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죽었다.
어머니도 죽었다.
동생 란이도 죽었다.
살아남은 이는 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핏빛으로 물들은 그곳은 지옥과 다를바 없었다. 그곳을 지옥이라 생각하는 순간, 마음 속에 마귀의 씨앗이 잉태되었다. 잉태된 씨앗은 단숨에 싹을 틔우며 자라나 광기(狂氣)라는 꽃봉오리를 맺었다. 그 꽃봉오리가 활짝 피게된다면 나는 내가 아니게될 것임을 예감했다.
차라리 죽고싶었다. 아니 살고싶었다. 죽고싶었다. 살고싶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강렬한 욕구들이 번갈아가며 나를 괴롭혔다. 다른건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인을 만났다.
신기하게도 노인을 만나는 순간, 나의 광기는 씻은 듯 가라앉았다. 노인의 맑은 눈과 눈을 마주쳤을 때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며 몸을 움츠렸다. 두려움이 아니라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미쳐가는 내 모습이 너무도 못나게 느껴졌다.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던 노인이 입을 열었다.
"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게지. 노부는 담모(某)라 한다."
눈빛만큼이나 맑은 음성이었다.
" 나를 따라가겠느냐?"
노인이 손을 내밀었다. 잠시 망설이던 나는 손을 뻗어 노인의 손을 잡았다. 여전히 시선은 피하고 있었다. 내 나이 열셋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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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무협란에서 '패천도협(覇天刀俠)'을
연재중인 해리라고 합니다.
현재 23편이 연재된 패천도협은 아마 이번주중으로
정연란으로 올라갈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정연란으로 올라가기 전,
자연란에서의 마지막 홍보를 나와봤습니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패천도협에서는 광기와의 싸움을 통해,
스스로를 단련하는 주인공 손승적이
천하제일의 도객(刀客)으로 올라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부드럽지만 광기를 품은 손승적과 그를 돕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위협하는 마탑(魔塔)의 무리.
지금 항주에서는 이들간의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주인공의 행보에
같이 동참하실 분은 주저말고 찾아와 주시길!
이상, 해리였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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