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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네임즈
작성
09.06.28 23:21
조회
2,438

작가명 : 이헌

작품명 : 시간은 피다

출판사 : 노블레스 클럽 (로크미디어)

2009년은 내가 대학교의 생활을 처음 경험해본 해[年]이다.

그런 첫 새내기의 생활을 같이 했던 수업들 중 세계사 강의가 있었다.

그 강의의 마지막 과제는 2차세계대전과 관련된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이란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과제였다.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은 2차세계대전 中 독일과 소련과의 전쟁을 자세히 담고 있는 책이었다.

책속에는 전쟁의 발발 전부터 종결까지의 과정을 아주 상세히 담고 있었다.

이런 책을 본 경험이 얼마 전이었기 때문일까?

<시간은 피다>의 배경인 레닌그라드의 처절함은 그 때 보았던 도표,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에서는 짧게나마 전쟁의 참상을 보여준 파트로서 등장한 레닌그라드의 모습이 본 책에서는 기아의 처절함이 극에 다다른 모습으로서 독자에게 보여지고 있었다.

전쟁은 가장 냉정한 광기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문구처럼, 본 책에서는 900일간 고립된 레닌그라드의 처절함이 그대로 뭍어나오고 있다.

그 처절함과 광기는 나를 묶었고 나의 손을 책에서 떨어질 수 없도록 만들었다.

히틀러의 레닌그라드 포위작전에 의해 굶어 죽게 되는 사람들과 지옥같은 현실속에서 삶을 연명하려는 사람들의 모습, 식인(食人)이라는 최악의 광기까지...

그 처절한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4명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설은 역사와 허구 사이를 걸어가고 있었다.

지옥같은 현실속에서도 발레의 꿈을 놓지 않는 소녀, 일로나

"내가 당신을 도와줄게요."

그래서 일로나는 결심했다. 순간적인 광기나 취기에서가 아닌. 그리고 깨달았다. 이것이야말로 누군가를 구할 수 있는 도움이라는 것을. 또한 그 도움을 통해, 그녀도 영혼을 좀먹는 그 모든 상처에서 벗어나리라는 것을.

처절한 현실속에서도 행복을 찾던, 결국엔 현실에 짓밟힌 소녀, 타티야나

"난 그가 그냥 죽기를 원치 않아요."

먹어 치워요. 따스한 숨결이 그에게 속삭였다.

"뭐든지 하겠어요. 예브게니, 뭐든지 하겠어요. 당신이 그자를 먹어 준다면."

야만으로부터 문명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의 소유자, 레온

이 아이들은 죄가 없어, 우리도 알아, 그들은 말했다. 아이들을 죽이는 우리가 죄인이지, 우리도 알아.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이 아이들은 이미 인육을 먹었으니까.

식인종을 먹는 포식자, 자신을 잃어버린 카레이스키(강제이주자)인 그.

- 여기 두 가지 고기가 있다.

괴물이 두 가지 고기를 내밀었다. 하나는 괴물이 먹던 인육이고 다른 하나는 괴물이 제 가슴팍에서 꺼낸 심장이었다.

- 이걸 먹으면 신이 된다. 모든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

- 이걸 먹으면 괴물이 된다. 아무도 너를 죽이지 못한다.

소년은 선택했다. 그에게는 단순명료한 선택이었다.

실제 역사와 허구가 절묘하게 섞인 책

실제로 있었던 현장이고,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 때문일까.

이런 종류의 소재를 지닌 책은 항상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본 책, <시간은 피다>또한 그 처절함이 상상 이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을 읽던 당시의 나는, 처음 나를 반기는 Prologue가 난해하기만 하였다.

프롤로그를 넘겨 책을 읽어 가면서도 소설은 조금 어렵게만 다가왔다.

그렇지만 소설의 상황속에 빠져들어가게 되었을 때

당시 레닌그라드의 처절함은 현실로 다가왔고, 사람들의 광기에는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그러면서 등장한 그.

나는 그가 어렴풋이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소년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사건의 개요를 짐작할 수 있었고 나는 불사(不死)라는 인류가 가장 큰 욕망을 이룬 그가 등장하면서 소설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뭐랄까.....

책을 읽고 난 뒤의 지금 느낌은, 안개 속에서 헤메다 5000원 짜리 지폐를 한장 주은 느낌이다.

뭔가 애매하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스토리는 그 애매함 때문에 가려진 재미가 더 남아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몇번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소설이랄까.

다시 정독을 해본다면 처음 읽으며 주은 5000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재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Comment ' 1

  • 작성자
    Lv.67 서래귀검
    작성일
    09.06.28 23:43
    No. 1

    엄청 재밌게 보이네요.......................아 읽고 싶지만 책을 읽지 못하는 이 우울한 마음이여 ㅜ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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