지... 대충 이런 작품들이 몇 년 간 꾸준히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단 한 편에도 엘프니, 오크니 고블린이니 하는 것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파이어볼이니 라이트닝 볼트니 하는 마법들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구요.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데이빗 에딩스의 제목 잘 기억 안나는; 예언의 아이 어쩌구 하는 시리즈나 래이먼드 챈들러의 마법사,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 뭐 마녀의 아들, 코난 사가, 엘릭 사가, 폴 앤더슨의 이계진입물-_-, 혹은 그 투명드래곤-_-나오는 소설... 까지 훑어가며 살펴도 다 마찬가지구요. 드래곤랜스나 다크엘프 트릴로지 같은 아예 D&D 소설이 아니고서야 그런 전형적인 설정을 뻔뻔스럽게 써먹는 작가는 없습니다. 판타지 작가들한테 공통적인 설정? 이라기보다 지침처럼 통하는 '마법에 대한 가이드라인' 이래봤자 '1. 마법은 전지전능해서는 안된다. 2. 마법을 사용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3. (기억안남)...' 뭐 이정도가 다구요...

예외가 있다면 테리 브룩스의 샤나라 시리즈 정도인데 이 사람은  안그래도 '톨킨의 형편없는 모방' '톨킨 소설을 가장 지루한 형태로 변주하는 작가' 정도의 평을 듣고 있습니다...;

엘프니 드워프니, 다크 엘프니 하는 애들이 빠짐없이 얼굴을 내미는 것은 서양쪽보다는 오히려 일본 판타지, 그 중에서도 미즈노 료의 소설처럼 게임 기반의 작품이거나 NT 노벨이구요... 그나마 그쪽 소설들은 편집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최소한의 짜임새'는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죠... 하나같이 마나를 어째서 검기를 두르고 소드 익스퍼트니 소드 마스터니... 컴퓨터 게임처럼 쓰는 소설은 잘 없습니다...

[[Deep]]

그러니깐 결론은 소드맛스타,9써클법사 같은건 한국에서나 나온다는건가....우리나라 작가들의 창의성에 놀라네(비꼬는거 아님)

[Upez]

문피아 계신 분들 대부분 서양판타지에서 아름다운 엘프나 최하급몹 오크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쯤은 알고 계십니다.

[엘프의똥배]

음.. 판타지의 시작은 양키들었고, 기본 골격은 일본이, 한국은 그것들을 모아 찬란하게 꽃피웠다?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 ㅋㅋㅋ

[Upez]

그리고 9클래스 마법사라는 수치는 D&D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D&D 마법의 마지막 레벨은 9레벨이니 말이지요. 실제로 초기 한국 판타지에서 사용하는 마법들은 D&D의 마법인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검기휘두르는 소드마스터는 무협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솔직히 마법사는 D&D에서 너무나도 약합니다. 그래서 강화를 했겠죠. 그러다 보니까 검사도 맞춰서 강화를 해줘야 하는데 육체능력만 쓰는 것 으로는 한계가 있었겠죠. 그래서 무협설정을 도입한 것일 테구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마법사가 약하다는 것은 요즘 나오는 판타지들하고 비교한 것입니다.

[제이데빌]

Deep/ 한국에서 나왔다기보다는 TRPG 룰북이나 컴퓨터 게임에서 나온거죠...; Upez/ 예 저도 그럴 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게 여기는 분들이 많아서요. '어차피 다 그런 식으로 쓰는거 아니냐...' 하는 식으로요.

[제이데빌]

저도 꼭 게임 룰 기반의 소설을 나쁘게 보는 것은 아닙니다... 로도스도 전기같은 리플레이물도 재미있게 읽었으니까요. 또 스테레오타입이라는게 꼭 나쁘다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장르 자체가 양적으로 많이 성장한 지금 이런 천편일률적인 설정, '판타지는 꼭 이래야 한다' 는 이상한 강박관념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타지라기 보다는 판타지 배경의 무투소설들만이 넘실거리는 지금에는요...

[제이데빌]

그런 면에서 거의 D&D 소설이라 해도 좋을 '드래곤 라자' 로 대대적인 바람을 잡아놓고 최근작에서는 진지한 고민을 보여주며 나름의 세계관을 잡고 계시는 이영도씨는... ㅡ.ㅡ; 사실 국내 양산 판타지물의 아버지가 드래곤 라자요 어머니가 바람의 마도사인데... 정작 본인은 금새 그 한계를 극복하셨죠...

[엘프의똥배]

전 양산형의 개파는 묵향이라고 봅니다. 어쨌거나 사대사상에 심취한 한국인들에게 외국에 없는 거라고 말하는 게 좋은 설득방법이긴 합니다.
이제 천편일률적인 한국형 판타지는 지양합시다.

[알시라트]

-_-; D&D마법사가 약하다라;; 18~9레벨 돌파해서 9레벨 마법을 배운

마법사를 동레벨 직업군들이 이기기가 쉽던가;; 3rd룰이나 AD&D에서는

거의 반신급이지 않나요? +_+.. 물론 준비된 마법사에 한해서이지만;

[Upez]

시라트님// 뭐 제가 항상 마법사만 플레이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9레벨 마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기본 지능수치 (아이템영향 무시) 18을 넘어야 한다는 제약과(17인가?) D&D에서는 일반 소설들과는 다르게 준비된 마법사와 아닌 마법사의 차이가 없습니다. 있을리가요. 게임인데. 물론 메모라이즈야 해야겠지만, 스크롤 구하는데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지요.
또 AD&D부터 마나의 개념이 없어지면서 최하위 마법이라고 해도 9레벨 마법사조차 하루에 9번밖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잘 안나네요. 10번이 넘을 수도 있으나 분명이 20번은 안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2년전에 플레이했던거라서 말이지요.
오히려 1st rule에서는 후반부로 갈 수록 마법사가 극강해졌지요.
타임스톱이라는 궁극의 마법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턴이 몇턴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하여간 정지되는 턴은 6턴. 극약한 마법이 아닌 이상 대부분 3턴이상 잡아먹구요. 동레벨 전사의 체력에다 대고 극약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 위대한 타임스톱을 사용해도 한방밖에는 먹이지 못합니다. 자기 팀도 전부 정지되니까 팀원들에 의한 공격도 무산.
마법사는 20레벨이 되어도 약한 몬스터가 떼거지로 덤벼들면 이길 수 없지요. 물리공격무시가 존재하지 않는 19레벨 몽크보다도 약합니다. 물론 20레벨 성기사보다도 훨씬 약합니다. 전사는 잘 모르겠지만 1:1에서는 분명히 약합니다. 클레릭보다야 강하지만 '킬레릭'보다는 약합니다.
솔직히 D&D에서의 전사는 육체능력만으로 싸웁니다. 그런 전사와 1:1에서 지는 마법사가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습니까? 요즘 판타지랑 비교하면 한 5클래스정도? 아니 그것도 안되려나? 3~4클래스?
말은 Demi-God이라고 합니다만, 그것도 현실과 비교했기 때문이지 요즘 판타지랑은 비교가 안됩니다.

[Upez]

일단 제 주종목은 D&D 3rd와 3.5였습니다.

[잠뿌리]

저는 판타지에서 소드 마스터며 검기가 나오는 건 무협의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일본 판타지 만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판타지 소설이 두각을 나타내기 전에, 한국에서 꽤 인기를 끈 판타지 만화 중에 바스타드 같은 게 있죠. 거기서는 마법사도 극강하지만 전사들도 검기 날리고 날라 댕기고.. 사실 거기서부터 소드 마스터라는 명칭이 나왔죠.

국내 최초의 출판 판타지 소설이었던 임달영 씨의 레기오스. 그리고 그 이후에 피트에리아와 임경배 씨 등 초룡전기를 통해 일본식 소드 마스터를 대물림 받은 것 같습니다.
(물론 무협의 코드와 판타지의 접목은 바람의 마도사 쪽이 오히려 우위!)

9서클 마스터도 사실 서클제라는 게 D&D를 연상해서 그렇지. 그 스타일은 D&D와 다르게 엄청 막강한, 혼자서 수많은 적을 뚜드려 잡을 수 있는 마법사란 측면에서 볼 때도. 사실 상 바스타드에서 출발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피트에리아의 초극강 마녀도 사실 상 바스타드 다크 슈나이더의 여성 버젼 필이니까요.

D&D 마법사는 약하지 않다고 봅니다. D&D 룰적으로 보면 고랩 마법사는 동랩 직업군이 이기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D&D 하다 보고 알게 된 거지만 정말 눈물나죠 ㅠㅠ 뭐 하지만 마법사의 마법에 저항 내지는 원거리로 쏘아 보낼 능력을 갖춘 한국형 판타지의 검사에게 있어선, D&D 룰에 따른 마법사는 약한 게 당연하겠죠.

어쨌든 천편일륜적인 판타지를 타파하고 좀 새로운 게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소드 마스터고, 9서클 마법사고 지겨운 건 사실입니다. 언제까지 클론의 역습을 봐야할지 모르겠어요. 물론 D&D 3.5의 룰을 베이스로 연재글을 쓰는 제가 할 말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로도스 전기 류의 리플레이물에 가깝..)

[헤제키아]

아니 D&D의 마법사가 약하다니...-_- 휘긴님같은 D&D골수 플레이어분들이 들으면 웃으시겠네요. 씨크릿렐름같은 D&D 모임에 가서 그런 말 하면 좀 곤란하실겁니다.
마법사가 강한건 단지 고렙 뿐만이 아닙니다. 저렙때도 충분히 전사쯤은 골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일단 슬립...-_- 마법사의 마법은 데미지부터가 전사의 칼질 한방과는 하늘과 땅 차이죠. 캐스팅타임도 대부분 1표준행동이라 그리 긴 것도 아니고.

[잠뿌리]

저는 주로 해본 룰이 D&D 3.0~3.5, GURPS 등인데..

D&D의 마법사는 전사와 1:1 붙어도 안 깨집니다. 다만 여기에는 여러가지 제반 사정이 더해져야겠지요.

전투 시작 시점, 버핑(강화 주문), 거리. 이 모든 걸 고려해 놓고 봐야 합니다. 사실 어떤 직업이든 비전투 계열의 직업을, 근접 전투 전문 직업과 초 단거리에 붙여넣고 1:1 전투를 시키면.. 당연히 게임이 안 되죠.

그리고 20레벨대의 마법사라면, 약한 몬스터가 떼거리로 덤벼들어도 이미 그에 대한 대응책이 다 준비되어 있어야 정상입니다.

막말로 플라이로 하늘로 날라오른 다음, 클라우드 킬 한방만 날리면 약한 몬스터는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즉사. 원 킬 원 샷입니다. 오히려 전사로 약한 몬스터 때려잡을 때 몇 턴 걸리는 거 마법사는 마음만 먹으면 1~2턴 안에 끝내죠.

물론 AD&D와 D&D 퍼스트 시절에 마법사가 가장 강하지만 지금 현재 3.5에서도 마법사는 강합니다. 최근에도 해보고 느끼는 거지만 전사는 고달퍼요.

[별바람]

저레벨이라도 웹 깔고, 파이어 볼만 날릴 정도만 되도 상대하기 여간 까다로운게 아닙니다. 거기에 에픽 레벨의 마법사라면 전사는 개박살입니다. 뭐 킬레릭이 있긴 하지만 법사와 비교 대상이 못 되죠. -ㅅ-

[알시라트]

~_~ 마법주문 9레벨이면;;;(거의 이모탈이잖아;)+_+...

3rd룰을 주로 하시나보네요.. +_+ 설마 발더스게이트2 유저님?(캬 명작)

(AD&D부터가 아니라; 애초에 트롤이나 D&D같은 서양계열에

마나라는 개념은 없었..)

타임스탑한방이면 보통 왠만한 케릭은 골로가지 않나요?;;

(백스탭노리는 로그에게는 데스주문 먹여주는거다~)

주문저장기에 산성화살3개씩 2~3턴만 보내도;; 허허;

-_-;; 그냥 마법사도 약하지 않다는걸 말하고 싶었던것 뿐이라는..;

-_-... 난 왜 딴지를 걸고 있는거지... 여긴 어디? 난 누구지?

[하이사커]

3.5 를 기준으로...

붙어놓든 떨궈놓든 불속에서 싸우든 물속에서 싸우든 하늘에서 고공전투를 벌이든 우선권만 따내면 무조껀 마법사가 이깁니다. 음 덴디니까 무조껀이라고 하긴 그렇구,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고레벨로 가면 갈수록 확률이 높아지고, 20레벨쯤 되면 거의 이긴다고 봐야죠. 물론 20레벨 빌드탄 전사도 마법사를 한방에 날려보낼 데미지가 된다면 결국 우선권 싸움인데요. 이건 어쩔 수 없고..

그래도 버프 한두개만 되있으면 스펠 캐스터가 이깁니다.

에픽가면 조금 더 심합니다. 에픽 스펠에 리플렉스 시드같은거 걸고다니면 손도 못댑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레벨때야 전사쪽이 유리해도 고레벨가면 위자드/소서러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ps. 이거쓰다 와우 죽었습니다 .ㅠ_ㅠ

[Upez]

D&D 퍼스트에는 마나개념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해보지는 않아서 잘 모릅니다만...

[알시라트]

하지만 일본게임처럼 적용되는 건 없죠; 오히려 소서러나 스펠슬롯을

이용한 마법강화 개념이 나오는 D&D 3rd룰 쪽이 게임쪽 마나개념으로

생겼다고 보는게.. ㅎㅎ 아니면 겁스처럼 아예 피로점 이용~_~ㅋ

[알시라트]

D&D에 나오는 게임마나는 아티팩트의 파워포인트 정도?+_+?

아니면 매직아이템이나; 완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