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영도
작품명 : 폴라리스 랩소디
출판사 : 황금가지
사실 이 책을 리뷰하려는 목적보다는, 기존 장르문학계에 대한 일종의 푸념이기도 합니다.
판타지나 무협이 독자에게 제공하는 즐거움은 결국 '대리만족'에 매우 치우쳐 있습니다. 어떤 소설이 독자에게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안주겠냐만은 장르소설은 특히 무협같은 경우는 그 경우가 심해서 독자가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과 역경을 헤쳐나가서 다 때려부수고 부와 명예 혹은 다른 가치를 쟁취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식의 진행이 나쁘다기 보다는 이제는 진부할정도고 심지어 단지 저런식의 대리만족만이 목적인 글들이 너무 많기때문입니다. 소위 먼치킨물이 저런 목적을 위한 글이죠. 다 때려부수고 다른사람위에 서는 대리만족을 위한 글... 개인적으로 욕구를 배설하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형태의 글을 매우 싫어합니다.
이런 이야기 하시면 그럼 왜 장르문학 보느냐 가서 순수소설이나 읽어라 이런분 계시는데, 저도 공상하는걸 좋아하는지라 현실이 아닌 다른 창조된 세계관에서 일어나는 이야길 매우 좋아합니다. 이런 저에게 딱 취향이 맞는 글을 써주시는 분이 몇 안되시고 그래서 어떤 책을 리뷰로 삼을까 하다가 이영도님의 폴라리스 랩소디로 정했습니다.
대부분 이영도님의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드래곤라자나 눈마새나 피마새를 꼽으시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작품은 폴라리스 랩소디입니다. 이영도님의 작품이 다른 장르문학과 차이가 나는점은 대리만족에서 독자에게 재미를 주는데 초점이 있는게 아니라 책을 시작하기 전에 확고한 메시지 혹은 화두를 가지고 그것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글이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다 읽고나면 이영도씨가 가진 특이한 관점을 이해할수 있게되고 이런게 큰 재미를 줍니다. 드래곤 라자에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해석이 보이고 눈마새에서는 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하십니다.
하지만 이영도님 소설에도 단점이 있는데.. 최근들어 지나치게 메시지에 집중하셔서 대중성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내용이 무거워지는 바람에 재미는 있지만 읽기가 힘든 책이 되어가는 점입니다. 그림자 자국같은 경우도 오랜만에 드래곤라자 세계관으로 돌아가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긴 했습니다만... 단권인 주제에 읽고나면 전력질주를 한거같은 느낌이 들죠 ㅎㅎ
이런 이유로 저는 이영도님 작품중에서 폴라리스 랩소디를 가장 좋아합니다. 대중성과 메세지 전달 사이에서 가장 균형을 잘 잡은 책이라고 봅니다.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으면서 대중성도 골고루 갖춘... 특히 삽화를 사랑합니다. 전민희님 책에도 종종 삽화가 삽입되어 있습니다만, 그쪽 그림체는 취향이 아니네요. 폴라리스 랩소디는 '복수'에 대해서 좀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을 한점이 메시지 입니다. 책 초입부터 화두를 던지고 마지막까지 가면 작가가 하고싶었던 이야기가 뭔지 알수있게 됩니다. 스포일러는 안하겠습니다.
끝으로 이영도님같은 작가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출판되는 장르문학은 점점 많아지는데 읽을만한 책은 점점더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책방에 가게되면 엄청나게 많은 장서들 앞에서 우두커니 서서 결국 아무책도 집어들지 못하고 돌아오는게 잦아졌습니다. 오래된 책방 구석에 먼지먹은 옛 소설들이나 다시 꺼내서 읽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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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랩 좋아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군요 ㅎㅎ
사실 글쓰게된 계기는 유치하지만...
이러저러한 작품들을 대작이라느니 등등 하는소리 들을때 좀 욱하는게 있어서 그렇습니다 ㅠ
구지 이영도씨는 논외로 하더라도 개인적인 척도에서 정말 이 작가의 이 작품은 대작이다라고 할만한 어떤 기준이 있는데...
한참 못미치는 작품들이 대작이라고 평되는 최근 상황이 너무 가슴아프네요
물론 작가님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전 작가 이전에 독자의 눈이 높아지는게 장르시장이 성장할 기반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이런 푸념을 하게됫네요
장르시장에 뒤늦게 입문하셔서 옛날 소설들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분들은... 먼지먹은 책이라고 외면하지 마시고 다시한번 이런 책들을 꺼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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