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노무라 미즈키
작품명 : 문학소녀 견습생의 졸업(문학소녀 견습생 3권)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문학의 ‘문’자도 모르는 소녀가 이야기에 감춰진 진실을 찾는, 또 한 명의 ‘문학소녀’가 보내는 그녀의 마지막 이야기-
“이제 알았지? …넌 방해돼.” 친구인 히토미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나노. 게다가 코노하까지 그런 히토미와 사귀겠다고 한다! 경악하는 나노의 앞에, 히토미가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퍼졌던 3년 전 그녀의 옆에 있었던 인물이 나타난다. 히토미에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물러설 수는 없다! 마음을 굳게 먹고 움직이기 시작한 나노에게 코노하는 한 권의 책을 내밀고…. 히토미가 품은 비밀이란? 그리고 눈앞에 닥쳐오는 코노하와의 이별, 나노의 첫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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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사카 나노'라는 그야말로 그 이름과 같이 태양처럼 빛나는 한 아이를 따라 달려온 문학소녀 외전. '문학소녀 견습생' 시리즈도 이 '졸업'을 끝으로 완결. 이후에는 '삽화집' 한 권, 그 후에는 토오코가 편집자가 된 시리즈가 하나. 이걸로 문학소녀는 끝. 끝나간다. 라이트노벨 붐의 한 축이었던 하나의 시대가 끝나간다.
저번 2권 마지막 부분에서 충격적인 종결을 보여주었던 터라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역시 '나는 친구가 적다' 같은 페이크 떡밥만 펑펑 터트리며 짜가 절단신공을 쓰는 책이랑은 다르더군요. 3권 초반부터 2권 마지막에서 터트린 이야기를 가지고 그야말로 가슴졸이게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번 3권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뉩니다. 전반부의 히토미 파트와 후반부의 '졸업' 파트. 중간에 나나세 파트가 짤막하게 있긴 하지만.
문학소녀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원작'의 존재겠죠. 이번 권의 '원작'은 히토미 편은 나츠메 소세키의 '마음'. '졸업' 편은 안톤 체호프의 '벗꽃 동산'. 둘 다 읽어본 적 없는 책입니다만, 문학소녀를 읽을 때 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문학소녀를 읽고 원작을 찾아 읽어도 충분하다고요!
히토미 파트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그 사실을 용서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서로를 위해 자신과 서로를 상처입히는 이야기.
나츠메 소세키는 '도련님' 밖에 못 읽어보았기에, 말년에 썼다는 '마음'의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인 것이로군요. 한 때의 애증과 그로 인한 죄책감이 부른 인한 비극인 셈인데...
가장 친한 친구인 히토미의 고민을, 설사 그녀에게 미움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해결해주고 싶은 나노의 빛나는 노력과 히토미와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사연을 쫒아가는 과정이 매우 가슴 졸이게 전개되는데...
...
그런데 이거, 솔직히 말해서 감동은 확실한데, 내용 자체는 좀 무리수가 있는 것 같아요.
3권에 와서 결국에 이노우에의 '하늘과 닮은'을 해결의 수단으로 삼은 것은 이야기 구조적으로, 시리즈 내의 상징적인 의미로도 매우 좋은 일이었습니다만 그 활용 방식에 있어서는 약간 억지 전개라는 느낌이라.
무엇보다 '카이'가 인간적으로 전혀 설득력이 없죠.
아니, 이런 것을 남겨둘 정도였다면, 그리고 마지막에 그런 메세지를 남길 정도였다면 애초에 왜 죽은 건데? 에고이즘 에고이즘 하는데 이딴 파멸 뿐인 에고 난 인정 못해(...). 자기 혼자 죽으면 다야?!
그리고 마지막에 히토미의 행동에 대해서도 전혀 전개상의 납득을 못하는 전, 현실에 너무 오염된 것인가요. 아니면 원래 이게 정상인가요. 으윽. 아니 도대체 여권은 언제 발급받은 건데. 그리고 '선생님'은 이것저것 상처가 있긴 했지만 결국 '그거'란 거지!? 응!? 왠지 '철서의 우리'가 생각난다?!
히토미 파트가 양이 많긴 합니다만 별 2개 정도라면, '졸업' 파트는 비록 짧지만 별 4.5개.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올곶게 달려온 나노가, 그 사랑하는 사람, 그것도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을 바라보며, 보내줘야만 하는 그 아픔.
그 아픔과 괴로움. 그리고 코노하에 대한 애정이, 그 올곶은 마음이 진짜 읽는 내내 저까지 괴롭히는게...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코노하가 사랑하는 '문학소녀'의 앞에 정면으로 설 수 있기를 바라며, 추한 집착도, 어설픈 자기 단념도 없이.
그리고 어느사이엔가 자연스레 '문학소녀'로 살아가고 있는 나노의 모습이,
코노하가 선물한, 코노하에 대한 나노의 사랑의 '결과물'을 받아들이고, 또 다른 '시작'으로 꿋꿋하게 나아가는 나노가 정말 기특하고 사랑스러워서....
아아, '삽화집'에서 다른 애들 뒷 이야기 실컷 써 주잖아요! 본편 마지막에도 먼 미래에 도달할 '결말'을 써 주셨잖아요!
왜 이 '견습생'만 이렇게 결말이 깔끔하게 종결이냐고!
나노의 이후 이야기 좀 써주세요 노무라 아줌마. OTL
ps. 그건 그렇고 고토부키는 개그 캐릭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2권에서 재도전 선포 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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