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권째 분량이 연재되고 있는, 작연란의 [가디스 가드] 홍보합니다.
글의 소개삼아 본문 중의 한부분을 올려둡죠.
많이 찾아주시고, 좋은 휴일 되시길~
......
찰싹!
황제의 중얼거림에 무표정한 얼굴로 화답하던 그림자 기사. 그도 말을 멈췄다. 역시 제니스 귀비 때문이었다. 간식처럼 만들어진 전체(前菜)요리를 차리다가 갑자기 허공을 때리지 않는가. 그건 그렇다 칠 수 있지만 손등이 가격되는 듯한 마찰음은 왜 튀어나오나!
그림자 후(後)는 즉시 제자리(황제의 뒤)로 되돌아왔고 그림자 우(右)도 황제의 곁에 바짝 붙었다. 하지만 귀비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스스로가 행한 일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질책을 한다.
“아무리 ‘그림자’의 직위라고 황제가 맛보지도 않은 음식에 먼저 손을 대서야 되겠는가. 왜? 내가 독이라도 넣었을까봐서?”
잠시잠깐의 침묵.
그러나 힐책을 들은 누군가는 의자까지 빼어 척 걸터앉았다. 그리곤 개시도 하지 않은 수프냄비를 통째로 끌어간다. 라세르는 그 모양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정말로 독이 들었는지 시식해보려는 것처럼 완벽하게 투명한 그가 숟가락질을 한다.
“그, 그건 먹지 마라!”
이번에도 귀비였다. 찔리는 태도로 보이지 않는 상대의 시식을 막는다. 후루룩거리는 소리를 듣던 라세르는 등 뒤의 그림자 후(後)를 향해 손짓하며(소리차단 마법을 해제하라는 뜻이었다) 되물었다.
“제니스, 수프에 뭔가 넣긴 넣은 거냐?”
“그게…… 흥! 폐하껜 꼭 필요할 듯하여서요. 용서치 못하겠으면 이제쯤 제게도 유배령을 내리시지요. 기꺼이 받들겠나이다.”
“뭘 넣었는데?”
“성욕감퇴제!”
“푸웃! 콜록! 콜록!”
성분을 분석하듯 우물거리고 있던 ‘그’가 화들짝 놀란 것처럼 수프를 뿜어버린다. 연이어 사레들린 기침이 이어진다. 그러나 상황파악을 할 수 있을 리 없던 제니스는 비웃는 어조로 엄하게 명했다.
“아무리 진짜 그림자 같은 손발이라 해도 그런 것까지 대신 복용해주진 못하겠나보네? 어쨌든 난 걸레질까진 못하겠으니 당장 손수 치우시오! 불결하게 식탁에 대고 뱉어버리다니.”
“흠! 미안하게 됐소, 제니스 황녀.”
“알면 어서 치우기나 해요! 수프는 다시 끓이게 해야…….”
“제니스. 내 마법사 그림자는 여기 있다.”
투덜거리며 수레를 향해 돌아서던 귀비는 멈칫했다. 돌아보니 정말로 황제의 곁엔 두 명의 호위가 서있었다. 검은 무복의 기사와 투명마법을 해제한 검은 로브의 마법사. 그러고 보니 마법사 그림자의 육성은 저렇지 않았었다. 듣기 거북하도록 갈라지고 탁한 음성이 아니던가!
그럼 저이는 누군지? 동그랗게 떠진 제니스의 시선이 향해오자 그가 모습을 드러낸다. 칠흑의 윤기를 내는 청동색 머리카락. 조각처럼 단정한 이목구비에 짙은 청동 빛 눈동자. 펑퍼짐한 회색 로브......
*
2008년이 4일도 채 못 남았군요. 마무리 잘 하시고 희망찬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