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글을 읽을때
누구를 배제한다
이런 표현 나오면 짜증나는데
이거 일본식 번역체 아닌가요?
나만 그렇게 느끼나...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배제하다'라는 표현은 분명 우리말이죠. 하지만 장르나 만화에서 사용되는 용법은 우리말의 의미가 아닌 일본식입니다. 그래서 불쾌한 것이죠.
"진격의 거인" 이라는 문장이 이상하지 않나요? 저는 상당히 거슬리고 불쾌합니다.
"진격"이라는 단어는 분명 우리말입니다. 하지만 용법은 "진격하다"가 되어야지 "진격의"가 되면 안됩니다. 일본식 표현이 우리말을 파괴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많은 문화 종사자들이 그런 식으로 국어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걸 불쾌하게 여기지 않으면 무얼 불쾌하게 여겨야 합니까?
앞으로 돌아가서,
네이버에 검색하면 [배제하다]는 "[동사]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물리쳐 제외하다. "는 의미입니다.
용법으로는
이 사회에서 뇌물을 배제하는 사회 운동을 펼쳐야 한다.
부장을 이 일에서 배제하지 않고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국방부 장관은 다른 나라와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새로 개정된 법규는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구습에 물든 인물을 완전히 배제했다.
등이 있습니다.
뒹굴보노 님이 예로 드신 문장들도 그러한 용법을 따르고 있지요.
하지만 일본식은 다릅니다.
사람이나 어떤 대상을 죽여 없애는 것을 "배제하다"는 식으로 표현하더군요.
비슷한 일본식 표현으로는 "구축하다"가 있습니다.
이것이 일상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던 말인가요? 국어 문학에서 볼 수 없던 표현이, 일본 문학을 통해 들어온 겁니다. 즉 일본 번역투이고, 잘못된 국어 용법인 것이죠.
장르문학가라 해도 명백한 소설가이고, 우리 문장을 다듬고 지킬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한심한 일본식 표현으로 국어를 망치는 것을 보고 당연하다고 여기거나,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큰 문제라고 봅니다.
구축함에서 알 수 있듯이 구축이라는 단어가 "어떤 세력을 몰아서 쫓아낸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쓰고 있는 단어가 맞습니다. 물론 거의 쓰이지 않으면서 사어화 되어가고 있는 단어입니다만, 과거를 그리워하는 분들의 글에서는 아주 가끔 찾아볼 수 있죠.
하지만 제가 진격의 거인에서 느낀 '구축'의 용어는 "몰아내다, 쫓아내다"의 의미가 아니라 "죽여 없애겠다"는 의미로 읽었습니다. 거기 주인공이 그냥 "내가 모두 쫓아내겠어"라는 의미로 "구축하겠어!"라고 말하던가요? "죽여 없애겠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죠.
그래서 몰아내다, 쫓아내다의 의미로 쓰시는 어르신이 계시다면, 그분은 우리 국어의 글을 사랑하는 분이 맞습니다.
하지만 일본식으로, 일본 만화의 영향을 받아서 "죽여 없애겠어"를 "구축하겠어!"라고 사용한다면, 그건 국어파괴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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