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영신
작품명 : 대종사
출판사 : 파피루스
숨겨진(?) 명작 중 하나라 많은 분들이 추천했던 과거가 있지만 다시금 기억을 되살려 추천해 봅니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잔잔합니다.
주인공의 스승은 유명하고도 유명한 검선 여동빈이며 주인공 또한 먼치킨에 가깝습니다. 반선은 아닐지라도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특별한 위기를 느끼지 않습니다.
대종사는 복수의 광기가 여러번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특유의 문체로 잔잔하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순식간에 몰입되어 격정적으로 독서를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 이유 때문에 초반만 읽다가 그만 두시는 분도 있지 싶습니다.
하지만 대종사는 몇 가지 단점을 충분히 덮고도 남을 여운을 던져줍니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어떤 것이 이상적이고 옳은 것인가에 대해 작품에서나마 대리만족을 얻게하지요.
대종사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저는 크게 두 가지를 꼽아봅니다.
1.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대종사에서는 강호무림을 구하는 것은 구하는 것이고 그것에 못지않게 한사람의 은원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작가는 불쌍한 한 소녀의 원한을 갚아주기 위해 무림맹주 구출작전의 보안에 허점이 생기는 것을 상관하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독자는 먼치킨 주인공으로 인해 큰 위기감을 느끼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무협의 모습을 봅니다.
2. 복수보다 용서가 위대하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삶에서 실천하기가 거의 불가능함도 알고 있습니다.
당장 뉴스기사에 악독한 범죄가 발생하면 피해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를 사형시켜야 된다고 열변을 토하고 댓글로 성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종사에서 작가는 주인공을 통해 복수보다 살인보다 용서가 더욱 어렵지만 더 위대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지 모르지만 먼치킨 주인공을 이용해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내지요.
그 속에서는 잔잔한 감동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대종사는 2012년 현재 무협의 주류와는 너무 다르지도 모릅니다.
개성있고 희귀한 소재, 빠른 전개, 먼치킨 주인공의 시원시원한 파격, 나쁜 놈들의 속시원한 처단 등이 별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명작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 몇 번을 읽어봐도 처음 읽을 때의 그 감동이 쉽게 가시지 않은 까닭입니다.
대개의 무협, 판타지는 한번 읽고 나면 던져두는 킬링타임용이 많지요.
물론 대종사도 치열하게 어떤 주제의식을 담자고 한 작품은 아니지만 작품속에서 우리는 많은 이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일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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