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4.02.01 13:54
조회
5,823
나름 열심히 무공을 갈고 닦아 일정한 경지에 오른 곽기문은 강호에 이름난 무가의 서자로, 큰 뜻을 품기 보다는 주색에  정신이 팔려 있는 한량이다. 평소처럼 여자에게 수작을 걸거나 도박장을 기웃거리던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절세가인에게 한 눈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녀를 추적하지만 이 신비한 여인은 상상할 수 없는 경지의 절대고수. 그녀를 따라다니다 보니 일개 성읍이 풍비박산 나는 화끈한 액션 가운데 그녀를 향한 애절한 마음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이 여인을 연모하는 이는 곽기문만이 아니었으니. 곰 같은 덩치에 우직한 청년 고수 관평, 그리고 역시나 청년 영웅으로 명성이 드높은 미남자 이성건 사이에서 언뜻 초라해 보이는 곽기문은 도도한 그녀의 마음을 과연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아주 오랜만에 추천하고 싶은 무협 소설을 발견했습니다. ‘차마’님의 ‘열방전’이라는 글입니다. 까다로운 취향을 가지고 있기에 문피아에서 가뭄에 콩 나듯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글을 찾곤 합니다만 오늘 열방전이라는 좋은 글을 찾아서 기쁘네요. 

아직 24편이 연재되어 있는 소설의 초반부이지만, 전개가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스포일러를 자제하려다 보니 자세히 쓰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줄거리가 이 소설의 강점입니다. 미녀 고수의 정체는 무엇이며, 곽기문의 본 모습은 어떠한지 등등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이 글을 계속 보게 합니다. 

허세를 부리지 않는 주인공의 성격 또한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절대무적 카리스마 만능형 주인공을 싫어하거든요. 주인공 곽기문은 분명 충분히 고수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지만 먼치킨과는 굉장히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일견 비굴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피해가는 유형의 인물인 듯합니다. 나름 욱하는 성격에 상당한 실력도 가지고 있으나 현실의 벽은 쉽게 뛰어 넘을 수 없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만한 캐릭터이지요. 이건 여담이지만 요즘 장르 소설을 볼 때 많이 느끼는 것이 주인공들의 현실 극복이 너무나도 쉽게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주인공이니까 당연히 최강의 힘을 손에 넣게 되고 한계를 뛰어 넘는 과정이 너무 뻔해서 애초에 긴장이나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열방전’에서는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연적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관평도 이성건도 주인공의 레벨업을 위한 제물이거나 밟고 넘어가는 디딤돌 정도의 인물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은 연애 경쟁에서 주인공보다 상당한 우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쪼잔한 놈들이 아니라 멋있는 상남자들에다가 출중한 실력의 고수들이고, 여주인공을 곽기문보다 훨씬 먼저부터 알아왔기 때문입니다. 이 여주인공 또한 쉽게 넘어올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주인공 버프로 인해 만나자 마자 이유 없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지고 껌 종이 하나 툭 던져 주면 좋아서 막 끌려오는 그런 일 따위는 안 일어납니다. 사실은 이게 현실이겠죠. 미인 사귀기가 어디 쉽습니까.  

적절한 수준으로 설정된 무공도 이 소설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요즘 무협 소설은 일류고수, 절정고수, 초절정고수 등의 식상한 정형을 많이들 사용하며 검기나 검강을 줄기줄기 뽑아내어 집채만한 바위쯤은 두부 썰듯이 잘라버리던데요. ‘열방전’에서는 무공에 대한 과장을 상당 부분 줄였습니다. 물론 무협소설이니 만큼 내기를 갈고 닦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무공이 당연히 존재하지만, 그 수준이 거품을 쫙 빼고 담백해졌다고 할까요. 초싸이언인 같은 외계인들의 싸움이 아니라 사람이 싸우는 수준으로 봐 줄수 있는 정도입니다. 미스테리 여인이 사기적으로 강하긴 하지만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 주인공의 상식을 초월하는 불가해한 것으로 나옵니다. 비현실적인 것을 비현실적이라고 인정하는 솔직함이 보입니다. 

이 글에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말이 늘어짐을 표현하는 물결표의 사용과 큰따옴표로 표기된 효과음입니다. 그런 부분이 어색하게 보였습니다만 글이 워낙 몰입감 있다 보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초반부이며 갈 길이 먼 글이지만 지금까지의 느낌을 살려나간다면 분명 수작이 될만한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규칙적인 페이스로 연재되고 있으니 곧 분량도 많이 쌓이리라 기대됩니다. 

포탈을 띄우며 엉성한 추천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http://novel.munpia.com/17493 
‘열방전’과 함께 남은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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