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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숭인문

작성자
Lv.15 한뉘
작성
08.07.26 17:44
조회
2,746

작가명 : 이길조

작품명 : 숭인문

출판사 : 발해

4권이 나왔다는 소식에 후다닥 구해서 읽었다. 신인작가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정도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충격이다.  

양산형이나 망작이니 말이 많아도 좋은 작품을 쓰는 신인작가분들은 꾸준히 나타나는 모양이다. 숭인문의 이길조님, 풍사전기의 태규님, 악공전기의 문우영님, 완결작인 카디스의 이내님 등 언급하려면 많은 분들이 있다. 첫 작품을 이정도의 퀄리티로 꾸준히 쓸 수 있다니 90년 후반 뫼출판사에서 툭하면 거물급 신인들이 나오던 때가 문득 생각이 났다. 그 시절은 진짜 작품 고르는데 고민이 없었다.-0-

아무튼 거기다 더해 기존의 유명작가님들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으니 장르소설의 매니아라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 보면 읽을 거리가 넘칠 지경이다못해 행복해진다.

4권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인공인 양진위와 종염방의 활약보다는 숭인문도 전체의 이런저런 삶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개 주인공이 나오는 분량이 적으면 내용이 지루해지고 별로 재미가 없어진다. 하지만 숭인문은 주인공이 안 나와도 재밌다.

개개의 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전부 매력이 있다.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매력적인 인물을 많이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망나니가 아닐까 생각한 임억까지도 요즘 말로 '간지'나는 사나이다. 거기다 더해 탁진형, 도무백, 구대헌, 고채란... 등등 우와 심할 정도다. 어떻게 한명한명이 전부 개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매력적인지 심지어 악역인 은서문도 묘한 매력이 있고 제 잘난 맛에 사는 당극서라는 인물까지도 소위 말하는 '막장'캐릭터가 아니라 그나마 약간의 절제를 아는 있을 법한 인물이라는 설득력이 있다. 요즘 나온 작품에서 대개 당극서같은 인물은 숭인문도들에 악한 감정을 품고 독이나 암기 등으로 뒤에서 해꼬지 하려다가 당문이 망하게 되는 그런 식으로 가더라. 거대문파의 사람들은 어떠한가. 시쳇말로 '듣보잡' 주인공이 거대세력이나 기존 구대문파, 마교 등을 깨부수는 내용이 요즘 나온 책들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대리만족적인 측면에서 통쾌하긴 하다. 하지만 작품 속의 인물들이 너무 설득력이 없고 경우가 없다. 천편일률적이다. 하지만 숭인문의 인물들은 그렇지 않다. 대문파는 대문파다운 오만(?)이 있지만 그에 맞는 아량도 갖추고 있다. 공동파가 그러했고, 청성파가 그러했으며, 아미파도 그러하다. 이들은 오만한 가운데서도 대문파가 왜 대문파인지 보여준다.

아.. 간만에 시간을 잊고 책을 읽었더니 감상을 쓰는데도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대충 줄여야겠다.

숭인문을 읽지 않은 분들, 또는 읽다가 포기한 분들을 위해 몇 마디 한다면 두 가지만 참고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나는 '지생고'이다. 예전에 지생고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설득력이 있네없네하는 내용이었는데 결론은 역시 개인취향에 따라 다르다였다. 확실히 너무 파고 들면 조금은 파탄이 들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독자가 관대하게 보아주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의도한 설정이 도저히 나랑 안 맞아서 못 읽겠다 싶은 정도가 아니라면 최대한 작가의 의도에 맞춰서 읽는 것이 오히려 글을 읽는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정도 설정이면 상당히 설득력 있고 신선한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주인공의 분량부분인데 사실 이 부분은 작가님의 필력과 인물들의 절묘한 개성을 살려 주인공이 안 오는 부분도 재미있게 글을 썼고 또한 주인공이 안 나오는 듯 싶지만 양진위와 종염방의 그림자가 글 전체를 아우르고 있음을 볼 때 큰 문제는 안되지 싶다. 다만 3권 초반부분에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세세하게 다른 내용을 삽입했겠지만 꼭 필요한 부분일까하는 생각이 들긴했다.

숭인문의 작가는 여백의 미덕을 알고 있다. 대화와 대화속에, 사건들 속에 불필요한 묘사와 설명이 없다. 그러므로 인해 독자가 상상하게 되고 인물들의 성격이나 특징들에 대해 저마다 다양한 견해를 가지게 된다. 쓸데없이 자세한 묘사와 설명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을 알고 있다.

독자입장에서 제일 행복한 글은 1권보다 2권이 재밌고 2권보다 3권이 재밌는 권수가 더해질수록 더욱 재밌어지는 작품일 것이다. 아직 완결이 안 된 글을 보고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위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숭인문은 될성싶은 작품이라고 나름 짐작해 본다.


Comment ' 11

  • 작성자
    Misty-THOM
    작성일
    08.07.26 17:48
    No. 1

    정말 신인으로서는 손가락안에 드는 데뷔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표풍대제
    작성일
    08.07.26 18:00
    No. 2

    석공님의 청룡장처럼, '숭인문'이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6 몰과내
    작성일
    08.07.26 22:25
    No. 3

    이대로만 계속 유지된다면 굉장히 좋은 작품인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08.07.26 22:34
    No. 4

    이거 비평란 가는 게 낫지 않나여 ㅋ?
    어쨋든 숭인문 재밌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08.07.26 23:14
    No. 5

    내가 왜 무협을 좋아했었나를 다시 깨우치게 해준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솔개그늘
    작성일
    08.07.27 00:21
    No. 6

    표풍대제님 의견에 저두 동감합니다. 딱 특정인을 주인공이다 하기 보단 "숭인문"이 자체가 ㅎㅎ.
    양진위는 아마도 숭인문 최고의 고수로서 비중이 다른 문도보다 높아 보일뿐. 모든 문도가 개성이 있어서 딱히 한명을 주인공이라 하기가 힘드네요. 저는 왠지 장초인이 끌리네요. 3권에선 요양중이라 비중이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론도
    작성일
    08.07.27 01:32
    No. 7

    츤데레 장초인 콜!!!
    도무백 군란 커플 킹왕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큰바다
    작성일
    08.07.27 05:24
    No. 8

    오랫동안 기다렸지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파왕치우
    작성일
    08.07.27 09:39
    No. 9

    숭인문 이분 글을 읽으면 눈이 책에서 떨어지지 않는 그런 소설인듯
    글 하나하나에서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라고 해야하나 아 이렇구나 라는 것이 느껴지는

    평작은 그냥 글 문장문장마다 전부 내용이 없는데 읽어도 그만 안읽어도 그만 내용 이해하는데 읽을 필요가 설명같은 것임. 재미라도 추구하면 평작인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귀영자
    작성일
    08.07.28 12:56
    No. 10

    양진위, 장초인. 종염방, 도무백...등등
    숭인문의 문도들은 한 명 한 명이 다 살아있습니다.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없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탈퇴계정]
    작성일
    08.07.29 04:13
    No. 11

    멋진글입니다. 감상문또한 그에못지않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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