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지 계속 뒷북 소감만 올리는군요.
개인적으로 지뢰 밟는 걸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검증되고 분량 많은 글만 보려니 계속 옛글을 구하게 되네요.
지뢰의 무서운 점은 돈낭비가 아니라 시간낭비인 것 같습니다.
책도 시간 때문에 접하기 힘든 데, 그 시간을 다시 지뢰 때문에
낭비하는 건 용서할 수 없죠-_-
강철의 열제야 옛글은 아니지만...
이제 4권을 읽고 있는 상황이라;;;
그럼에도 소감을 올리는 건
매우 이상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꾸 읽다보니 고진천 = 김정일
가우리 = 북조선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인지ㅡㅡ;;
김정일은 한 국가의 원수지만, 남한에선 길에 굴러다니는
개와 동일시되는 인물이죠. 방송에서도 함부로 이름을
불러대는 판이죠. 아무리 그래도 타국 국가원수인 데;;;
국내에선 인간 이하로 폄하되는 인물이지만
객관적으로 따진다면 박정희보다도 뛰어난 인물 같습니다.
독재국가 원수답게 배포와 카리스마는 지존이죠.
김정일 생존시부터 장기계획을 세워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핵무기 시스템을 완성해서 북조선을 미국과 동등한 위치로
끌어올린 업적은 인정해야한다고 봅니다.
미국과 남한에서는 결사적으로 축소, 은폐하려고 난리지만
이런 건 언론플레이만으로 감춰질 수 없죠.
강력한 군사력에 기반한 군정체제와 숭무정신, 강력한 지도자에
의한 중앙집권적 행정시스템. 소설 내의 가우리는 상당부분
북한의 이미지와 겹친다고 생각합니다. 모티브가 고구려라서
그런 건지? 가우리는 경제력도 강하지만 북한도 사실 옛날에는
잘 살았습니다. 경제력을 포기하고 군사력 증강일로를
선택했을 뿐이죠. 사실 경제성장을 추구했다면 진작 밟혔을
나라가 북한입니다. 지정학적 위치를 따진다면 우리보다 더
요지에 있는 나라가 북한이기 때문이죠.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의 영향권 아래 있고, 친구는 일절 없습니다.
뭘 믿고 경제성장을 할까요? 국방이 안정이 안되는 데 말입니다.
당연히 국방력 올인해야 합니다. 최소한 강대국 일개국과
자폭할 수 있을 정도의 군사력은 유지할 수 있게.
핵무장은 당연한 귀결이었던 겁니다.
진천의 가우리도 비슷한 입장에 와 있습니다. 적어도 4권까지는요.
다 집어치우고 군사력 강화에 혈안입니다. 적이 눈치채기 전까지..
러시아나 중국 몰래 핵무기 개발했던 북한과 어찌나 비슷한
상황인지... 그러고보니 주변엔 다 잠재적 적이군요. 가우리도...
아무래도 강철의 열제의 세계관이 현실을 상당부분 반영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이안 왕국이 한반도를 생각나게 하듯이
하이안 영토에 자리잡은 가우리는 북한의 역할을 하도록
예정된 것이 아니었는지... 뭐, 후반까지 읽어보면 답이
나오겠죠.
조금 거슬린다면 소설에서 근대적 국가관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입니다. 근대는 모더니즘, 중세이전 시대와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모던이란 단어 자체가 그런 뜻입니다.
과거에는 매스컴도 없었고, 문맹율이 극에 달했는 데,
어떻게 민족주의와 애국심이 싹틀 수 있을까요?
지금처럼 매일 아침 지상파에서 애국가 틀어주고 신문에서
사설로 세뇌시키지도 않을텐데 말입니다.
봉건시절의 국가관을 되살리는 것도 상당히 뜻 깊을 것
같은 데 말이죠. 그렇다고 이런 불만이 작품의 흠이 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소설이니까요. 지나치게 따지고 드는
제가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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