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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9.06.05 23:46
조회
967

제목 : 불행한 사내에게 찾아온 행운 Pechleins Gluck, 1999

저자 : 슈테판 슬루페츠키

역자 : 조원규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9.06.05.

“미쳐버림. 그것은 혹시 정상의 상위개념은 아닐까?”

-즉흥 감상-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퇴근 후는 물론이고 내일 아침부터 서울로 가야할 일이 생겼기에 감기록 작성에 시간이 없다는 판단이 섰고, 그 대안으로 얇디얇은 슈테판 슬루페츠키 님의 책을 집어 들게 되었음에 이어 달려본다는 기분이 들어버렸는데요. 비록 소장중인 책이 아닌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이라지만, 앞서 만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Schachen zalen: Liebesgeschichten, 2000’와는 또 다른 맛의 작품이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살 집이 없어 아쉬운 것 말고는 부족한 게 없다는 한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넘쳐나기에 베풀어주던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떤 변화를 감지하게 되자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게 되는군요 [빈(Wien)식 로맨스].

  그렇게 심리적으로 불안해질 때면 신체 기관들의 위치가 변해버리는 남자 [뒤죽박죽 사나이] 가 있었다는 것으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을 열게 되는 작품은 가족의 몰락으로 자신까지 죽음으로 달려가던 중 지극히 우연으로 악명 높은 범죄자를 잡게 되자 그만 유명해지게 된 남자가 있었고 [불행한 사내에게 찾아온 행운], 인생에 있어 도전할만한 것이 사라져버렸기에 모든 의욕을 잃어가고 있던 백작은 그 모든 것을 뒤엎어 버릴만한 것을 신문에서 발견하게 되자 문제의 원시림으로 떠나게 되지만 [야성의 부름], 장의사를 직업으로 하고 있던 한 남자의 일상을 통해 결국 그 주위에 있던 어떤 자들이건 자신과 마지막을 함께하고 만다는 것을 보여주게 되고 [라츨로의 시체들], 매일 그리고 같은 시간마다 같은 슈퍼마켓에 들려 필요도 없는 커피 크림을 사는 한 남자가 있었고 [커피 크림을 사는 남자], 어느 날 문득 종말론에 심취된 남자가 자신의 전 제산을 사용하여 섬에서의 삶을 준비하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함께 할 것을 요구하게 되는 [푸카푸카 섬에서] 과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는 그저 달착지근 쌉쌀했던 앞선 감기록의 책과 달리 어딘가 모르게 어둡고 무거운 기분이 들어버렸던지라 읽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손수그린 귀여운 삽화들과 함께 다시 한 번 곱씹으면서는 ‘소망과 그것의 엇갈림은 상식을 뛰어넘는 비극을 낳고 마는 것일까?’를 즉흥 감상으로 준비하게 되었었는데요. 그런 동시에 작품 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나름대로의 인생에 절정점을 만나본 듯 해 위의 즉흥 감상을 완성해볼 수 있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미친 듯이 살아가고 계십니까? 네? 미쳐있다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다구요? 그럼 정정하여,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계십니까? 해도 뜨지 않는 이른 시간에 눈을 떠 아침거르기는 기본이고, 스스로를 인식하기도 힘든 몽롱한 기분으로 소속되어있는 사회 체계의 일부분이 되어서는 어둠에 잠식된 시간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와 쓰러지기 바쁘니 이만하면 치열하지 않냐구요? 네. 아주 치열하여 당장 운명하셔도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 삶을 살고계시는 듯 합니다. 저 또한 수면부족과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월 100만원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하루라도 무엇인가를 남기기 위해 미친 듯이 하루하루를 달리고 있는 중인데요. 결론을 적어보자면, 그러한 지금의 이 순간을 만족하고 계신다면 좀 더 타올라보시는 건 어떨까 해봅니다.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치열함이 아닌, 그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삶을 빛나게 할 수 있는 그 광기를 말이지요!!

  크헛! 적다보니 그만 흥분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이번 책을 통해서는 스스로가 누구인지 증명해낼 수 없는 그 순간! 결국 남는 것은 죽음밖에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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