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위
작품명 : 더 세틀러
출판사 : 동아
더 세틀러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생생히 기억난다.
딱 내가 상상하던 그런 이야기구나!
판타지와 SF를 둘 다 좋아하는 입장에서 깔끔한 이야기 전개와 매력있는 캐릭터까지 갖춘, 하지만 약간 일본만화처럼 느껴지는 단점이 있는 소설이었다.
대여점에서 보는 권수가 늘어갈 수록 빠져드는 이야기에 정말 내가 살만한 책이구나라고 생각했고, 완결될 날을 기다렸다.
정말 소설은 재밌다. 구성도 괜찮았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마음과 달리 내가 이 책을 구입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작가분의 사정이라는 게 있었겠지만, 나는 내 삶에서도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아주 싫어하기에, 그 깐깐한 잣대를 작가분에게도 들이댈 수 밖에 없다.
차라리 1부를 어떤 시점에 마무리하고, 시간이 지난 뒤에 충전이 된 다음에 썼으면 좋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가 너무 형편 없다. 이전의 스케일을 키워가던 세세함이나 환상을 연출하는 분위기는 없다.
그 허탈한 끝은 앞에서 느꼈던 호감까지 싹 없앤다.
케이블에서 방영하던 배틀스타 갤럭티카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소문을 들었던터라 처음부터 두근두근 거렸고, 너무나도 재밌게 봤지만, 역시 형편없는 끝때문에 소장할 생각을 버렸다.
나는 반지의 제왕이 되기를 바란 것도 아니고, 스타워즈가 되기를 바란 것도 아니다. 그저 납득이 될 정도의 끝을 바랬을 뿐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우리 대중소설 시장에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규모가 얼마나 성장하든 시작과 끝은 한결같아야 한다고 본다.
출판사의 사정에 의한 것이든, 작가 개인의 사정에 의한 것이든 이런 결말은 앞으로의 시장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납득할만큼만이라도 되도록 끝난다면, 주위 반응이 어떻든 난 내 돈이 허락하는한 아낌없이 쓸 것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더 세틀러를 접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앞으로도 늘 끼고 생각날 때 보고 싶은 소설에서는 제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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