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무래도 변태작가인 것 같아요.
전에 우스개소리로 스스로를 변태작가라 한 적이 있었는데,
우스개소리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소설에서 베드씬 장면이 있을 때,
표현은 매우 절제되고 완곡하게 하지만,
작가는 그들을 팔방에서 관찰하니까 정말로 적나라한 모든 것을 보게 될텐데,
이게 베드씬 뿐만이 아니라 그 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글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옷 갈아 입는 모습, 화장실에서 급하게 옷을 끌어내리는 모습, 양치질 할 때 가슴이 출렁이는 모습 등등 아주 다양한 장면들이 전혀 야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작가의 머릿속을 지나간단 말입니다.
그러다 보면 바지 앞섶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도 흔적을 남길 때가 있습니다.
작가가 개릭터에 이입된 모습을 지나쳐서 스토킹이나 관음이 아닌가 걱정될 정도입니다.
다른 작가분들도 그럴거라고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들고, 난 변태작가가 맞다는 자괴감이 좀...
위로가 필요한데, 위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즐거운 독자의 길이 있는데, 왜 험난한 작가의 길을 걷는지...
아, 변태작가여! 너의 고단한 길에 축복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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