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달의 제국은 선량한 시민들을 등처 먹고 사는 건달들의 얘기가 아니다.
주요 등장 인물들은 아무런 빽과 연줄이 없는 고아이거나, 부조리한 사회의 인습과 체제에 순응하기를 거부한 삐딱한 사람, 전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과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서 귀중한 생명을 초개처럼 버린 사람들이 한맺힌 전생의 꿈을 되찾기 위해서 분투하는 헌터들의 얘기이다. 마치 우리나라 역사의 저류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여몽항쟁을 전개하다 산화한 삼별초의 저항 정신이나 임진왜란 때 도주한 조정을 대신해 투쟁하다 산화한 의병들의 의기를 닮은 민초헌터들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민초 헌터들이 꿈꾸는 이상세계가 어떤 것인지 아직은 윤곽이 들어나지 않고 있다.
단지, 이시백이 이끄는 백산용병단은 이미 단순한 헌터조직의 틀을 넘어 준정부적인 규모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평양 지역을 근거로 술과 마약 등 지하경제를 양성화하여 세금을 징수하고 이 자금으로 대규모 헌터민병대를 조직하고 서울, 인천의 용병단과 연합민병대를 결성하여 지금, 북방을 침략하는 S급 몬스터 군단을 맞아 북방을 지키기 위한 전투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 유일한 S급 헌터인 인천 용병단의 이시영 단장이 몬스터의 일격을 받고 쓰려져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있고, 연합민병대 전체 지휘자인 이시백 단장 또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괴물 몬스터와 물러설 수 없는 혈투를 전개하고 있다. 이 압록강 대전투의 향배가 향후, 백산민병대를 중심축으로한 민초헌터들의 생명과 앞날의 명운 또한 좌우할 절대절명의 순간이다.
건달의 제국은 단순한 레이드나 환타지가 아니다. 사회적 부조리와 절망스런 현실을 사는 민초들이 겪는 좌절과 그들이 꿈꾸는 이상세계를 그리는 한편, 인간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궁극적인 본질과 목표가 무엇인지를 자문하게 한다.
유헌화작가의 필력과 유려한 스토리구성은 이미 전작인 ‘던전디펜스’를 읽은 수많은 독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건달이 아닌 민초헌터들의 투쟁과 이상을 그리는 ‘건달의제국’은 분명히 색다른 재미와 생각의 시간을 전달할 것을 믿으며 일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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