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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6.22 01:33
조회
883

제목 : 내 이름은 빨강BENIM ADIM KIRMIZI, 1998

저자 : 오르한 파묵

역자 : 이난아

출판 : 민음사

작성 : 2007.08.28.

“그럼, 내 이름은?”

-즉흥 감상-

  수많은 작품들에 대해 “추천해주세요~”라고 말해놓고 나름대로의 답을 받았다지만 사실상 거의 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 또한 그동안 몇 분이 추천해 주셨던 책이 되겠는데요. 그나마 독서모임에서 8월의 선정도서로 지정되어 이렇게 만나보게 되었음을 알려드리며 작품에 대한 짧은 소개로 넘어가볼까 합니다.

  작품은 자신이 죽은 상태라는 것을 말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먼저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1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또 다른 한 남자가 이야기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는군요.

  그렇게 본론으로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는 한명의 세밀화가의 죽음을 중심으로 범인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함께, 그 과정에서 드러나게 되는 이슬람의 군주인 술탄의 밀서에 대한 진상을 통해 동양과 서양이라는 문화적 충돌 등의 이야기가 그저 어렵게 풀려나가는 연인 한 쌍의 아슬아슬한 로맨스와 섞이며, 처음에는 각각의 이야기로 시작된 것이 뒤로 가면 갈수록 거대한 그림을 그려가며 대단원의 마침표를 향한 숨 막히는 질주를 하기시작 하는데…….

  후우. 이 감기록을 작성중인 지금은 새 학기가 시작되어 그나마 한가로운 첫 주간이라서 그렇지, 이 책을 읽을 당시만 해도 방학동안 열심히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그만 깜빡하고 있던 독서모임을 며칠 앞두고 급하게 책을 사서 정신없이 잃었었습니다. 결국에는 모임시간까지 다 읽지 못해 결론에 이르는 나름대로의 ‘느낌’도 없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지만, 이 작품을 읽는 중에는 우선 수많은 단편적인 조각을 하나하나 짜 맞추어 거대한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직소퍼즐’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밀화’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영화 ‘장미의 이름Le Nom De La Rose, 1986’에서 성경 필사본에 삽화를 그리는 수도승들을 연상하는 즐거움이 있었으며, 최근 읽기 시작한 ‘성경 왜곡의 역사-누가, 왜 성경을 왜곡 했는가Misquoting Jesus: The Story Behind Who Changed the Bible and Why, 2005’를 읽어들어 감에 있어서는 외화드라마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를 문서로 만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까지 했다고 감히 생각하는데요. 그러면서도 각각의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빨강’을 찾는 재미는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듯했으며, 한편의 멋진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진실을 향한 숨 막힘까지, 크허! 왜 그동안 추천을 받아왔었는지 이해가 되는 느낌이라면 설명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이 책이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품이라는 것은 그 만큼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생각이 들긴 했지만,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이라는 지방과 그 문화권의 역사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던 저로서는 작품 안에서 말해지는 세밀화가 지닌 그곳만의 이야기들에 대해 그나마 작품상의 주인공들의 심정을 빗댄 설명이 있어서 그랬지 생각보다 어렵다는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문화적 충돌을 통해 자신들만의 고유성의 유지냐 소멸이냐에 대한 갈등과 대립의 상황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고도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을 더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거기에 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 모든 이야기의 기록자가 작품속의 주인공이기도 했다는 설정에 얼마나 충격을 받아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네? 그게 무슨 소리냐구요? 뭐. 궁금하신 분은 직접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장해보렵니다(웃음)

  이야기는 사람 수 만큼 존재한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하나 둘씩 모여 이 세상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면, 과연 저는 이 세상의 거대한 그림을 위한 어떤 작은 한 조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흐음. 그럼 저 자신만의 진정한 이름을 찾기 위해서라도 또 다른 인생이 담긴 작품 하나를 집어 들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37 Girdap
    작성일
    08.06.22 03:29
    No. 1

    <<내 이름은 빨강>>처음 읽었을 때 소름끼치는 충격에 휩쌓여서 한 며칠 멍하게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공포소설이 아님에도..ㅠㅠ) 얼마 지나지 않아, 두번째 세번째, 새로 읽을 때마다 묘하게 다른 감상이 나더라구요.
    무한오타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양과 동양의 충돌, 오르한 파묵의 거의 대부분이 이게 주제가 된다고 합니다. 조금 서쪽으로 기울어 있는 듯해서, 거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좀 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전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는 것도요. 터키 현대를 다루고 있는 <<눈>>같은 경우도 터키인이 읽은 감상과 터키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읽은 감상이 확연히 다르더라구요.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서 팔리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어떤 '보편성'이라던가, 그런 요소가 있는 것같기도 합니다. ^^;

    혹시 오르한 파묵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하얀성>>추천합니다. (이것도 오스만 시대가 배경이라 그런지 내이름의 빨강이랑 같이 읽으면 묘한 느낌이 들지요..저는 재밌게 읽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으으으...오르한 파묵..강연회가 있던날 사인받으려고 책 싸들고 갔다가, 일이 생겨서 참석 못하고 싸인도 못 받은게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습니다.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08.06.22 09:14
    No. 2

    음~ 크크크크 정보 감사합니다^^ b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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