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재한
작품명 : 폭염의 용제
출판사 : 청어람
이번 권에서는 제법 스토리 진전이 있었습니다. 물론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발타르와 그레이슨의, 제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역사에 남을 만한 전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불카누스가 로키의 조언으로 마침내 루그 내면의 볼카르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 또한 의미심장한 부분이었지요.
뭐, 13권의 내용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기에, 13권까지 오면서 있었던 몇 가지 떡밥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혹시 책 속에 답이 있는데 제가 지나쳤거나, 잊어버린 의문이 있을수도 있겠네요. 혹시 아신다면 부디 알려주세요.
1. 불카누스의 죽음은 루그 내면에 존재하는 볼카르의 정신체의 죽음으로 이어지는가?
-아마 이 작품의 마무리가 어떻게 지어질지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독자의 감정을 뒤흔드는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려면 루그와 볼카르가 이별의 대화를 나눈 뒤, 볼카르가 소멸하는 것이 적당하겠지요.
반대로 볼카르가 드래곤의 몸을 되찾거나, 인간 등의 육체를 얻게 되는 해피 엔딩도 나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위 의문과 관련된 작품 내의 정보는 이렇습니다.
볼카르는 불카누스와, 즉 자신의 본래 몸과 여전히 이어져 있기에 루그의 몸을 떠나면 볼카르의 정신체와 불카누스가 차지한 육신 사이에 강한 인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지요. 그렇다면, 불카누스를 죽임으로써 그 링크가 끊어진다면 볼카르의 영혼이 다른 그릇에 정착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또는 작중 언급된 것처럼 다른 드래곤의 도움을 받는 가능성도 있네요.
하지만 현재 주어진 정보가 너무 애매하기도 하고, 또한 이 작품은 좀더 파격적인 결말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2. 드래곤이란 어떤 존재인가?
-스케일이 엄청 큰 떡밥이죠. 신과의 싸움에서 패배해서 맹약으로 행동을 제한받는다는 얘기도 있구요. 그리고 드래곤이란 생물의 정의조차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볼카르와 지아볼의 대화에서, 볼카르는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얼핏 신에 의해 창조된 드워프와 비슷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면에서 차이를 보이지요. 다른 종족과 한 차원 다른 성능의 육체, 오직 드래곤만이 갖는 맹약의 제약, 더이상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나 다른 종족을 창조해내는 등. 정말 신비하기 짝이 없는 존재가 드래곤입니다. 자신들이 드래곤이 되기 '이전'의 기억이 없다는 묘사는 어쩐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더군요.
창세 이전에는 혹시 신들과 동격의 존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불카누스의 '용족이 아닌, 조악하고 이상하지만 사랑스러운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의 기억 또한 드래곤이 과거 신적 존재였다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건 이야기가 진행되어봐야 풀 수 있는 의문이겠지요. 그리고 뭔가 좀더 큰 비밀이 숨어있을 듯한 느낌이 듭니다.
3. 강체술의 기원은?
-작중에는 강체술이 신이 되기 위한 방법이라는 묘사가 있습니다. 또한, 인간들이 천천히 발전시켜 왔다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부분도 좀 있구요. 오직 마법으로만 접근할 수 있었던 중력조절이나 공간절단, 그리고 그것을 한층 뛰어넘는 심상구현의 경지.
13권에서는 심상구현의 힘을 '세계의 규칙조차 바꿔버리는, 신의 권능이라 불러야 할 힘'이라는 묘사 또한 상당히 걸립니다. 물론 말그대로 비유적인 표현일 가능성도 크지만 말입니다.
4. '로키'는 어떠한 존재인가?
-스스로는 과거와 미래의 불카누스의 잔재라고 합니다. 하지만 좀 이상한 점이 있지요. 본래의 인격인 볼카르는 시공 회귀를 하면서 루그의 육신에 정착합니다. 그렇다면 로키라는 인격은 대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인격일까요. 또한 그는 불카누스보다도, 그리고 볼카르보다도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언행을 보입니다. 또한 성격 자체도 볼카르나 불카누스와는 다릅니다. 심지어 드래곤이 잊어버린, 창세 이전으로 추측되는 기억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불카누스는 로키야말로 자신이 찾아야 할 '과거'라고 말하지요.
다른 복선들도 있었지만, 지금 기억나는 건 이 정도네요. 13권의 마지막 챕터에서 발휘된 절단신공 때문에, 벌써부터 14권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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