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에 이 글을 발견해서 3일간 밤을 지새워 봤습니다. 정말 재미있었고 여운이 가시지 않아 추천글을 작성합니다. 다만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의 글은 아닙니다. 취향에 맞는 분께 적극 추천합니다.
※ 이 글은 호흡이 긴 글입니다.
※ 매운맛이 계속되는 글입니다.
※ 개인적으로 표지가 안티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어느날 갑자기 이계로 전이됩니다.
구르고 깨지며 16년을 보내다 결국 죽는데,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계로 전이되던 날, 전이되기 두 시간 전으로요.
그리고 다시 이계로 보내집니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고향에 왔지만 곧 이별하리란 걸 아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차라리 고향을 보지 못한 게 나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 제이는 제이식 표현에 따르면 마치 부엉이를 앞에 둔 고슴도치마냥 몸을 부풀리는 사람입니다. 쉽게 말해 까칠하고 싸가지가 없지만 울기도 잘 웁니다. 누군가 제이를 보며 ‘울면서 악쓰는 한 명의 인간’이라고 했던 댓글이 인상에 남네요. 정신질환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러한 제이의 심리가 정말 잘 묘사된다는 점입니다. 저는 초반에 제이가 정말 미친 것 같았어요. 그렇기에 인간적이라 느꼈고, 그래서 너무 짠합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점점 변화하는 제이의 심리가 이해가 되면서도 너무 안타깝고 어느새 제이를 응원하게 됩니다.
나와 쌓았던 추억이 먼지처럼 사라져버린 사람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이곳에서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면 난 과연 뿌리치고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이계와 회귀를 가볍게 다루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캐릭터들이 다들 매력적입니다. 주인공 제이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생생하게 움직이는 기분이에요. 무엇보다 작가님이 만담을 참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작중 인물들이 이야기 나누는 걸 보면 너무 웃깁니다. 필력도 정말 좋으셔서 작가님이 쓰시는 단어 하나하나가 가끔 마음을 울릴 때가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은 시원하게 사이다를 마실 수 있는 글은 아닙니다. 오히려 좀 매워요. 사건을 해결할라치면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제이 또한 먼치킨이 아닙니다. 시원한 진행으로 대리만족을 하길 원하시는 분들은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전 이런 글이기에 좋았어요.
그리고 이 글은 천천히 내용을 들여다봐야 보이는 부분들이 종종 있어요. 휙휙 읽기엔 좀 버거운 글이기에 킬링타임용으로 읽을 순 없습니다. 물론 이런 점을 매력으로 느끼는 분들에게는 정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최신 회차인 327화까지 달리면서 행복한 결말이길 기도하며 보고 있어요. 작가님 말씀에 따르면 완결이 얼마 안 남을 듯 한데 완결 전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그리고 좋아하는 소설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추천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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