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벼리다'와 '담금질'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4.01.26 12:46
조회
2,963

단어 오용하는 작가들 희롱하자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사실 어린 시절 착각한 후 계속 잘못 사용하고 있던 단어는 저도 꽤 있습니다. 나중에 제대로 알고 고친 경우도 있지만, 아직도 틀리게 알고 있는 단어도 있겠죠.

‘욕지기’ 같은 경우도, 해당 작품에 댓글로 남기는 대신 한담에 올리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틀리게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제가 오용을 확인한 세 작품 모두 조회수 1000은 간단히 넘기는 작품이었지만, 반복적으로 틀리게 사용하는 데도 아무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단어란 뜻이겠죠. 

‘욕지기’의 경우는 추천보고 들어간 글 슬쩍 훑어보다 발견한 것입니다만,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찾아낸 경우가 되겠습니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날카로운 칼로 벼리는 것 같은 살기!
나는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었다.

어디가 틀렸을까요?

벼리다
[동사] 1.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다.


연장 날 세우는데 망치를 써야지, 날카로운 칼을 썼다가는 칼만 망가지겠죠? 
‘베다’ ‘저미다’ ‘에다’ 를 써야 할 상황에 ‘벼리다’를 잘못 쓴 경우입니다. 
무기 싸움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판무 소설에서야 흔히 사용되는 단어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그다지 쓰이지 않는 단어다보니 착각한 거죠.

또 ‘(훈련을 통해 능력을) 단련하다’의 의미로 ‘담금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무기를 직접 제작하는 경우 (무협도 그렇고 겜판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에 달궈진 쇠를 망치로 두드리는 (흔히 접쇠로) 작업을 ‘담금질’로 표현하면 안됩니다. 그 공정은 ‘단련(鍛鍊)’이라고 하지, ‘담금질’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담금질
[명사]

1. <공업> 고온으로 열처리한 금속 재료를 물이나 기름 속에 담가 식히는 일. 


물에 담그니까 ‘담금질’이네요. 


haba02.gif

이건 굴렁쇠


Comment ' 16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4.01.26 12:53
    No. 1

    작품의 이름이 궁금해지는군요...

    뭐... 딱히 말은 하지 않겠지만.......
    자기도 잘 모르는 걸 멋있어보이려고 썼다가, 인터넷 검색으로 나오는 정보만으로도 그러한 묘사 발라버린 사례가 한 3-4번 정도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4.01.26 12:55
    No. 2

    ᛜcra·ter [kréitǝr] n.
    분화구; (달 표면의) 크레이터, (폭발로 인한 지상의) 폭탄 구멍

    cre·vasse [krivǽs] n.
    《F.》 갈라진 틈, (빙하의) 균열, 크레바스

    이거 틀리시는 분도 봤습니다.
    거대한 폭발 뒤에 지표면에 남은게 왜 크레바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4.01.26 13:14
    No. 3

    @>@;;
    뒤의 것은 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어찌하여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4.01.26 13:30
    No. 4

    쇠를 달구었다 식히는 담금질은 열처리고, 메질을 하는 단조와는 전혀 다른 작업입니다. 단조는 철을 때려 조직을 억지로 치밀하게 만드는 과정이고, 열처리는 분자구조의 변형을 꾀하는 작업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베어문도넛
    작성일
    14.01.26 13:37
    No. 5

    제가 하려던 말을 하셨네요
    담금질은 변태점까지 달아오른 금속을 단조한 후에 물이나 기름 등에 '담가서' 식히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담금질이라고 하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1.26 13:51
    No. 6

    '단련하다'도 '담금질하다'도 인간을 대상으로 사용하면 동의어로, 성장을 위해 혹독한 수련을 거치는 묘사에는 둘 다 무리 없이 사용되죠.
    다만 1차적 의미로 대장간 작업을 수행할 때는 꽤나 다른 의미가 되는 탓에 확실히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안 그런 작품들이 꽤 있더라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베어문도넛
    작성일
    14.01.26 13:54
    No. 7

    단련하다와 담금질이 동의어라고 말씀하셔서 헷갈렸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1.26 14:03
    No. 8

    다시 읽고 보니, 대상을 생략하는 바람에 많이 애매하긴 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엘라나스
    작성일
    14.01.26 13:42
    No. 9

    뭐 솔직히 보통 사용한다고 하면 '잘 벼려진 칼과 같은 날카로운 살기'같은 식으로 쓰지 않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베어문도넛
    작성일
    14.01.26 13:45
    No. 10

    그런데 실제 저렇게 쓰는 분이 계시니 문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4.01.26 13:49
    No. 11

    혹시나 해서 찾아봤는데, 다행이 전 안 틀렸군요......

    용광로에 넣어 뜨겁게 가열하여 벌겋게 만들고, 그것을 모루 위에 올린 뒤 망치로 두들겨 단조를 하다가 식으면 찬물에 넣어 담금질. 그것을 며칠 이상 반복하였다.

    제 소설 중 유일무이한 대장간 장면...
    이거 한 편 쓰려도 4일인가 자료조사 했지요......
    지금은 기억도 안 나는 단조라는 말도 나오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베어문도넛
    작성일
    14.01.26 13:57
    No. 12

    그런데 식을 때까지 단조하다가 식은 뒤에 담금질을 하면 의미가 없지 않나요?
    공기중에 식히는 과정은 담금질이 아니라 달리 부를 텐데?
    애초 담금질은 고온에서의 안정상태를 저온에서도 유지시키기 위핸 급랭(急冷) 열처리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베어문도넛
    작성일
    14.01.26 14:03
    No. 13

    찾아보니 공기중에서 식히는 과정은 '뜨임'이라고 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4.01.26 14:20
    No. 14

    뭔 소리인가 했는데 그 소리였군요.......
    식을 때까지 단조하는게 아니라, 단조 하다가 식어서 벌건 기운 사라지면 담금질 해버리고 다시 용광로에 넣어서 벌겋게 달군다는 뜻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베어문도넛
    작성일
    14.01.26 14:23
    No. 15

    그런데 벌건 기운이 사라진다는 건 변태점(금속의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온도)에서 벗어났다는 소리거든요... 그 뒤 온도가 높은데 찬물에 담그면 깨지지 않을까요?
    몇일이나 반복하셨으면 그 과정이 수십~수백번은 될텐데 당연히 그간 상승한 취성은 엄청난 것일 테고 찬물에 담그는 것만으로도 깨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못해도 금이 간다거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4.01.26 13:58
    No. 16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 되요. 식을 때 찬물에 넣으면 그냥 식을 때 찬물에 넣은 것일 뿐 담금질의 본래적 의미와는 좀 달라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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