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본다 하면서 못 읽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두령... 제목부터 무언가 강렬한 것이 느껴지지요.
그렇습니다. 두령은 무언가 강렬한 멋이 있지요.
우선 이 글을 읽으며 놀란 것은 처녀작 답지 않은 흡입력이지요.
마치 물을 흡수하는 솜 같다고 해야 하나?(무겁단 얘기는 아니고... 흡입력이..)
사실 책들은 초반엔 지루한 점이 많습니다.
아무리 재밌어도 초반엔 그저 그런 경우가 많죠...
어쩌면 이것은 요즘의 빠른 변혁이 일어나는 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의 급한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초반에 흥미가 없으면 대체적으로 책을 덮죠.
그렇기에 장경님의 성라대연 같은 진흙속의 진주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건 아닌지...
그런데 두령은 우선 초반 흡입력이 강합니다.
서문에서 원숭이 이야기로 시작해... 주인공 장천호의 부모님이 죽는 장면...
여기까진 보통 책들과 비슷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장... 한 두장정도 되었을까요?
여기서 나오지요. 사막을 횡단하던 거상이 비적떼들에게 습격을 받고
이를 구해주는 청년... 여기서 그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눈치 챈 독자들은
부모님이 죽을 때의 유약한 장천호가 순식간에 반전과같이 강해지는 모습에
왠지모를 기대를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인연...
특히 두령에서 놀라운것은 개연성이지요.
후기지수들과의 만남... 그들이 장천호를 따르게 되는 과정...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아쉬운 부분... 개방의 화천옥이 사람들에게 제왕성이
백도무림에 한 짓을 설명하는 부분...
물론 개방의 후개이니 그정도 정보는 알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후에 나올 제왕성의 상상을 초월하는 정보력에 걸려 쥐도새도 모르게 척살
당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율자춘의 안배도 아니고...
이부분이 읽는데 무언가 갸우뚱 해 졌습니다.
어쩌면 후기지수들이 제왕성을 적대시 하는 계기를 만들기 어려웠음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래도 우선은 넘어가고...
두령은 장천호를 제외하면 또 하나의 주인공 격인 자가 있지요.
바로 제왕성주의 큰아들 단리웅천.
그의 기연과 심계 역시 신인(두령을 출간할 당시에는)답지 않은 치밀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칼든 자들의 위선과 모순을 꼬집는 장천호의 말에서
사회 풍자적인 면모도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령은 역시 군데군데 옥의 티가 나옵니다.
우선 장천호의 행적.
부모님이 죽은 이후 사막에서 비적떼들을 쓸어버릴 때 까지가
완결될때까지 나오지 않고 공백으로 남습니다.
물론 그것이야 그냥 넘어 갈수도 있지만, 그의 무공과 심계를 볼때
무언가 미진하지요. 특히 은의소소와 재회하며 어떤 계기가 있음을 암시하는데도
불구하고 언급하지 않은 것은 작가가 쓰다가 그 무게에 눌려
언급하지 못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통천관.
통천관을 찾는것(또는 깨닫는것)에 대한 설정은 좋은데,
그 깨닫는 시기가 좋지 못했습니다.
절벽에 떨어지는 극단적인 상황. 그렇지만 저는 그 순간 이제 통천관에
대해 깨우치고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장감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지요. 비단 저 뿐 아닐겁니다. 차라리 통천관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독자들은 그정도 예측 할 수 있는 일은 반기지 않습니다.
되려 너무 극단적이고, 아님 상상을 초월하는 무언가로 인해 통천관이 깨우쳐
진다면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요.
또 율자춘과 혈영.
그들의 관계 내지는 혈영의 내분 모든 것이 무언가 미진합니다.
그래, 율자춘이 세상에 대한 복수로 이런 일을 꾸민 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율자춘에서 사건이 끝납니다. 물론 혈영이 남았지만
그것으론 부족합니다. 뒷골을 강타하는 충격이 있었으면, 예를들어
율자춘의 행동이 단리운극의 심계라던지 마교의 후인들이 뒤에서 조종한
것이라던지...(율자춘이 마교의 후인인 것도 괜찮겠군요.) 그랬으면 더욱
흥미진진 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아~ 잘 굴러가지도 않는 머리로 시건방지게 잡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았군요. 모두 제 생각일 뿐이니 괘념치 마십시오.
두령... 물론 위에 언급한 아쉬운이 남는 작품이지만...
그래 그 통쾌함과 오랜만에 접하는 세로운 세계관 내지 관점은
무협팬들의 뇌리에 깊숙이 새겨질 작품입니다. 안보신 분들은 기회가 닿는다면
꼭 보시기를...
밤하늘을 휘젓는 새벽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이키며
-공적교주 검마 배상-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