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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
02.09.26 00:35
조회
3,775

간단하게 댓글을 적을까 생각하다가.. 조금 다른 각도로 말씀을 드려야 할 듯 해서

몇가지만 따로 적고자 합니다.

제가 지금 9권 마무리를 남겨두고(이러면 안되는데..) 있어서 길게는 못적고 언제 다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만 그냥 급하게 썼구나라고만 봐주십시오. (그래도 길거 같아서요)

1. 봉옥님 말씀도 맞지만 그 말씀대로 2%가 아닙니다.

오히려 20% 정도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게 사람의 정情입니다.

소설은 사랑에서 시작하여 정으로 마무리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울리는 것은 정이고, 의리이고, 사랑입니다. 들뜨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서 지금도 중국무협은 소위 고전이라 불릴 무협은 읽힐 가치가 있습니다.

2. 한국무협은 봉인가? 왜 그렇게 못쓰나?

제가 20%라고 하면서도 제 글에서는 정이 그렇게 많이 표현되질 못합니다.

인정을 하고 들어갑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시대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한국무협이 시작될 당시에는 중국무협들이 너무 늘어지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좋은 작품들이 다 나오고 쓰레기에 가까운 것들이 오래 나오면서 독자들이 식상할만큼 식상해서 무협을 보지 않을 무렵입니다.

그때 새로 시작한 한국무협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늘어지는걸 빼고, 그때까지 재미있었던걸 모두 넣어서 썼기 때문입니다.

독자도, 작가도 다 프로였습니다.

해서 한마디만 해도 아, 그거? 하고 알아듣습니다.

그러니 남녀간의 사랑도 길게 하기 보다는 일단 사건으로 넘어가야 했습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지면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일 처음 쓴 금검경혼은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 금검경혼이 실제로 얼마만한 길이였는지... 그 뒤에 한참 있다가 쓴 영웅천하나 경동천하가 과연 얼마만한 길이였는가? 그걸 생각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금검경혼은 처음 생각한 부분의 1/3 썼습니다.

영웅천하는 절반정도 썼고 경동천하는 1/4 정도 쓰다가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관계는 이렇습니다. 이해되시죠?

사건, 이렇게 흘러갑니다.... 넘어갑니다? 라고 내놓고 그 흐름을 보여주는 겁니다.

물론 여기서도 각자 필력의 차이로 인해서 그 흐름이 얼마나 매끄럽고 박진감등이 있었는가에 따라서 등급이 생기긴 했습니다.

어쨌든 도저히 감정을 묘사하면서 넘어갈 지면이 없었습니다.

사건은 크게 벌여야만 하는데...

지금은 다릅니다.

팔릴 수만 있게 쓴다면 길게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중국무협에 비해서 꿀릴게 없는 생명력 있는 글이 나와야 합니다.

그게 지금의 과제입니다.

새로 시작한 후배 몇사람들이 무작정 길게만 쓰는 경우를 봅니다.

그냥 글을 나열하는 수준이지만 팔립니다.

아주 잘쓰는 후배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잘 안팔립니다.

여러분들이 아주 호평하는 글.. 굳이 예를 들진 않겠습니다.

그 글들 대부분은 거의 잘 안팔립니다. 지금까지 그래왔습니다.

뭔 소리야?

우리 동네서는 잘 보던데.. 한 동네서 잘 본다고 전체가 다 잘보는게 아닙니다.

나열하는 글인데, 잘 팔린다. 그게 글이냐?

그런 건 없어져야 해.

돌팔매.

그게 바람직한게 아닙니다.

잘 팔리는 글은 분명히 잘 팔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해가 안된다면, 그건 이해각도가 다른 것 때문입니다.

무협이 존속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렇게 다양한 층을 흡수할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10대가 잘 볼 무협, 20대가 좋아할 무협, 30대가 흥분할 무협, 40,50대가 잠 못이룰 무협...

그런 다양한 무협이 지금 필요합니다.

단순히 내 기호에 맞고 안 맞고만으로 돌팔매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GO! 무림이 시작된 겁니다.

다양한 무협층이 모두 다 즐길 수 있는 여러 장르의 글들이 단순히 쓰는 단계가 아니라, 그 장르에서 가장 잘 쓰는 수준급의 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볍게 유쾌한 글이면 어떻습니까?

채플린이 흑백영화에서 웃긴다고 누가 비웃습니까?

넘어지면서 철학을 담는다면 누구도 그걸 비웃지 못합니다.

현재의 무협에 필요한건 바로 그런 업그레이드 입니다.

자신이 가진 바를 최대한 다양하게 최대한 완벽하게 써낼 수 있는 능력.

그게 십 년 뒤에도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온라인으로 그냥 쓴거라... 혹 난삽해도 대강 이해하면서 봐주십시오.

뜻만 통하면 된다라고 생각하시고....^^;)


Comment ' 7

  • 작성자
    Lv.1 양강짱
    작성일
    02.09.26 01:09
    No. 1

    그간 제가 가지고 있던 아쉬움과 궁금증에 대해서도 많은 해답이 되었습니다.
    사실 작가나 그쪽 계통의 사람이 아닌다음에야 그런 사정을 알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금강님께서 이곳 GO무림을 만드신 취지가 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송진용
    작성일
    02.09.26 08:28
    No. 2

    만쉐이 ↖0_0↗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2.09.26 09:18
    No. 3

    오오!!멋지군요.T_T
    제글은 어떤 나이 대의 독자들이 좋아하시는지..
    아니..뭐..저야 피라미라 독자분들이라고 해도 얼마 안계시지만요. ^^;;
    얼마 안계신 분들이라도 제글을 읽어주시는 그분들이 고맙슴니다. T_T
    금강님이 말씀하신것처럼 그런 멋진 글을 써야할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머나먼아르
    작성일
    02.09.26 10:18
    No. 4

    남녀간의 사랑에 관해 다루기 시작하여 거기에 글의 분량을 늘리면 독자들이 먼저 글이 재미 없어진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이 또한 지금 껏 나온 한국무협에 익숙한 독자분들이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레카르도
    작성일
    02.09.27 01:10
    No. 5

    이글을 읽으니...좀 느껴지는 군요... 그런데 전 작가와 같이 가고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환골탈태
    작성일
    02.09.28 02:21
    No. 6

    정말 안까깝네요. 전 사실 금강님의 책은 사지 않았습니다. 임준욱님의 건곤불이기와 설봉님의 산타, 백상님의 소림화상만 소장하고 있는데-백상님의 소설은 다 사고 싶지만 돈이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이 책들은 대여점에서 빌려보고 \'이건 800원으로 보기에는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에 산 것이지요. 솔직히 금강님의 책은 잘 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잘보았는데 시간도 없고 시간때운다라는 생각때문에 뇌정경혼(?) 이후로 보지 않았거든요. 금강님 님의 생각 정말 가슴 들뜨게 합니다. 무협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무협소설도 어엿한 소설의 정식 한 장르가 되었으면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조덕래
    작성일
    02.11.01 22:35
    No. 7

    이글 읽어보닌까 생각 안해봤던것들이 생각 나내요~
    보통 영웅문이나 제가 좋아하는 금검지
    같은것들 재탕할때 위에서 말했던 약간 질질끄는부분은
    거의 읽지 않은것 같아요.그런 부분이 있어서 그책이 재미있게 느껴
    지긴 했지만 다시 볼때는 재미있는것 큰사건이 있는 전후 그러닌까
    큰 갈등이 있거나 주인공이 적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그런부분만 재탕
    한거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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