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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심해어
작성
07.01.21 23:29
조회
1,565

작가명 : lines

작품명 : 마에스트로

출판사 :  ·

자객ⓥ 님이 쓰신 추천글을 보고 읽게 된 소설, 마에스트로.

시간이나 때우자는 식의 생각으로 클릭했던 처음과는 달리, 결국 몇시간이나 죽치고 앉아 연재분을 모조리 읽어버렸더군요.

어느순간 윗글이 클릭되지 않는다는걸 알았을때의 그 기분은, 크흠..

마치 십만원짜리 오렌지쥬스를 한모금 남았을 때 웨이터가 뺏어간 기분이랄까요…..

어쨋든, 무척이나 몰입하게 만들고, 또 무척이나 사람 슬퍼지게 만들기도 하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일단 장르는 SF, 최근 읽었던 소설 중에 가장 분위기가 비슷했던건 라이큐님의 '부서진 세계'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스토리가 비슷하다는게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필링이 조금이지만 비슷했다는 거죠. 부서진 세계의 경우에는 삼권 모두 보유하고 있고, 마에스트로도 출판만 된다면 구입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래로는 조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존재하지만 기억할 수 없는 것과,

기억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자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주 가끔식은, 후자쪽이 더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그 '뒤'가 없는 것이라면, 아무리 실존하더라도 기억하지 못할 바에야 존재하지 않더라 해도 나만은 기억한다는 '사실'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하구요. 생각해보면, 꽤 이기적인 발상입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일을 당하든가 하는건 관계 없이, 나만은 내가 존재한다고 믿는 추억 속에 행복하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지요. 내 자신만이 믿고, 좋아하면 그만이지 그게 실존하느냐 안하느냐 하는건 상관없다 이거죠. 삐뚤어진 생각이지만, 어쨋든 이건 꽤 난해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핀트가 어긋났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인 루이스는 'MCHD'라는 희귀병 환자이지요. 대단한 천재성을 보이지만 대부분 20세를 넘지 못하고 단명하게 되는 치료약도 없는 병입니다. 때문에 루이스나 그 주변의 많은 MCHD는 죽음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언제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와는 별도로, 그는 또다른 '죽음'의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망각'.

그와 함께했던 사람들은, 어느순간 그와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고 맙니다. ..실제로 어렸을적 가깝게 지냈던 소녀로부터 완전히 망각된 기억이 있는 그는, 그 소녀를 재회하고도, 또 다른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도 일정 거리이상 가깝게 다가가기를 꺼리게 되지요.

그러나 결국 또다시 여러 친구가 생기고, 다시 운명의 굴레인지 한때의 소녀처럼 그를 잊습니다. 막판에는 그마저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고 말지요. ..이보다 더한 죽음이 있겠습니까? 남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또한 모든 추억을 망각해버린다면. 그것은 어쩌면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서도 더없이 확실하게 죽여버릴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원피스'의 닥터 히루루크도 말했었죠. '사람이 언제 죽는지 아나?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

'.............................'

..아무튼, 그는 그런 끔찍한 운명을 지고서 살아가는 인간입니다. 아이러니지만 그게 또 매력입니다만.

물론 이야기 속에는 이보다도 더 커다란 운명의 굴레나, 숨겨진 반전 같은것들이 내제되어 있고, 또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중입니다만 그리 똑똑하지도 눈치빠르지도 못한 저로서는 이거다! 하고 짐작할 도리도 없군요.

어쨋든 요즘의 여러 소설들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깊이와 암울함이 있었던 소설입니다,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네요. 읽어보세요.

..월간 소설만 아니면 진짜 정말 좋았을텐데..orz

덧. 부서진 세계나 이 소설, 마에스트로나 읽고 나서 들으니 참 좋았던 노래가 더네임의 'Thename'입니다. ..이노래, 괜찮지 않나요?


Comment ' 1

  • 작성자
    ▶아라한
    작성일
    07.01.22 20:18
    No. 1

    저도 무척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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