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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적 먼치킨, 마신

작성자
SanSan
작성
07.10.09 17:56
조회
4,573

작가명 : 김강현

작품명 : 마신 1~5

출판사 :

이 작품은 먼치킨이다. 더 이상 없을 정도의 초초초초초 먼치킨이랄까. 사실 먼치킨에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많은 추천글에도 불구하고 손도 대지 않았지만, 변덕이랄까 그 근처의 뭔가가 발동해서 읽어봤다. 어라, 나름 볼만 하다.

먼치킨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의 상당수가 「힘에 취해서」 날뛰기 때문이다. 소설 속의 악당들만 힘에 홀리는 게 아니다. 주인공들이 그런 경향을 나타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힘에 푹 빠져서 힘 있으니 자기가 최고인 줄 알고, 강하니까 자기가 진리인 줄 알고, 말로는 정의 운운 하지만 일단 폭력이 먼저 나가는... 이런 것이 내가 먼치킨물을 싫어하는 원인이다.

마신이 더 없이 극단적인 먼치킨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깽판물은 아니다. 그는 나름의 행동원리를 갖고 있고, 힘에 취하지도 않고, 힘을 진리로 받들어 모시거나 힘의 정의로 타인을 심판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의 힘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친인들을 지키기 위해서 사용된다.

일단 이렇게 개념을 탑재하고 나면 먼치킨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될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미소녀가 위험할 때 수십 수백 킬로미터의 거리를 뛰어넘어 구해주는 주인공은 먼치킨이라도 멋있다. 누구나 위험하다 고개 저을 때 번개 몇방 떨어뜨려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결해버리는 모습은 짜릿한 맛이 있다. 힘의 방향성이 엇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기존 무협에서처럼 강자들과의 혈투라던가, 무림세력간의 암투 같은 것에 주안점을 두고 읽어서는 안된다. 어차피 주인공이 제일 세다. 킹왕짱 세다. 그 어떤 강자도 주인공 앞에서는 번갯불의 표적일 뿐이고, 어떤 거대세력도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니 의미가 없다.

마신은 오랜 세월 마계에서 굴러먹어 인성이 많이 사라진 주인공이 사람들을 만나 점점 인간다움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즐기는 글이다. 그 와중에 킹왕짱 센 힘으로 좋아하는 이들을 지켜주고, 친한 이들을 강하게 만들어주며, 스스로도 점점 발전해 가는 그를 보며 재미를 찾는 소설이다.

주인공이 최강인 건 기정사실이다. 어떤 강적도 번개 번쩍 하면 쪼개지는 거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순간이동으로 날아온다. 그러니 불안해 할 것 아무것도 없다. 마음 편하게 먹고 느긋하게 즐기면서 읽으면 된다. 긴박한 스릴은 없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으니 나름의 장점이 있다. 거기에 미소녀들이 줄줄이 나오니까 그 화사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이다.

할렘틱한 분위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뭐, 노리고 쓴 것은 맞는 것 같다. 뭔가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이쁜 여자가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을 따라다닌다.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대략 한명의 예외(빙란 모용설)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주인공에게 헤롱헤롱이다.

어느 정도 여성 캐릭터들에게 개성을 부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적절한 할렘 조성을 위한 수준일 뿐, 깊이 있는 감정 묘사는 보이지 않는다. 조설연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의 여인네들이 주인공에게 끌리는 과정은 매우 단순하다. 무뚝뚝하여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주인공에게 반발심을 느끼고, 거기에 뭔가 있어보이니 호기심을 품고, 그러다 엄청 강한 무력에 매료되어 따라다니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깊어졌다 정도의 것이다.

모든 강아지가 미친듯 따르는 아이가 무뚝뚝한 강아지를 보고 어라 이놈 봐라 하고 호기심을 느껴 계속 꼬시고, 그러다 알고 보니 그 퉁명스런 강아지는 재주도 엄청 잘 부리고 무지 비싼 품종이라 뿅 가는거랑 다를 바 없다. 강렬한 로맨스나 애절한 연심, 은은한 정교 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된다는 거다. 그냥 할렘이다.

하지만 말은 그리 해도, 역시 꽃이 만발하는 건 나쁘지 않다. 딱히 주인공이 여성들에게 하악하악 거리는 것도 아니고, 갈팡질팡 세다리 네다리 걸치는 것도 아니니까. 요즘은 무협이나 판타지에서도 일부일처제를 선호하는 독자가 꽤 있는 것 같지만 난 전혀 아니다. 일대일도 좋고 일대다수도 좋고 다수대다수도 오케이다. 재미만 있으면 그런거 신경 안쓴다.

전투묘사는 너무 단순한 면이 있긴 하다. 워낙 무력차이가 심하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읽기 전에 걱정한 것보다는 다채로운 묘사가 있어서 나름대로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긴장감 제로이긴 해도, 먼치킨은 먼치킨 나름대로의 맛이 있는 법.

먼치킨에 할렘물이라는 두 단어로 마신을 다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제까지 그 두 단어 때문에 읽지 않은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긴 해도. 일반적으로 무협에 기대할 수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재미를 제공하긴 하지만, 읽어볼 만한 글인 것 같다. 물론 먼치킨은 곧죽어도 못읽겠다는 분이나 일부일처제가 아니면 책을 태워버리고 싶은 사람은 접근금지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2982696


Comment ' 18

  • 작성자
    Personacon 백월검
    작성일
    07.10.09 19:55
    No. 1

    손짓 한번이면 다 죽이는 주인공.
    그래도 5권까지 다 보게 되는 것을 보면 재미는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면귀
    작성일
    07.10.09 20:45
    No. 2

    마신 정말 킹왕짱의 극치죠. 저도 하렘에 먼치킨이라고 하면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거부하는 성격인데 마신 이건 물건이더군요.
    완결만 깔끔허니 나준다면 지갑이 입을 크게 벌릴듯하네요.기대만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이현지♡
    작성일
    07.10.09 22:19
    No. 3

    ㅋㅋㅋㅋ마신재밋엉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서희(曙曦)
    작성일
    07.10.10 10:01
    No. 4

    말씀대로 주인공의 능력에 대적할 자가 없다는 점에서 먼치킨이지만 그래도 정도-주인공이 지니치게 감정적이지 않기 때문인 듯-가 있고, 꽃같은 여인들이 왕창 우수수 등장해 주인공을 졸졸 따라다니는 상황이 겉보기에는 일처다부(?) 하렘물(?) 같은 듯 해도, 역시나 그들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이 담담한 모습을 유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리따운 여인 군단이 화사한 생기를 더해주는 감초역할을 하고 있달까요~ 아무튼 마신은 참 흐뭇한 소설이죠. 여러가지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라후라
    작성일
    07.10.10 10:04
    No. 5

    저야 먼치킨을 좋아하니 상관없었지만
    싫어하는 분이라도 볼만할 법하긴 합니다.
    마신정도면 확실히 물건이라 할만하죠.
    아~담 권 기다려지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엘피드
    작성일
    07.10.10 10:18
    No. 6

    역시 산산님이란 말이 나오는 감상글입니다 ;ㅁ;
    이 글로 산산님이 꼭 최다추천상 받으시길!!
    추천한방 날리고 슝슝=3333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엘마인
    작성일
    07.10.10 10:45
    No. 7

    마신에게 약점이 있는가
    천기자가 남긴 고독이 과연 마신에게 약점으로 작용을 할가여
    궁굼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바다소나무
    작성일
    07.10.10 12:54
    No. 8

    먼치킨은 먼치킨이지만 뭔가 틀을 제시한 무협적 먼치킨은 아닌 것 같네요. 어린 시절부터 갇혀 지냈던 주인공의 말과 행동이야 어색한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주변 인물들은 그러면 안되죠. 여자애들이야 어리고 남자에 눈이 멀어 그런다고 쳐도 명색이 무림맹주라는 사람과 음모의 주재자 등등의 사고방식은 그야말로 무뇌아 수준입니다. 마신은 주인공이 깽판을 안 부리고 좀 절제된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읽다가 저도 모르게 간만에 정신차린 놈이 나왔구나...... 생각했을 뿐 전체적인 설정이나 문체는 그렇게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너무 평면적이고 밋밋합니다. 이런 종류의 먼치킨이야 긴장감이 없는게 당연하지만 유쾌함 정도는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대부분의 먼치킨은 가볍습니다. 마신은 중심은 지켰지만 가벼움 속에 무거움을 싣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읽고나서 돈이 아까운 그런 책은 아니었습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10.10 13:02
    No. 9

    제 감상글에 마신이 무협적 먼치킨의 틀을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있던가요? 기억이 안나는군요. 먼치킨의 무협형태라는 뜻의 제목일 뿐 특별한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닙니다.

    설정이나 문체가 뛰어나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네요. 마신은 먼치킨적 재미에 충실한 작품일 뿐이지요.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히 어필하고 있습니다.

    물론 발전의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즉 지금은 모자란 부분도 많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적어도 작가가 의도한 즐거움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면에 있어서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저에게는 유쾌한 작품이었고요. 그정도면 수작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4 시울프
    작성일
    07.10.10 15:15
    No. 10

    산산님께 대찬성..
    저도 먼치킨이라 싫어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오 묘하게 잘 만든 먼치킨이죠..
    역시 주인공의 매력이 넘쳐나죠..
    뭐 아쉬운 점도 있지만.. 충분히 즐겁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바다소나무
    작성일
    07.10.10 15:35
    No. 11

    제가 댓글을 단 것은 마신이 비교적 잘 쓴 먼치킨이나 뭔가 좀 아쉬웠기 때문이지 산산님의 글을 반박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뭐랄까 그저 마신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이랄까 그런 것들을 토로해 본 겁니다. 그렇다고 그 점을 비평란에 쓸 만큼 마신이 엉망인 글도 아니어서, 칭찬하는 글 밑에 이러이러한 점들이 아쉬웠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정도는 할 수 있잖습니까. 여긴 감상란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녹쓴가위
    작성일
    07.10.10 17:27
    No. 12

    마신 김강현님작품중 젤낫더군요!! 먼치킨작품중 흑사자 완결보구 첨으로 다본거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흑오조
    작성일
    07.10.10 18:08
    No. 13

    6권 빨리 나오면 좋겠습니다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7.10.10 20:04
    No. 14

    마신 6권 나온줄 알고...클릭...-_-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공손무진
    작성일
    07.10.10 22:29
    No. 15

    마신 먼치킨의 최고봉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숭악사랑
    작성일
    07.10.11 01:56
    No. 16

    마신 .......내일 읽어보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프라텔로
    작성일
    07.10.11 08:47
    No. 17

    마신 재미있지요. 제일강한 인물이 스스로의 개똥철학을 주절거리지도 않고, 여기저기 나대지도않고, 머리가 상당히 좋게 썼는데 막상 읽는 독자는 "닭머리도 저런 닭머리가 없다" 이런저런 인상이 거의 풍기지 않는.. 그러니까 깔끔?한 먼치킨무협.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5 삼류무사43
    작성일
    07.10.11 15:47
    No. 18

    어제 하루만에 후딱 5권 다 읽었습니다. 상당히 재미있네요. 먼치킨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않는 분이라면..재미있게 보실듯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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