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1 심중섭
작성
13.12.28 01:03
조회
4,098

서울 박물지, 영녕전. 이번엔 등장인물 위주로 소개해 봅니다.

 

정다정(男, 38, 서울 특수대책팀 조원)

 

나이 열넷에 용을 삼킨 아이.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못 잠글 것이 없는 사내. 총회 내에서 손에 꼽히는 격리자.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독종. 말도 없고 적수도 없는 그 흔한 삐뚤어질만한 이유도 하나 없는데 삐뚤어진 아이.

 

“용은 용을 부른다더니 정말이네요.”

 

나이 마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의 정다정은 어깨까지 치렁치렁한 머리, 항상 구겨진 양복에 검은 타이를 메고 다니는 이상한 어른. 약속 시간도 안 지키고 일도 안 하는, 도박에 미쳐 하구한날 도박판을 전전하는 총회의 문제아.

 

“내가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꼬리는 진짜 인간적으로 나한테 양보하자. 너희들은 젊잖아. 며칠 전에 봤지? 나 다리 후들거려서 이신이 너한테 업혔잖아. 곧 있으면 휠체어 타고 다녀야할지도 몰라. 지금 조금이라도 힘이 있을 때 비축을 해야 한다니까.

요새 자꾸 밖에만 나서면 식은땀이 나요. 서면 진땀이 나고, 누우면 마른땀이 난다니까. 응? 오늘 밤에 산도 타야 하잖아. 이신이 너는 여기서 더 힘 붙어서 뭐하겠냐. 도담아, 너는 지금도 충분하잖아. 형 마음 알지?”

 

장어 꼬리 하나에 비굴해지고, 툭하면 엄살에, 도박 자금을 위해서라면 총회의 차도 전당포에 파는, 일생에 도움이 안 되는 개똥같은 정다정. 하지만 이런 정다정에게도 사정은 있다. 그 누구에게도 더 이상 진실을 말하지 않는 다정의 속에 아직 그 독종 살아있다.

 

방도담(男, 27, 서울 특수대책팀 조원)

 

“왼쪽에만 있는 보조개가 내 매력 포인트잖아.”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알아주는 기업의 외동아들. 멋진 오빠는 좋은 차 타야하니까.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 로드스터를 끌고 다니는 겉보기엔 세상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방도담.

 

그래도 꿈을 꾼다. 가끔 모두가 벙어리였던 그 조용했던 세계를 떠올리는 꿈을 꾼다. 조용한 것은 편하고도 기묘하다. (…) 나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자꾸만 자꾸만 꿈에서 깨도 또 꾸는 수밖에 없다. 나는 상처받아야 하고 나를 상처 줄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다.

 

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환망사를 보았고 어미를 죽였다. 뱃속에서부터 여섯 형제를 모두 먹고 난 강력한 업왕신. ‘너 때문이다’ 처음으로 들은 소리는 아버지에게 난 것이었다. 도담은 그 후로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이 스물일곱에 새 세상을 만났다.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를 끄집어 낸 것은 이신의 욕설이었다.

 

다시 귀를 열었다. (…) 나는 이신은, 현실은, 그 무엇이든, 여기에 있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설령 나를 이신을, 현실을, 그 무엇을, 다치게 할지라도.

 

채이신(女, 24, 서울 특수대책팀 조장)

 

“날 길러주신 할머니는 굉장히 유명한 무당이었어. 한 번은 저승혼사굿을 했는데 알고 보니 여자 쪽이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산 사람이었대. (…) 그 여자는 처녀인데도 배가 불렀대.”

 

엄동설한 뒷산 소나무에 목을 맨 만삭의 산모. 병원에서 살아난 아이. 만무 홍삼례가 거두어 어릴 때부터 총회의 소속으로 자란 채이신. 특수인력관리팀 팀장 김인묵 밑에서 제대로 배운 타고난 역사이자 영녕으로 인도하는 인도자. 스무 살이 된 겨울, 길러준 할머니는 죽었고 홀로 상경했다.

 

“쟤가 저렇게 보여도 수렵 면허증, 총포 도검 소지 허가증 가진 애야. 조심해야 돼.”

 

원칙이 아닌 일은 하지 않으며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내는 스페셜리스트. 성격은 불같고, 필요하면 폭력도 서슴지 않으며 반말에 욕설은 기본. 거기에 귀신같이 눈치도 빠르다. 기죽지 않고 할 말 다 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말은 하지 않고 좋든 안 좋든 사실을 말하는 성격. 간섭의 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힘, 스스로의 힘을 믿는 자. 모두를 올바른 길로만 인도하는 타고난 리더.

 

“세상엔 참 설명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 그럴 때 사람들이 내 힘으론 안 되는구나, 하면서 믿을 걸 찾아. 우러러 보는 신, 외우는 주문, 비는 물건, 터부, 거짓으로 만들어낸 것들. 거기서 나오는 거야. 사람들 기대려고 만들어 놓은 것들.

보이는 대로 믿지 마. 우리는 보기 때문에 그게 진실이라고 쉽게 착각할 수 있어. 너는 눈앞에 도사가 있으니 도교의 경전은 모두 진실이라고 믿을 수도 있겠지. 업경대가 있으니 지옥도 있을 것이라 믿을 수도 있겠지. 악마를 보고 천사의 존재를 확신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것들은 다 환(幻)이야.”

 

서이준(男, 32, 의사, 이준 가정 의원 운영)

 

“말하지 않아도 죽습니다.”

 

총회의 실무본부 본부장 서지락의 막내아들이자 이신과 같은 스승 아래서 배운, 이신에게는 멋진 오빠. 일반인들처럼 환망사를 볼 수 없으면서도 소통은 할 수 있는 인물. 남들이 보기엔 그저 사람 좋고 다정한 의사 선생님. 그런 그가 휘두르는 물건은 역천의 검으로 보통 사람은 들지도 못하는 사진참사검(四辰斬邪劍).

 

김명훈(男, 38, 서울 중부지부 지부장)

 

“오랜만에 김명훈이 칼춤 좀 췄겠어. 평생을 칼밥 먹으며 살아야 할 놈인데.”

 

추이협(追異協) 계통 가문에서 태어나 봉이면 봉, 검이면 검, 활이면 활, 못 다루는 무기가 없는 인물. 등 뒤에 거대한 칼을 찬 조상신이 붙어 무력에서 따를 자가 별로 없지만 지금은 그저 관리직. 항상 정다정을 욕하며 피곤한 삶을 이어간다.

 

 

● 이외에도

 

여의주를 두 개나 가져 승천을 못 하는 ―이무기,

세 개의 재앙을 삼킬 매 선생 ―삼두일족응,

역삼 2동에서 철학원을 운영하는 진짜 도사 ―천소산,

창힐의 눈을 가진 악필 ―최승령,

승령의 누나이자 조선 왕실 전문가인 ―최의령,

당산나무의 잔가지로 태어난 ―화림(華林) 스님,

각종 불법적인 물건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는 ―금삼록 등

 

이들이 모여서 하는 일은 영녕입니다. 사람들이 만들어 낸 거짓들(幻), 기억에서 지워진 것들(忘), 이미 죽은 존재(死). 이 모든 환망사를 처리하는 곳, 총회. 2013년 현재 서울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야기.

 

소설 포탈 http://blog.munpia.com/manfromus/novel/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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