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구태여 귀찮게 이 글을 적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글을 적는 이유가 내 탓은 아닌것 같다.
나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소모해왔다.
100원 단위로 나뉘어진 개개의 편편들은
짬짬히 조각난 내시간들의 담배와 같은 소모품이었다.
담배 한까치 혹은 자판기 커피처럼 간단하게 소비되던
작품 들 중 재미있었던 것들도 더러 있었으며,
중도에 하차한 작품들도 더러 있었지만.
지금처럼 귀찮게 글을 적게 만드는 작품은 없었다.
이 작품은 내가 읽은 피아조아의 두 번째 작품이고.
남들에게 별 의미는 없겠다만, 이건 내가 적는 첫 추천이다.
피아조아는 그렇게 내 동정을 가져갔다.
감정의 이유를 이성적으로 찾아보는 노력은
매우 귀찮고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순결을 가져간 그이에 대한 애정을 담아
몇 자 적어보자.
내가 이 작품을 재밌게 읽는 이유는
각종 장르문학의 소재와 밈을 다루는 능력이
좋아서일 수도 있고,
개별적인 서사를 가진 주변 캐릭터들의
매력 때문일 수도 있다.
혹은, 장르를 넘나들며 매력적인 소재로 적어내는
작중작 때문일수도 있겠다만,
(작가가 그때그때 자기 쓰고 싶은거 쓰기 위해
작가물을 플랫폼 삼아 적어내는 게 아닐까... 싶기도)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과도 같이 진부한 소재인 환생물을
진부하지 않게 담아내는,
환생 이후의 삶을 다루는 방식에서 오는게 아닐까?
'복수하겠어!' 혹은 '이번에야 말로!' 에서 벗어나
'작가'라는 주인공의 특성에 맞추어
내면을 파고들며 진행되는
사색과 이야기엔 기존 환생물과 다른 어떤 매력이 있다.
어둠속으로 침전되었다가, 때로는 경쾌하게 빛나면서
어른이며 동시에 초등~고등학생인 문인은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다.
‘사람을 죽게만드는 것은 거대한 절망이지만,
사람을 살게하는 것은 작은 기쁨이다’
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대충 이런 느낌의 말이었는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안난다.)
거대한 절망 끝 환생 한 우리의 소년.
나는 그 찌질하며 구질구질한 애늙은이가 늘어놓는
극단적이고 장황하면서도 엉뚱한 이야기를 들으며
기어코 그가 자신의 생을 향해
금의환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오메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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